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도 모르던 시장을 빠르게 파악하는 방법(feat. 주유소)

Joey Hundred
오일나우 팀 블로그
10 min readAug 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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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주유소의 수익자료가 필요합니다. 이번주까지 구해주실 수 있나요?”
- 대표님 -

“네? 00주유소의 수익자료요??!”

안녕하세요,
오일나우 사업팀 멤버 조이입니다.

오일나우는 전국의 11,400개 남짓 되는 주유소 운영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앱서비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유소에 대한 이해도가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데, 생소한 산업이다 보니 어려운 점들이 많았습니다.

평소에 기름을 충전하기 위해 주유소들을 다녀보기는 했지만 주유소 운영과 산업에 대해서는 누가 이야기하는걸 들어본 적도 없고, 너무 생소한 영역이었습니다.

출처 :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 mbc

이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수많은 노력들을 해보았고,지금도 여전히 배워가는 과정 중에 있지만 이 과정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5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현장감 가득한 용어와 사고방법 체득하기
2. 역지사지로 생각하기
3. 판매자 입장이 되어보기
4. 전문가들에게 족집게 과외받기
5. 기본 자료들 최대한 활용하기

1. 현장감 가득한 용어와 사고방법 체득하기

먼저 현장에서 쓰이는 말들에 대한 이해를 대강하고 갔을 때와 최대한 완벽하게 이해하고 갔을 때, 너무 당연하게도 이해도의 차이가 커집니다.

현장에서 미숙한 티를 내면 좋아서 더 이야기해주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지만,보통 대화를 포기하시거나 전문적인 이야기를 더 안 꺼내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계에서 사용하는 말들을 파악하고 제가 먼저 이 말을 꺼내서 티를 내야 비로소 진심과 일상이 담긴 대화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출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사고방법을 나의 사고방법과 일치시켜야 더 깊은 이야기를 하기 수월합니다.

출처 : 미생의 ‘한석율’ 신입의 현장 사랑

그럼 당연히 기본적인 선에서 제가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은 다 찾아보고 공부해가는게 예의입니다. 물론 초반에는 미숙할 수 있겠지만 첫 만남 이후, 두번째 만남 이후라도 얼른 이해 못 했던 부분들을 보완해야 합니다.

“오늘은 50개 팔았고 상차 1400원이라 리터 당 30원 떼긴데
카수 빼면 17원씩 친다. 어떻게 현물을 안 쓰냐”

“오더가 나왔네요. 도착도 기준인가요?
고민되는 단가지만 저라면 월말가로 받을 것 같습니다. 미출 기대하거나요”

지금의 저한테는 자세히 안 읽어도 이해가 될 정도로 쉽고 친절한 설명이지만, 처음에는 전혀 이해할 수가 없어서 ‘축하드립니다’ 의 타이밍인지, ‘아.. 힘드시겠어요’ 의 타이밍인지를 표정으로밖에 분간할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2. 역지사지로 생각하기

누군가의 심정을 가장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입장에서 경험을 해보는게 아주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하죠.

시간이 날 때, 주유소에 일손이 되어드리며 주유원 및 사장님들의 업무를 파악해보려 했습니다.

주유소에서 일을 하고 있는 조이. 독자를 고려한 자체 블러 처리

그리고 오일나우는 주유소를 창업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거쳤습니다.이 과정은 주유소 사장님들의 심정을 파악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였습니다.

제가 오일나우에 합류한 둘째 날, 주유소 전문 부동산 실무자분을 저희 회사에 모셔 주유소 매물들에 대한 브리핑과 접근법 등을 파악할 수가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초반부터 많은 도움을 주신 덕분에, 현재에도 좋은 관계로 도움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이후 주유소와 주유소 용지에 대한 공부를 하며 주유소 별 투자자료를 만들고
주변 전문가들의 자문과 분석자료와 대조해보며 주유소 사정에 대해 더 현실감 있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사장님의 심정을 파악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는,주유소를 운영하는 데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국가공인 자격증들을 취득해 보았습니다.

