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회사가 와인샵을 차린 이유

지난봄, KCD는 오피스 근처에 와인바 겸 와인 판매 매장을 차렸습니다. 데이터 회사가 갑자기 웬 와인 가게냐고요? 직접 사장님이 되어보고 싶어서 만들었습니다! 사장님을 돕는 회사인 만큼, 사장님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KCD 구성원들은 월, 수, 금 와인 매장으로 출근해 사장님의 하루를 경험합니다. 사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을 뿐 아니라, 언론에서도 주목한 ‘사장님 되어보기’ 프로그램! 직접 아이디어를 발제하고 실행한 유진(정유진, Finance Strategy lead)에게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회사 300m 거리에 있는 와인바 겸 와인 판매 매장.

‘사장님의 니즈를 어떻게 발견하세요?’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Yoojin(정유진), Finance Strategy lead

A. 안녕하세요. KCD에서 재무 전략을 맡고 있는 유진입니다. 10년 정도 금융권에서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를, YG에서 5년 동안 경영 전략을 경험한 뒤 KCD에 합류하게 됐어요.

Q. KCD에 합류하시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A. 성장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 때문이에요. 성장하는 시장, 성장하는 회사에서는 늘 더 많은 기회가 생기게 마련이거든요. CEO 켈빈 역시 이런 ‘탑 다운’ 방식으로 KCD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사고의 결이 잘 맞았어요. 2009년에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켈빈은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꾸는 메가 트렌드 중 하나가 될 거라고 생각했대요. ‘그럼 이 시장에서 할 수 있는 건? 1등이 못하는 게 뭐지?’라는 생각으로 사업 모델을 만들었고요. 이렇게 시장 전체부터 먼저 보는 접근 방식이 저와 잘 맞아서 함께 일하는 게 즐거워요.

Q. ‘사장님 되어보기’,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A. 말 그대로 구성원들이 직접 사장님이 되어보는 프로그램이에요. 우리만의 사업 공간에서 하루씩 돌아가며 사장님이 되어보는 건데요, 우리 유저인 사장님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만든 KCD만의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이에요. 이걸 위해 와인바 겸 와인 판매 매장을 차렸어요.

‘사장님 되어보기’ 체험자용 가이드

Q. 처음 발제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A. 시작은 투자자들 질문이었어요. 제가 IR을 담당하다 보니 외부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요, 많은 분이 “회사에 사장님 출신이 많으세요? 사장님의 니즈를 어떻게 발견하세요?”라고 물어보셨거든요. 사실 캐시노트는 데이빗(프로덕트 리드)이 자영업자인 아내가 힘들어하는 걸 도와주려는 데서 시작한 제품이거든요. 그 이후에는 아무래도 매일매일 사장님의 어려움을 접하기는 힘들었을 테고, 그래서 우리가 ‘직접 해보면 좋지 않을까’라고 가설을 세웠어요. 외부 사람들의 질문이 하나의 와우 모먼트였죠. 우리가 사장님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면서, 사장님을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있구나. 더 많이 사장님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어떻게 하지? 이런 흐름이었어요.

Q. 사장님을 이해하고 싶다는 이유로, 직접 매장을 차려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A. 네. 고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직접 사장님이 되는 것밖에는 답이 없더라고요. 발제하기 전에는 ‘다들 바쁜데 내가 이런 이야기 하면 미쳤다고 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어느 날 밥먹으면서 동료들에게 아이디어를 툭 던졌더니, 슬랙 공개 채널에 발제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용기를 얻었죠. 올해를 시작하던 날 같이 모여서 얘기해보자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모이셨어요.

이렇게 사장님 입장에서 창업하는 과정을 기록했어요.

사내 카페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프랜차이즈랑 협업해서 사장님들이 가맹 계약할 때 받는 교육을 우리도 받아보면 어떨까. 이렇게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왔어요. 결국은 바깥에 직접 매장을 차리는 걸로 결정됐죠.

