스퀘어의 2022년 3가지 주요 핵심

오힘찬(Himchan)
맥갤러리
Published in
7 min readOct 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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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스퀘어에 굉장한 의미가 있었지만, 큰 영향으로 나타난 건 아니었다. 지난 3월, 스퀘어 파이낸셜 서비스(Square Financial Services)를 출범하여 산업 은행 영업을 시작했다. 앞서 스퀘어 캐피털(Square Capital)로 제공한 소규모 사업자 대출과 금융 사업을 독립 회사로 분리한 것이다. 7월에는 스퀘어 뱅킹(Square Banking)을 출시했다. 스퀘어 파이낸셜 서비스와 연관하여 은행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는 계층에게 스퀘어 저축, 스퀘어 예금, 스퀘어 대출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오뱅크다. 결제 플랫폼에 연동한 금융 지원 서비스가 아니라 금융 서비스를 지원하는 은행을 두고, 주요 고객인 소규모 사업자의 금융 접근을 전반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거다.

스퀘어의 시선에서 보면 괄목할 확장이다. 하지만 전체 금융 시장에서 보면 스퀘어의 모델이 새롭지만 않다.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는 상업은행, 투자은행, 소비자 금융, 자산 운용까지 아우르는 거대 은행이고, 작년에 소규모 사업자가 자사 앱으로 결제할 수 있는 퀵어셉트(QuickAccept)를 출시했다. 결제에서 JP모건 체이스보다 스퀘어가 더 나을 수 있지만, 많은 소규모 사업자는 이미 JP모건 체이스와 거래하고 있으며, 퀵어셉트는 스퀘어보다 낮은 수수료를 제공한다. 금융 서비스와 결제를 하나로 묶는 관점에서 은행에 대한 스퀘어의 역량을 낮게 평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결제라는 분야를 떼어놓으면 스퀘어의 강점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 더군다나 스퀘어는 금융 서비스만 아니라 사업의 현금흐름을 파악하고, 운영에 활용할 수 있도록 경영을 지원하는 도구들을 함께 지원한다. 수수료를 사업에 대한 올인원 솔루션 비용으로 고려하면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중요한 건 현재 스퀘어의 경쟁력이 향후 확장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요소가 될 수 있느냐는 거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내년을 기대할 3가지 핵심을 주목해야 한다.

스퀘어

첫 번째는 ‘캐시앱(Cash App)’이다. 캐시앱은 간편 송금 서비스로 시작하여 현재는 결제, 주식 및 암호화폐 거래, 직접 예금, 세금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걸림돌은 비교 대상인 페이팔의 벤모(Venmo)인데, 편의성과 소셜 기능을 내세운 벤모는 캐시앱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그래서 스퀘어가 차별을 둔 부분은 급여와 암호화폐였다. 스퀘어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규모 사업자는 급여 관리 도구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급여는 직원의 캐시앱 계좌로 지급된다. 급여를 받으려면 직원은 무조건 캐시앱을 설치해야 하고, 예금한 상태로 두거나 다른 계좌로 송금해야한다. 또한, 캐시앱에서 직접 비트코인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는 벤모가 제공하지 않은 기능이었다. 캐시앱으로 급여를 받고, 암호화폐에도 관심 있는 사용자라면 비트코인 거래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니 캐시앱 이용에 대한 지속성이 유지되는 것이다. 그렇게 유지된 사용자 기반으로 올해부터는 간편 결제 기능이 추가되었다. 캐시앱에 예금된 돈으로 식당, 소매점 등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스퀘어는 캐시앱의 월간활성사용자(MAU)가 7,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벤모의 경우 1년마다 사용자 수를 발표하기 때문에 작년 기준으로 7,500만 명이었다. 올해 사용자 수는 차이가 있겠지만, 명확한 건 캐시앱이 벤모를 거의 쫓아왔다는 점이다. 파이퍼 재프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의 결제 서비스로 캐시앱 이용이 28%에서 34%로 증가했다. 젊은 세대의 이용에서 강점을 보이면서 이용자가 늘고 있기에 장기적인 면에서 캐시앱이 만년 2위일 거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캐시앱 이용이 결제 쪽으로 옮겨가면 송금과 직접 예금도 증가할 테고, 이는 자연스럽게 복합적인 은행 서비스의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걸 위해서 스퀘어 뱅킹이 준비되어 있다.