주유소 관련 국가공인 자격증을 취득한 조이

사장님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서 그들이 거쳤던 과정들을 함께해보니 사장님들의 실정을 더 잘 알 수 있었고,주유소에 대한 이해도를 보다 더 높일 수 있었습니다.

가끔 상대방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때,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이제는 어떤 주유소가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떤 위협요소들이 있고 기회들이 있는지 잘 보이는 것 같아요.

출처 : 시크릿가든, SBS 드라마. 역지사지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강력한 컨텐츠

3. 판매자 입장이 되어보기

잘 사기 위해서는 잘 팔아보면 더 수월해집니다.

저는 예전에 F&B 사업을 하다가 랍스터 재고가 너무 많이 남아서 이를 처리해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전에 랍스터를 구매해야 할 때는 판매자들만을 만나다보니, 그들이 불러주는게 값이었고 협상의 폭이 매우 낮았습니다. 당시 13만원에서 10만원, 10만원에서 8만원, 8만원에서 7만원으로 가격을 낮추었습니다. 나름 구매자 입장에서 해볼 수 있는 시도를 다 해보았기에 ‘더 이상 저렴하게 구하기는 힘들꺼야’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제품을 팔아보기 시작하니, 일반 구매자부터 중간 유통상인까지 폭넓게 연락이 오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카드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를 말씀드리자면 저희가 판매자 입장이 되어본 이후, 랍스터를 5만 5천원에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판매하는 사람들한테는 리밋에 대해 물어보니까 한계가 명확합니다.
하지만 만약 제가 이 제품을 팔기 시작하면 구매자 측 정보를 많이 알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의 원리를 파악할 수가 있습니다.

저는 이 방법을 주유소에도 그대로 적용하여, 저희에게 주유소를 중개해주시는 분들이 보내주시는 주유소 정보를 제가 관계를 맺은 주유소 사장님들에게 보내드렸습니다.당연히 사장님들이 마음에 드시면 중개업자 분한테 소개를 시켜드리는 구조였구요.

그러면 그 주유소가 어떤 포인트에서 먹히는지, 안 먹히는지에 대해 더 엄격하고 다양한 각도로 파악할 수가 있습니다.

제가 소비자일 때는 그게 마음에 들면 왜 좋은지에 대한 이유를 찾기 시작하잖아요?제가 판매자가 되면 그게 왜 잘 안 되는지에 대한 분석을 더 세부적이고 현실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시야가 넓어지면 접근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랍스터를 현명하게 사고 싶으면, 먼저 팔아보세요!

Photo by Louis Hansel on Unsplash

4. 전문가들에게 족집게 과외받기

사업을 크고 규모있게 하는 분들 중에서도, 노하우 공유하기를 꺼려하지 않는 분들이 제법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받고 싶으면 전문가들에게 일단 물어봐야 한다고 하죠.

“I’ve never found anybody that didn’t help me if I asked them for help”
-Steve Jobs

스티브 잡스는 12살 때 빌 휴렛(HP 코파운더) 에게 무작정 전화를 걸어
‘주파수 계수기를 만들고 싶은데
혹시 남는 부품이 있다면 주실 수 있나요?’
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에 빌 휴렛은 잡스에게
흔쾌히 부품도 주고 여름에 일자리까지 주었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하죠.

전문가가 있으면 연락해보고, 찾아가보고, 물어봐야 합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홀대받기가 십상이고 멀리 찾아가도 시간 약속 같은건 뒷전일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찾아가서 만나고 오면, 늘 몇달치 이상의 아주 훌륭한 인사이트들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동시에 긍정적인 에너지들도 뿜뿜 받아올 수 있었구요.

전문가들은 어디에 계시던 찾아가고 밥을 사드리는게 제 원칙입니다만
주로 밥을 사주시더라구요..