아주 사소한 고민도 사장님과 함께

Q. 매장을 차리자는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하셨나요?

A. 제가 재무를 맡고 있다 보니 ‘그럼 돈 얼마 쓸 수 있을까?’부터 일단 따져봤어요. 어마어마한 비즈니스를 키우지 않는다고 해도, 사장님을 이해하기 위해선 이 정도 비용을 들일 수 있다’고 계산하고 거기서부터 시작했어요. 그런데 큰 제약이 있었어요. 매장이 회사 가까이 있어야 구성원들이 체험을 할 수 있잖아요? 강남이다 보니 회사 근처가 다 너무 비싼 거예요. 그래서 일대 수십 곳을 돌아다니면서 가격을 봤어요. 10평에 500만 원씩 하는데… ‘커피를 하루에 몇 잔 팔면 이 500만 원을 채울 수 있을까’로도 모델링 해봤는데, 커피로는 답이 안 나왔어요. 그렇게 시뮬레이션해 보다가 커피보다는 조금 비싸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Q. 최종적으로 ‘와인’으로 결정된 이유는 뭔가요.

A. 데이터를 뽑아봤어요. 강남 일대에서 제일 이익률이 좋은 게 뭔지 봤는데, 피자가 나왔어요. 그런데 피자가 이익률이 좋은 건 도우부터 직접 만들 때예요. 그런데 우리가 도우부터 다 만드는 건 어려울 것 같았고요.

찾아보니 우리 유저들의 43%가 외식업이었고, 20%가 소매업이었는데요. 최근에 법이 달라져서 음식점에서도 소매업을 할 수 있고, 소매점에서도 음식을 팔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우리 유저의 6,70%를 한 번에 체험해보기 위해 ‘와인 샵+음식을 파는 바’를 생각하게 된 거죠. 그러던 중 주위에 와인 소매업을 하고 계신 분이 있었고, 합작회사를 만들어서 강남에 체인점을 내면 어떨까? 이렇게 됐어요.

Q. 1월에 발제하고 4월에 오픈했으니까 굉장히 빠른 기간 안에 프로젝트가 완성됐어요.

A. 하다가 흐지부지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다 같이 으쌰으쌰해서 발제했고, 주 단위로 CEO와 미팅하면서 발전시켜나갔어요. 사실 제가 진짜 사장님이라고 하면 먹고사는 문제이니 최단 시간에 차려야지, 1~2년 걸릴 수는 없는 거잖아요.

설계부터 공사, 그리고 지금의 매장이 탄생하기까지.

Q. 구성원들이 슬랙을 통해서 가게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함께 지켜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A. 사장님의 고충이 정말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많더라고요. 인테리어 회사를 선정하고, 바닥 타일을 선정하는 거에서부터 하나하나 단계가 시작되잖아요. 우리가 쉽게 체험해 볼 수 없는 거고요. 이 과정을 어떻게 다 체험하지? 라고 생각하다가 슬랙 채널에 와인샵을 운영해주실 사장님을 모셨어요. 아주 시시콜콜한 고민이라도 채널에서 나눠주시기를 기대하면서요. 덕분에 설계, 공사, 메뉴 선정, 오픈까지 모든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사장님과 함께 고민할 수 있었어요. 지금도 꾸준히 사장님께서 장사하시며 겪는 기쁨, 고민을 함께 나눠주시고요.

슬랙 채널에서 KCD 구성원 — 와인 매장을 운영하시는 사장님이 함께 소통해요.

Q. 프로젝트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과정이 궁금해요.

A. 어디에 매장을 낼지 직접 돌아다니며 발품 팔았던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주말마다 회사에 나와서 상권 트래픽도 살펴보고, 건물마다 들어가서 와인 샵이 있는지 살펴봤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상권에 빠삭해지더라고요. 또 ‘사장님 아무나 하는 거 아니구나’하는 생각도 들고요. 재밌었어요.

당시 상권 분석을 했던 기록.

원동력이 된 동료들

Q. 어떻게 보면 이 일이 유진의 R&R에는 포함돼 있지 않잖아요. 그리고 본 업무를 하고, 추가로 시간을 더해 진행한 프로젝트잖아요? 일부러 시간을 내고,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궁금해요.

