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보딩에도 UX 디자인이 필요하다

오리엔테이션 아니고 온보딩

때로는 이직보다, 이직 후가 더 어렵습니다. 익숙한 환경과 업무 방식을 벗어나 수많은 변화에 적응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회사가 오래 기다려줄 것 같진 않습니다. ‘경력직’이니까요. 빠른 성과에 대한 부담이 쌓이면 여유가 없어지고, 무리수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새 팀원이 조직에 안착하도록 돕는 온보딩은, 그래서 신입 사원보다 경력 사원에게 더 중요한 과정일지 모릅니다. 100% 시니어들로 구성된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온보딩에 진심인 이유입니다. KCD의 온보딩은 입사 첫날 시작되는 게 아닙니다. 예비 팀원이 오퍼레터를 수락한 그 순간부텁니다. 오리엔테이션처럼, 단순히 정보만 전달하는 것도 아닙니다. 함께 일할 동료들과 서로를 알아가고, 조직의 비전과 핵심 가치, 문화를 공유하는 과정입니다. “온보딩은 UX가 가장 중요하다”는 인재 영입 매니저 레이첼(Rachel)에게 ‘KCD 다운’ 온보딩이 무엇인지 들어봤습니다.

‘진짜 내 자리’가 될 때까지

한국신용데이터 인재 영입 매니저, Rachel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KCD 인재 영입 매니저 Rachel입니다. 미국에서 자라서 테크 리크루터로 커리어를 시작했고요, 글로벌 기업을 거쳐 한국에 있는 스타트업으로 오게 됐고, 지난해 이맘때쯤 KCD에 조인하게 됐어요. KCD에선 Senior 인재 영입 매니저인 Brad와 함께 전사 영입 관련 A to Z 뿐 아니라 신규 입사자 온보딩 프로세스, 입사 예정자 프로세스까지 함께 담당하고 있습니다.

Q. KCD에서 말하는 ‘온보딩’은 어떤 의미일까요?

온보딩이란 한 명의 새로운 팀원이 조직에 합류한 이후부터, ‘정말 내 자리구나’라고 느낄 수 있을 때까지의 과정을 말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온보딩을 이끌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 때까지, 그 사람을 서포팅해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 정도면 내가 다른 누군가를 조직에 잘 안착시켜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때, 온보딩이 마무리되고, 거기서 비롯되는 선한 영향력이 커지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온보딩 과정을 통해 신규 입사자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한 팀’임을 느꼈으면 해요.

Q. 온보딩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나요?

저는 온보딩을 기찻길을 만드는 일에 비유해요. KCD는 스스로 문제 정의를 하고, 해결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전문가들로 이뤄져 있어요. 좋은 조직이란 그런 구성원들이 더 효율적으로 아웃풋을 낼 수 있게 도와주는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구성원들을 위해 기찻길을 만들고 있는 거죠. 이걸 잘 깔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기차라 하더라도 앞으로 못 나가요. 모든 직원이 처음부터 존중받고, 그래서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추가로, 온보딩 과정에서 기존 구성원들끼리 서로 돈독해지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피플팀,신규 입사자를 맞이하는 팀의 동료들, 신규 입사자를 채용한 매니저(hiring manager)까지 알게 모르게 새로 오신 한 분을 위해 큰 노력을 하고 있어요!

두 달째 미국에서 원격 근무 중인 레이첼

모두가 함께 만드는 온보딩

Q. 저도 입사 4개월 차, 아직 온보딩 중인데요. 우선 적응에 필요한 기본 정보를 정리한 employee handbook을 공유해주신 게 좋았어요. 없었더라면 옆 사람 붙잡고 하나하나씩 죄다 물어보는, ‘물음표 살인마’가 됐을지도 몰라요.

(왼) KCD의 거의 모든 것, 백과사전인 KCD Employee handbook의 일부. KCD의 비전과 미션, 핵심 가치 등 다양한 정보 및 안내 사항을 손쉽고 빠르게 찾아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오)는 입사 예정자에게 필요한 것들을 정리한 가이드!

A. 새롭게 합류하시는 팀원들이 처음부터 우리의 비전과 미션,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만들었어요. 어쩌다 보니 제가 입사한 달에 바로 만들어서 배포했어요. 빠르게 만들 수 있었던 건 그만큼 회사 안에 자료와 정보가 많았기 때문인데요. 다만 너무 파편화돼 있었고,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기가 어려웠어요. 컨플루언스 문서를 열었더니, 드라이브 링크 나오고, 누르면 다른 칸반 보드가 나오고, 또 누르면 슬랙 채널 나오고.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모든 정보를 취합해서 한 페이지에 넣었어요. 이리저리 찾아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돼요.

Q. 한데 모은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혼자 가능한 일이었나요?

A. 밥상 위에 숟가락만 올렸어요. (웃음) 말씀드렸던 것처럼 모든 정보는 이미 문서로 남아 있었어요. 그걸 누가 찾고, 모아서 맛있는 밥을 차리냐의 문제였던 것 같은데요. 고리타분하게 음식 하나만 하지 않고, 양식도 있고, 일식도 있고, 중식도 있게 다양한 색으로 꾸며 밥상을 차렸어요. 저 혼자서 한 건 아니고요, 우리 KCD 식구들이 바쁜 와중에 문서화를 해주신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었어요. 지금까지도 고도화를 도와주고 계시고요. “라헬 이것도 넣어주세요”라며 슬랙에서 멘션해주신답니다. 마치 보물찾기하는 것처럼요. 제가 소속된 피플팀은 물론이고, 전사와 협업했다고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였어요.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employee handbook 업데이트

