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전기 스쿠터 공유 업체를 인수하다


전기 스쿠터 공유는 미국과 유럽의 대도시에서 큰 인기이다. 전기 스쿠터의 장점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교통량을 줄일 수 있다. 자동차는 거의 모든 도시 문제에 관여한다. 전기 스쿠터는 보관이 쉽고, 도로를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필요할 때 빌리면 되기 때문에 전기 스쿠터 사용이 늘면 도로를 비울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에너지와 환경이다. 전기 스쿠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줄어든 교통량으로 도로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대중교통으로 이행할 수 있다면 에너지 사용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장점은 도시 계획에서의 장점이다. 소비자에게는 부가적인 것으로 전기 스쿠터가 실질적으로 유용할 수 있어야 이용할 것이다. 그래서 전기 스쿠터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따로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자동차 수요 감소’이다. 특히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부터는 자동차 구매를 점점 줄이고 있다. 유지 비용 및 실용 면에서 교통과 서비스 인프라가 과거보다 발전했기 때문이다. 마트에 장을 보러 가는 대신 직접 배달해주고, 짐을 옮겨주는 스타트업은 대도시 위주로 성행하고 있으며, 자동차가 필요하다면 운전사까지 함께 보내준다. 굳이 직접 관리해야 할 자동차를 구매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직접 이동해야 할 때가 있고, 대중교통이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전기 스쿠터는 좋은 대안이다.

두 번째는 ‘비용과 시간’이다. 서비스마다 가격 차이는 있지만, 보통 3km를 이동하는 데에 약 10분의 시간과 3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 주차하거나 충전기를 꽂아두지 않아도 되고, 그냥 길을 막지 않는 장소에 놔두기만 하면 된다. 당연히 대중교통이 더 저렴하지만, 접근성과 비용, 기다리거나 특정 장소에서 하차해야 하는 등 불편함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다.

전기 스쿠터 공유

하지만 폭발적인 수요와 장점이 있음에도 지난 9월, LA 시의회는 전기 스쿠터 공유 업체당 운영할 수 있는 스쿠터를 3,000대 이하로 1년 동안 제한하기로 했다. 안전성이 이유이다. 전기 스쿠터 탑승자에 대한 안전을 포함하여, 반납할 때 인도나 도로 등 길을 막을 수 있는 곳에 내버려 두는 사례가 늘어난 탓이다. 대표적인 전기 스쿠터 공유 업체인 라임(Lime)과 버드(Bird)는 수천 대의 전기 스쿠터를 회수해야 했다.

다만, 이러한 규제가 전기 스쿠터를 도심에서 추방하려는 움직임은 아니다. 업체로서는 성장해야 하는 단계에서 발목이 잡힌 셈이지만, 전기 스쿠터를 제도 안에 포함하여 전기 스쿠터 운용을 지켜보고, 적절한 규제 방안을 의논하겠다는 거다. 분명 인기가 있고, 장점이 있으나 문제점도 있으니 말이다. 이런 와중에 전통적인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 포드가 전기 스쿠터 공유 업체를 인수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포드는 전기 스쿠터 공유 업체인 ‘스핀(Spin)’을 인수했다. 인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스핀은 미국의 9개 도시에 전기 스쿠터를 제공한다. 경쟁사인 라임, 버드와 마찬가지로 스핀도 규제 탓에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는 상태였고, 오히려 앞으로는 선두 업체, 뒤로는 규제를 받아도 큰 타격을 입지 않고 성장 중인 소규모 업체 사이에서 힘겨웠다. 스핀으로서는 포드의 제안이 아주 매력적이었을 거다.

스핀

그럼 포드는 왜 스핀을 인수했을까? 포드는 자동차 회사이고, 전기 스쿠터 공유의 성장은 자동차 수요 감소가 원인이다. 그렇다고 선두 업체가 대상인 게 아니므로 실제 전기 스쿠터 공유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기도 하다. 전기 스쿠터 사업이 성장할수록 포드의 자동차 판매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포드는 ‘지금이 스핀을 인수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포드는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 것을 가장 잘 대비하는 제조사 중 하나이다. 전기 스쿠터 이전에 자동차 공유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배달 업체인 포스트메이츠와 제휴하여 자율 주행 차량으로 음식을 배달할 계획이다. 일반 소비자 시장은 자동차 판매 대신에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중심의 사업, 기업 시장에서는 기술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플랫폼을 형성하는 데에 주력하는 것이다.