A. 본받고 싶은 동료들 덕분인데요. IR하면서 우리 회사에 대해 자랑하는 것 중 하나가 ‘코로나 비서’예요. 소이가 만든 건데요. (참고: 한국신용데이터는 어떻게 코로나19에 대응했나(1/2)) 소상공인이 자신에게 맞는 코로나19 피해 지원책을 찾아내고 지원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예요. 당시 비즈니스팀에 있던 소이가 사장님들에게 이게 꼭 필요할 것 같다고 판단해서 발제한 거예요. 저는 지금까지 큰 회사들만 다녔는데, 이렇게 개인이 자신의 일과 상관없는 아이템을 발제해서 실현되는 걸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너무 멋있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코로나 비서’가 우리 회사의 중요한 서비스로 자리 잡는 걸 보면서 더 그렇게 느꼈고요. KCD에는 그렇게 유저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면 주도적으로 문제를 정의해서 풀어나가는 동료들이 많고, 나도 그런 동료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원동력이었어요.

Q. 그렇게 ‘사장님 되어보기’는 현재 신규 입사자들을 포함해 구성원 사이에서 가장 ‘핫’한 사내 프로그램이 됐어요. 언론사에서 뉴스로 다루기도 했고요. 구성원들도 직접 체험 후기들을 올려주시는데, 이걸 볼 때 느낌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언론에 나온 ‘사장님 되어보기’ 프로그램.

A. 기사 나왔을 때는 너무 뿌듯해서 ‘이거 내가 한 거야’라고 말하고 다니기도 했고요. (웃음) 구성원들 후기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조금 더 바라는 게 있다면, 실제 제품으로 이어지는 거예요. 하나의 체험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여기서 얻은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됐으면 좋겠어요. 캐시노트에도 적용됐으면 좋겠고요. 멋진 서비스가 나오고, 누군가 그 서비스의 시작을 물었을 때 “사장님 체험하다가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어요”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KCD가 직접 차린 와인 매장은, ‘사장님 되어보기’ 온보딩 프로그램 외에도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요?

캐시노트 앱에서 와인 매장의 매출을 확인하고 있어요.

A. 우선 QA팀이 많이 활용했어요. 캐시노트에 저희 매장을 등록시켜 QA를 심리스하게 하는 거죠. 구성원들이 틈날 때 마다 보면서 오류를 직접 발견해서 제보하기도 하고요. 최근에는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와인 매장에서 나오는 월 정산표와 캐시노트에서 만들 수 있는 정산표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기도 해요. 저희 재무팀에서도 이걸 비교해서 ‘간편 손익계산서’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고요.

또 와인 매장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실험하다가 중단한 경우도 있는데요. 스탬프 기능을 포스에 연결해놓고, 손님들 전화번호를 모으려고 했었거든요. ‘좋은 점이 있을까’ 생각하며 매장에서 일해봤는데, 크게 도움 되는 게 없었어요. 이런 서비스를 만들면 사장님들이 안 좋아하시겠다 싶어서 바로 매장에서 철수했어요.

Q. 이 프로젝트가 유진 개인에게는 어떤 의미인가요?

A. 일에 있어서 제 영역을 깨고, 손들고 도전한 첫 사례예요. 저는 원래 제 할 일만 하고, 다른 것들은 전혀 신경 안 쓰는 타입이었거든요. 그래서 이 프로젝트에 대한 애착이 커요. 원래 이렇게 일하던 사람이 아니니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멋있는 동료들을 동경만 하다가, ‘나도 한번 해볼까’했는데 동료들이 호응해줘서 너무 좋았어요. 재무 담당자로서, 와인 매장이 어마어마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서비스로 연결된다면 기쁘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구성원들이 우리 유저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계실 인재영입 후보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A. 사회를 더 좋게 바꾸는 데 기여하고 싶다면, KCD가 잘 맞는 회사입니다. 사장님을 돕는 건 ESG의 큰 축이고, 요즘 시대의 화두기도 하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저희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어요. 이런 데 뜻이 있는 분이라면, 직접 사장님이 되어보는 경험이 더더욱 와닿을 거예요. 그렇게 ‘사장님을 위해 뭔가를 만들어서 도움을 주고 싶어’라는 분들이 함께 할 때 조직이 더 파워풀해질 것 같아요. ‘사장님을 돕는다’는 공통된 하나의 미션으로 함께 움직이면서요.

🙌지금, KCD는 사장님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함께할 동료를 찾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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