Photo by bruce mars on Unsplash

이외에도 돈을 내고 전문가에게 지식을 전달 받을 수가 있다면, 그것도 저는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비용을 지불하면 너무 감사하게도 더 많은 것들을 여쭤볼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죠. 더 친해지는건 덤이구요.

5. 기본 자료들 최대한 활용하기

누군가가 처음 가공한 자료가 1차 자료라고 하죠
스타트업 스피릿이 다 그렇겠지만, 저는 무슨 일에 꽂히게 되면 관련된 자료를 가능한 한 최대한 찾아보고 경험해보는 편입니다.
그게 초등학생을 위한 책이어도, 해외서적이어도 저한테 조금이라도 지식이나 인사이트를 줄 수 있으면 만족합니다.

(초등학생을 위한 책이 저한테 가장 맞았다는 후문이…)

제게 영감을 주는 다양한 경로 중 하나

예전에는 일본에 출팔된 일본 동종업계 회장님이 쓴 자서전을 간신히 구해와 번역을 맡겨 읽은 적이 있습니다.
큰 소득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없어도 제가 최대한 노력해보고 파악하려고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빈틈을 메워준다는 생각에 안정감을 주고 능률을 더 올려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동시에 온라인에서도 1차 자료들을 수집합니다. 요즘 온라인에서는 자료가 너무 방대하죠. 똑똑한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컨텐츠들, 실행력과 전달력 좋은 사람들의 전세계 주유소 관련 컨텐츠들(feat 유튜브)
앱스토어의 모든 관련 프로그램, 각종 관련 커뮤니티 등.

1차로 노력을 덜 들이고 긁을 수 있는 모든 정보들은 다 수집하는게 좋습니다. 보통 검색하면 나오는걸 전문가한테 물어보는건 실례잖아요.

이 외에도 전국에 있는 잘 나가는 주유소, 유명한 주유소, 기사 한 줄이라도 난 주유소 등은 최대한 많이 방문해보며 인사이트들을 수집했습니다.

간혹 이해가 되지 않는 지나친 광고나 수익률을 높여줄 수 있다고 하는 스팸성 글들도 연락해보고 어떤 특이한 접근들이 있는지 파악하고 노하우들을 최대한 수집해보면 더 폭넓게 파악해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주유소 산업에서 국제유가 동향은 매우 큰 부분이라
유가 관련 투자 상품에 투자하여 회사와 삶을 일치시킨다던지…..

Photo by Maxim Hopman on Unsplash, 조금 잃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늘 큰 힘이 되죠.지인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더 지식과 기반을 넓히는 방법도 강력한 추천드립니다! 생각보다 세상은 좁아서 통해 통해 알게 되는 효과가 크더라구요.

이야기를 마치며,

이렇게 제가 전혀 모르던 업계를파악하기 위한 노력들에 대해 공유해보았습니다.

주유소 산업을 잘 알고 필드에 계신 사장님들 혹은 직원분들의 심정을 파악하기 위함이었지만,실제로 이런 과정을 거치니까 팀이 무얼 해야 하는지 더 마주하며 느낄 수 있었습니다.(물론 아직 갈 길은 한참..)

Photo by Maria Teneva on Unsplash

오일나우는 주유소가 좋습니다.
주유소는 대체에너지의 출연과 과도한 세금 정책 등 외부적 요인들에 위협받고 있으며 힘든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하지만 주유소는 하루 아침에 다 없어지지 않을 것이며,변하는 시기에 맞춰 더 매력적으로 바꿔나갈 것입니다.

전국 주유소의 95%가 자영주유소입니다. 자영업자라는 말이죠.주유소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 ‘오일나우 덕에 주유소들이 살았다’, ‘오일나우 덕에 이 시장이 더 개선되었다’ 등의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럼 주유소 사장님들과 귀하의 가정에 무궁무진한 행복이 깃들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오일나우 조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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