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스타트업 오일나우는 문닫은 주유소를 인수했을까
안녕하세요,
오일나우 주유소혁신사업부 리더 조이입니다.
21년 8월, ‘내가 1도 모르던 시장을 빠르게 파악하는 방법’을 통해 주유소
사업에 대해 딥다이브하는 방법에 대한 글을 기고한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실제로 주유소를 운영하게 되었네요 : )
이번 글에서는 아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1) 오일나우가 사양산업, 주유소를 운영하는 이유
2) 왜 문 닫은 주유소를 인수했을까
1) 오일나우가 사양산업, 주유소를 운영하는 이유
2023년 3월 1일, 오일나우의 첫 주유소가 시범운영을 마치고 정식으로 오픈하였습니다~! 🥳🥳🥳
오일나우에서 주유소를 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실 것 같습니다.
그간 저희는 주유소 플랫폼을 운영하며, 운전자분들의 불편한 부분들을 해결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전국의 주유소들을 직접 찾아가보니 생각보다 주유소에서 겪는 고충들이 많았습니다.
일반적인 시각에서 보는 주유소에 대한 환상과 현실은 많이 달랐습니다.
언뜻 보기에 주유소의 매출이 높아보이지만,
①유류세금과 ②유류매입만 이 2가지만 해도 매출의 90%를 상회합니다.
거기에 매출에 따라 고정되는 ③카드수수료 1.5%,
넓고 목 좋은 부지에 대한 ④임대료,
거진 연중 무휴에 최소 18시간 길면 24시간 인력이 상주해야 하는 ⑤인건비,
특성상 큰 설비들이 많아 높은 ⑥관리비용,
⑦필수보험, ⑧필수 점검사항, ⑨유지보수비용, ⑩초기투자비용, ⑪유류매입자금 그리고 ⑫기타 부대비용 등…
을 따지면 적자를 안 보면 다행입니다.
아래는 저희가 수집한 주유소들의 비용구조입니다.
리터 당 1600원 중, 자영주유소 사장님이 가져가는 돈은 12원 남짓입니다.
5만원 주유하면 대략 400원, 이는 조금 덜 가져가는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직결됩니다. 빚만 잔뜩 지고 문을 닫을 수도 있게 되죠.
주유소를 하면 3대가 먹고 산다고 하는데 무슨 걱정이냐?
생각보다 땅 주인들이 주유소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일반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처럼 주유소도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주유소가 80% 나 되었고, 그들은 임대인에게 부지를 임차하여 운영하는 영세한 세입자였습니다. 임대료를 수천만원씩 내고 장사를 하는 구조에요.
이제 명백한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는 주유소는 실제로 2017년 이후
매년 200여개가 폐업하고 있으며, 그 속도는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폐업비용도 만만치 않아 문을 못 닫는 주유소도 많다는 걸 감안하면 현실은 더 만만치 않다고 하죠.
더 드릴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고 앞으로도 계속 말씀드리겠지만, 이외에도 너무나도 많은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존재합니다.
저희는 사장님들의 고충들을 알면서도 이를 해소해주지 못 한다는 안타까움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현실적인 운영리소스가 드는 것도 사실이고 아직 적당한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늘 움직이지 못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023년, 이제는 직접 부딪혀보자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가진 기술과 패기를 통해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주유소를 오픈하였습니다.
2) 왜 문 닫은 주유소를 인수했을까
오일나우에서 인수한 주유소는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오일나우 플랫폼시티 주유소’ 인데요. 이 주유소는 임차인을 못 구해 영업이 중단된 주유소였기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가뜩이나 문을 연 곳에서 운영을 해도 힘든 판국에, 문 닫은 주유소를 한다니 의아하긴 했을 것 같습니다.
왜 문을 닫았냐구요? 적자운영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안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하죠.
저희 주유소혁신사업부에서 추정한 1년 수익은 -96,000,000원이었습니다.
숫자 앞에 -이 마이너스를 의미하는 것이 맞습니다.
통행량은 괜찮았지만 나머지는 다 악조건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주유소를 선택한 이유는, 시장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려면 먼저 최악을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개발자의 난제 중 하나인 ‘최적화’라고 함은, 절대 좋은 환경만을 고려하면 안 된다고 하죠.
해당 주유소보다 수익적으로 더 기대되는 후보 주유소들은 제법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별 의미없이 돈만 조금 벌 수 있는 주유소는 저희가 굳이 운영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저희가 아주 여유있는 회사는 아니지만, 무의미한 목적으로 접근하는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주유소가 열악하고 제한적인 옵션들이 많았지만, 테스트해보고 싶은 것들도 많이 있었고 문제를 찾고 해결하기에 적합해보였습니다.
그렇게 심사숙고 끝에 배수의 진을 치고 도전을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해당 주유소를 살려낼 수 있다면, 다른 주유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에게 더 큰 도움도 드릴 수 있을 것이고 더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렇게 1)오일나우에서 사양산업인 주유소를 하는 이유와, 2)왜 문 닫은 주유소를 인수했는지에 대해 설명드려보았습니다.
아직 빙산의 일각도 보여드리지 않았기에 ‘별 것 없는데?’ 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업계의 이야기와 저희의 긍정적인 진행상황을 공유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꼭 성공하여 건강한 주유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를 하겠습니다.
이는 주유소는 물론, 운전자분들에게도 분명 큰 혜택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럼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
감사합니다
오일나우 주유소혁신사업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