캐시앱

두 번째는 ‘애프터페이(Afterpay)’다. 애프터페이는 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 BNPL) 서비스 업체로 지난 8월 스퀘어가 290억 달러에 인수했다. 아직 인수 승인이 이뤄지지 않아서 스퀘어 플랫폼에 애프터페이가 포함되어있지 않지만, 인수가 마무리되는 내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BNPL은 기존 신용 거래와 차이가 있다. 신용 점수가 필요 없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은행 계좌가 없어도 BNPL로 구매 후 나눠갚으면 된다. 스퀘어가 스퀘어 뱅킹을 시작한 이유는 금용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애프터페이가 통합되면 스퀘어는 자체적인 신용 기준을 마련할 수 있고, 대출이 필요하면 해당 기준을 활용하여 스퀘어 캐피털로 제공할 수 있다. 만약 사업을 시작한다면 스퀘어 파이낸셜 서비스로 이어질 테니 전통적인 신용 거래와 다른 노선을 선택할 수 있다. 이미 자체 신용 점수로 대출하는 네오뱅크는 많다. 대신 스퀘어는 애프터페이의 간접적인 신용 거래 경험과 기존 캐시앱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도화할 수 있다는 경쟁력이 있다.

애프터페이

세 번째는 ‘서비스 지역 확대’다. 여태 스퀘어가 주력한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 외 몇개 지역에서도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긴 했으나 미국처럼 확장된 기능들은 없었다. 그만큼 미국 외 지역에서 소규모 사업자가 스퀘어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거다. 그러나 올해 봄 아일랜드가 캐시앱을 지원하는 6번째 지역이 되었다. 아일랜드는 캐시앱 지원 지역 중 유로화를 사용하는 첫 번째 지역이며, 이는 캐시앱 결제에 유로화가 추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스퀘어는 스페인의 핀테크 업체인 버스(Verse)를 인수했다. 그리고 버스 팀원들은 캐시앱 부문에 합류했는데, 수개월만에 아일랜드 진출로 이어지면서 유럽으로 시장을 넓힌 것이다.

결제 서비스로는 미국처럼 빠르게 고객을 확보할 수 없었다. 그러니 전략을 바꾸어서 캐시앱을 현지화하는 데에 집중했다. 꼭 성공적일 거라는 얘기는 아니다. 단지 지지부진했던 기존 글로벌 전략을 수정하여 캐시앱을 내세우기 시작했다는 거고, 아일랜드를 시작으로 유로를 사용하는 나머지 18개국도 캐시앱을 출시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캐나다의 경우 2017년 출시한 POS 하드웨어 스퀘어 레지스터(Square Register)를 마침내 출시했다. 유럽보다 앞서 캐나다가 캐시앱을 토대로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는 순서를 밟았는데, 스퀘어 레지스터를 출시했다는 건 해당 전략이 시장에서 유효했다는 방증이다. 똑같은 결과를 유럽에서도 만들어낸다면 스퀘어의 글로벌 시장 속도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기민함을 보여줄 거로 예상한다.

스퀘어 레지스터

지난 7월, 미즈호증권의 분석가 댄 돌레브(Dan Dolev)는 ‘지금 스퀘어 주식을 매수하는 건 1871년 설립될 당시의 JP모건 주식을 사는 것과 같다.’라면서 스퀘어의 목표 주가를 380달러로 제시했다. 현재 스퀘어 주가는 245달러다. 돌레브의 말처럼 주가가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그저 스퀘어가 올해를 기점으로 전통적인 금융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파고든다는 점이고, 전통적인 은행의 위치에서 스퀘어의 침범을 방어 중인 위치에 JP모건 체이스가 있다는 점이 흥미로울 뿐이다. 속도를 내기 시작한 스퀘어가 위 3가지 핵심을 토대로 내년에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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