포드는 자동차 판매가 더는 성장하지 못할거 라는 이미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 자동차 공유가 활발해지더라도 서비스로의 가치를 지녀도 플랫폼 경쟁에서 어려우리라 생각했다. 만약 우버나 리프트 등 경쟁 서비스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린다면, 해당 업체에 자동차는 납품하는 거로만 이익을 내야 한다. 우버와 리프트로 이런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 플랫폼 주도권을 쥐고 있더라도 자동차 제조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자동차 제조 능력을 기반으로 경쟁하려 들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우버가 직접 자율 주행 차량을 개발하는 등 시도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버와 리프트는 올여름에 전기 스쿠터 공유에 투자했다. 전기 스쿠터뿐만 아니라 자전거 공유에도 관심을 보인다. 예컨대, 우버를 실행했을 때 목적지를 설정하면 수단으로 자동차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전기 스쿠터, 자전거, 선박, 항공기 등 각종 수단이 표시되고, 이동 시간부터 금액까지 나타난다고 해보자. 소비자는 어떤 수단을 이용하더라도 먼저 우버를 실행한 뒤에 생각할 것이다. 또한, 지난달 말에 우버는 LA에 월 24.99달러에 전기 스쿠터를 포함하여 이용할 때마다 요금을 할인하는 구독 모델을 출시했다. 우버 가입자는 상황에 따라서 자동차와 전기 스쿠터를 이용하되 하나의 구독 모델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그게 플랫폼 경쟁력이다.

포드 차량 공유

포드는 이 경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우버나 리프트처럼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할 최적의 방법이 필요했을 거다. 그리고 폭발적인 성장을 보인 전기 스쿠터 공유는 자사 자동차 공유 서비스와 연결하기에 적절해 보였을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상기한 것처럼 스핀은 선도적인 위치의 업체가 아니며, 포드도 자동차 공유 시장의 외곽에 있다. 그런 포드에게 체제 전환은 큰 도박이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가 성장하지 못하는 것에 대비하는 긍정적인 행보이기도 하다. 포드는 이 경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 몇 가지를 준비 중이다.

올해 초, 포드는 2021년까지 자체적인 자율 주행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네트워크가 될 것이며, 모든 운영을 포드가 맡는다. 자체 자율 주행 차량들이 투입될 것이며, 네트워크는 승객 운반 및 배달 등 전반적인 자동차 운행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포스트메이츠와 제휴할 때 ‘차량이 계속 이동하는 것이 이익에서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자동차가 멈춰있는 게 아니라 필요한 곳에 계속 움직이면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도로 위에서 포드 차량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려면 마땅한 솔루션이 필요하고, 네트워크 구축도 준비 중 하나이다.

소프트웨어적인 준비는 하고 있다. 그런데 자동차를 끊임없이 움직이려면 필요한 조건이 또 무엇일까? 바로 연료이다. 포드는 자율 주행 네트워크에 전기차를 포함하고자 한다. 그런 탓에 배터리 관련 업체에 공격적으로 투자 중이다. 포드는 자율 주행 기술 개발에서도 선구적인 위치에 있다. 포드가 자신 있는 건 아무리 거대한 플랫폼일지라도 실제 운용하는 자동차의 품질과 기술이 서비스 경험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지난 9월, J.D 파워는 보고서를 통해서 ‘포드, 기아, BMW가 고객들로부터 가장 낮은 기술 불만을 가졌다.’라고 발표했다. 새로운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포테인먼트 경험을 조사한 것인데, 포드의 머스탱과 토러스는 중형과 대형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머스탱은 기술 불만이 가장 낮은 차종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러한 포드의 준비는 전기 스쿠터에도 적용될 수 있다. 더 오래 달릴 수 있는 전기 스쿠터, 보조 센서를 통해 더 안전한 전기 스쿠터, 자율 주행 네트워크와 연결하여 전기 스쿠터가 달리기 편한 길이 어디인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등 말이다. 궁극적으로는 전기 스쿠터 이용자를 포드의 자율 주행 네트워크 이용자로 전환할 수 있고, 포드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다. 자동차의 품질과 기술이 서비스 경험에 큰 영향을 끼칠수록 포드는 자동차를 판매하지 않고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단초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포드의 스핀 인수는 이제 포드가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이동 서비스 회사가 되겠다는 확고한 표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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