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정신과 치료를 온라인으로 옮긴 세레브랄(Cerebral)

오힘찬(Himchan)
맥갤러리
Published in
5 min readOct 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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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CNN은 코로나 19 장기화가 정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6월 이후 5,4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1%가 전염병 대유행으로 정신 건강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 19로 증상이 심해졌고, 치료를 위해 약물을 복용하고 있으며, 이 중 11%는 극단적 선택에 대한 충동도 느꼈다고 했다.

미국 뉴욕대 그로스만 의과대학 연구팀은 우울증 확산의 주요 원인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망자 규모라고 분석했다. 미국 코로나 19 누적 사망자는 21만 명으로 베트남 전쟁 참전으로 사망한 미국인 수의 4배 수준이다. 주변 가족과 지인이 사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어서 대인 관계가 단절되자 정신 건강 악화가 부작용으로 따라온 것이다.

문제는 미국인이 정신 건강 의료 혜택을 받는 건 매우 어렵다는 거다. 2018년, 미국 정신 건강 연맹의 보고서를 보면, 미국 카운티의 60%는 정신과 의사가 단 한 명도 없다. 한 개 병원이 감당해야 하는 범위가 크다. 그리고 치료하고자 수개월을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고, 지역에 따라서는 정신 건강에 아예 관심을 두지 않기도 한다. 그런 탓에 정신 질환이 있는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이 치료를 받지 않는 거로 나타났다.

세레브랄

코로나 19 여파로 이어진 우울증 확산은 미국의 정신 건강 의료에 대한 큰 도전을 제시했다. 세레브랄(Cerebral)은 ‘누구나 쉽게 정신 건강 치료에 접근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7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레브랄은 월 99달러로 불안, 우울증, 불면증에 대한 의사와의 화상 서비스, 우편을 통한 약물 배송, 매월 진료 및 메시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체크인 기능은 의사와 진료 관리자가 환자의 치료 진행 상황을 추적하고, 필요할 때 약물 복용량을 조정하도록 돕는다. 세레브랄은 자사 모델이 일정을 맞추기 힘든 치료 방식을 개선하여 의사들과 관리자들의 시간을 5~9시간 절감할 수 있게 돕고, 정신 건강을 둘러싼 많은 오명들을 제거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 건강 치료의 부족한 접근성과 사회의 불편한 시선은 많은 사람이 제때 치료받을 수 없게 하는 방해였다. 전체 정신 질환자가 증가하더라도 비율에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울증이 심각하게 확산하는 지점을 대처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물론 전염병 유행에 있어서 우선해야 하는 건 전염병의 해결이다. 그러나 전염병으로 발생한 부작용이 또 다른 상황을 초래한다면, 전염병 종식 이후에도 대응할 방도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세레브랄

세레브랄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 카일 로버트슨(Kyle Robertson)은 ‘나는 수년에 걸친 불안 증상과 우울증으로 나만의 싸움을 해왔다. 치료를 받으러 갈 때마다 나를 망설이게 하는 것들은 달랐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매번 달라지는 망설임의 이유를 극복해야만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건 꽤 끔찍하다. 병원에 방문하지 못했을 때 환자는 다시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기다렸더라도 다른 이유로 병원 방문을 망설여서 치료에 접근하지 못할 수 있으니 말이다.

온라인으로 정신 건강 치료를 돕는 플랫폼은 세레브랄이 최초가 아니다. 다만, 경쟁 서비스들은 정신질환 외 다른 의료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거나 처방할 의사와 잠깐 마주하는 걸 끝으로 약물 제공만 한다. 세레브랄은 오직 정신 건강에 초점을 두고, 환자가 자신에게 걸맞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체크인 기능으로 월별 상태를 파악하고, 주기적인 화상 치료를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경쟁 서비스들은 모든 의료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옮기려는 야망을 보였다. 많은 환자와 의사를 생태계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규모 확장을 염두에 두어야 했고, 하나의 온라인 의료 솔루션을 여러 과목 진료에 도입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온라인 의료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는 과목을 외면하는 건 회사 가치에 누가 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접근성만 제공하는 건 과목에 대한 전문성을 악화시키고, 관리의 어려움을 낳았다. 어떤 과목에 관한 온라인 의료는 탁월하지만, 다른 과목은 그렇지 않은 등 말이다. 그리하여 로버슨은 전 정신과 의사인 호 안(Ho Anh)과 함께 세레브랄을 설립했다.

세레브랄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치료를 받지 않는 정신질환자가 전체의 절반 이상이기에 접근성 개선이 효과적이라면 가시적인 잠재수요를 의료 서비스로 끌어들일 수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기에 불편한 시선을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의료 서비스와의 차이로 잠재수요를 통한 인식 개선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세레브랄은 첫 달에 45달러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자신의 정신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싶거나 조금이라도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치료에 관한 지침을 얻는 것으로도 나쁘지 않은 비용이고, 향상한 디지털 접근성이 쉽게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아직 세레브랄은 초기 단계로 시리즈 A 투자 모금을 진행했으나 자금을 얼마나 조달했는지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조지아, 메릴랜드,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텍사스에서만 이용할 수 있고, 곧 다른 지역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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