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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와 리프트는 왜 전염병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가

오힘찬(Himchan)
맥갤러리
Published in
5 min readJul 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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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의 보도에 따르면, 우버와 리프트 등 주요 승차공유 기업은 운전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센티브를 추가해도 코로나 19 이후 떠난 운전자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아서 승차공유 비용만 계속 상승하고 있다.

CNBC는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텍사스 주민이자 과거 승차공유 운전자였던 루이스 우(Louis Wu)는 인터뷰에서 ‘전염병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사람들은 병에 걸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인구의 약 50%가 백신을 접종했지만, 아직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서 승객을 상대하는 일을 멀리하는 것이다.

우버는 운전자들의 예방 접종이 80% 정도 이뤄지면 다시 돌아올 거라고 했으나 기대할 예상은 아니다. 많은 운전자가 승차공유 대신 음식 배달로 일을 전환했다. 음식 배달은 승차공유보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를 운행하며, 사람과 접촉하는 시간도 짧아서 피로도가 낮다. 상승하는 기름값과 자동차 부품 가격을 고려해도 승차공유보다는 음식 배달이 나은 선택으로 보인다.

우버

니콜 무어(Nicole Moore)는 ‘운전을 시작했을 때 나는 요금의 80%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20~40%밖에 받지 못한다.’라면서 운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었음을 지적했다. 물론 음식 배달도 배달원이 증가하는 만큼 혜택이 줄고 있지만, 시장은 계속 커지는 추세다. 줄어든 일로 생계를 위협받지 않아도 된다.

우버이츠로 음식 배달을 함께하는 우버의 사정은 나을까? 리프트보다는 웃을 수 있다. 지난 4월에는 승차공유와 음식 배달을 통합한 서비스도 출시했는데,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은 운전자라면 전염병 위협을 뚫고서 우버이츠와 병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전염병 우려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한 건 아니어서 밑 빠진 독에 물 부을 생각이 아니라면 운전자 확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비슷한 일은 있었다. 이번은 전염병 탓이지만, 2년 전에는 저임금을 이유로 미국 주요 8개 대도시에서 운전자들의 파업이 있었다. 지역마다 파업 시간은 달랐으나 리프트는 3월에 뉴욕증시에 입성했고, 우버는 IPO를 준비 중인 터라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실제로 운전자들의 파업은 두 회사 주가에 영향을 끼쳐서 30~40%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파업으로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비용이 상승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워싱턴에서는 당국이 주요 공항에 택시를 파견하거나 지하철과 버스를 추가 배차하기도 하는 등 대응했다.

우버

미국 연방대중교통청(FTA)에 따르면, 2017년 미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한 횟수는 2억 5,500만 번 줄었으나 승차공유 이용은 7억 1,000만 번가량 늘어났다. 이는 승차공유가 대중교통을 잠식하고 있다는 건데, 운전자들의 집단행동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는 게 주가 하락의 원인 중 하나였다. 교통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승차공유 업체들은 최저 임금을 보장하겠다고 나섰으나 아직도 완벽히 해결된 건 없다.

현재 벌어진 상황은 2019년보다 더 골치 아프다. 운전자들을 승차공유로 돌려놓으려면 임금 조정이 불가피하다. 음식 배달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우버 CEO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는 직접 우버이츠 배달에 참여한 모습을 트위터에 남겼는데, 5시간 30분 동안 배달하면서 106.71달러를 벌어들인 거로 나타났다. 시간당 19달러이며, 샌프란시스코의 최저 임금인 16.07달러보다 약간 높지만, 연료비를 포함하면 거의 최저 임금 수준이다. 저임금 노동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도 음식 배달은 고객을 오랫동안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연료비가 승차공유보다 낮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인식을 바꿔놓을 수 있는 건 임금 조정뿐이다. 그러나 우버는 작년에 60억 달러 손실을 기록했고, 리프트는 18억 달러 손실이었다. 승차공유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지 못하다. 임금을 조정하는 건 자폭과 같다.

리프트

승차공유 기업이 증명해야 한다는 건 크게 세 가지다. 운전자들이 만족할 임금을 지급하면서 전통적인 대중교통 시스템을 해치지 않을 수 있는가, 지금보다 높은 임금을 지급하고도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가, 대중교통 시스템을 완전히 잠식하는 때가 온다면 마땅한 이익을 낼 수 있는가. 현재 우버와 리프트의 상황으로는 불가능하다.

에이퀀트(Aquent) CEO 존 촹(John Chuang)은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저비용 사업 모델은 지속 가능하지 않고, 대중교통 시스템과 기존 교통 인프라에 큰 피해만 입힌다.’라면서 ‘그들이 방식을 바꿀까? 난 그걸 기다리지 않을 거다. 오히려 긱 이코노미의 경제성이 두 배로 낮아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염병 대유행은 우버나 리프트가 내세운 긱 이코노미에 대한 사업성을 초기화에 가까운 상태로 만들었다. 초기에는 괜찮은 혜택으로 운전자들을 끌어모았지만, 혜택이 바닥을 보인 상태에서는 누구도 긱 이코노미에 참여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고도화할수록 플랫폼이 얼마나 무력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우버나 리프트가 무너진 건 아니다. 우버는 지난 1분기 우수한 실적 개선을 보여줬다. 우버이츠의 영향도 있었지만, 어쨌든 좌초할 단계 따위는 아니라는 거다. 대신 음식 배달도 고도화가 진행되면서 승차공유와 비슷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속도는 훨씬 빠르다. 종목만 바뀌었을 뿐 플랫폼에 참여하는 사람이 있어야만 작동한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지경이 오면 똑같은 리스크를 드러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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