Q. 그다음으로 온보딩 프로세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집중했던 부분은 뭔가요?

A. 입사일 경험을 개선했어요. 기본적인 신규 입사자 데스크 세팅부터, 제가 직접 환영의 의미를 담아 쓴 자필 편지, 입사자가 첫 날에 해야 하는 체크 리스트를 드렸어요. 출근 첫날에 ‘내가 오늘 뭘 해야 하나’ 이런 생각 안 하실 수 있도록요. 뿐만 아니라 회사를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온보딩 세션, 리드들을 만날 수 있는 웰컴 런치, 온보딩 버디 제도, 버디 가이드라인을 작성해서 끊임없이 신규 입사자와 기존 구성원 간 인터랙션이 일어날 수 있도록 했어요.

신규 입사자에게 KCD의 첫인상이 될 데스크. 브랜딩 굿즈, 정성 가득한 웰컴 편지(휴먼레이첼체.tff)와 함께 데스크를 꾸며드려요. 첫 주 체크리스트를 토대로 인재 영입 매니저와 함께 할 일 도장 깨기에 나섭니다!

두 번째 생일을 위한 UX 디자인

Q. 입사 첫날, 신규 입사자분들의 자기소개 글을 전사에 공유하시잖아요. 짧은 사전 인터뷰를 바탕으로 레이첼이 재밌게 써주셔서 구성원 반응이 좋아요. 어떤 커리어를 거쳤는지, 뭘 좋아하는지, 어디 사는지, KCD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게 될지 적혀 있어요. 읽고 나면 아직 뵙지도 못했는데 내적 친밀감이 생기더라고요.

입사일 전에 미리 입사예정자 가이드를 통해 간단한 자기소개 내용을 전달받아요. 여기에 인재영입 매니저의 사랑을 50스푼 담아 만든 소개 글! 슬랙을 통해 전사에 공유되자마자 쏟아지는 하트 이모지들🤍

A. 핵심은 개인화(personalize)예요. “인재 영입 매니저로 합류한 Rachel입니다”가 아니라, “레이첼은 미국에서 자랐고, 테니스를 무척 좋아해요”라고 개인화 하는 거죠. 저는 입사일이 ‘두 번째 생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날만큼은 신규 입사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셨으면 해요. 우리는 모두는 한때 신규 입사자였어요. 모두에게 처음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인 것처럼, 입사일의 특별한 경험을 잊어버리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개인화한 온보딩을 경험한 기억은 사라지지 않아요. 이 사람한테 평생 기억에 남을 날들이라고 생각하면, 사소한 것들까지 챙기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온보딩에 ‘UX(사용자 경험) 디자인’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Q. UX 디자인이라고 하면 흔히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하는 원칙이잖아요.

신규 입사자는 유저, 온보딩 프로세스는 제품인 셈이죠. 입사자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해요. 앞서 말한 ‘개인화’가 중요해요.

Participate

Q. 개인화된 경험을 잘 만들고, 제공하는 방법은 뭘까요?

A. 사소한 관찰에서 시작돼요. 우선 저를 항상 대입시켜봐요. 제 생일에 친구가 선물을 줬고, 그걸로 크게 감동했다면 저 자신에게 물어보는 거죠. ‘이게 왜 감동이지? 아, 내가 A라는 걸 좋아하는데 그걸 지켜봐 주고, 알아봐 주고, 필요할 때 챙겨줬구나’. 일상을 돌아보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일회용 마스크가 걸려있는 걸 본 적이 있어요. ‘마스크 없으신 분들을 위해 두고 갑니다’란 메모가 있었는데, 훈훈하잖아요. 작지만 미소를 머금게 하는 감동들이 사람들에게 큰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아요.

또 제 경험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항상 구성원들에게 물어봐요. 저희 조직보다 더 큰 조직, 더 작은 조직에 다니셨던 분들의 경험에서도 인사이트를 얻어요. “xyz 회사의 입사일은 어떠셨어요, 온보딩 절차에서 기억에 남으신 게 어떤 건가요?”하고 대화를 나눠요. 우리 조직에 적용할만한 좋은 경험을 모으는 거죠. 그런데, 회사에게 감동받았던 경험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사소한 것’들이더라고요. 사소하지만 절대 사소하지 않은 것들이 사람들에게 가장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것 같아요. 제가 직접 써드리는 환영 메시지처럼요!

온보딩과 연애의 공통점

Q. 온보딩 버디 제도도 조직에 빨리 적응하는 데 큰 힘이 됐어요. 저는 이직하면, 아직 친한 동료가 없는데 점심 약속 잡기가 그렇게 어렵더라고요. 버디가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웰컴 런치에서 동료들을 소개해주고, 회사에 대해 알려줘서 좋았어요.

입사 첫날 만나는 ‘찐친’, 온보딩 버디 제도. 새롭게 합류하시는 팀원들에게 친구처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료를 소개해드려요. 비슷한 업무를 하지 않더라도, 취미나 취향이 같다면 이어드리고 있어요. 웰컴 식사 또는 티타임 4회까지 비용을 지원해드려요.

A. 다들 바쁜 와중에 흔쾌히 온보딩 버디 제도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사실 KCD 초기에는 지금처럼 이런 작은 케어, 터치를 경험하지 못하셨던 구성원분들도 많은데요. ‘저는 케어를 못 받았으니까 당신도 받지 마세요’가 아니라 ‘제가 느꼈던 어려움을 당신은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가 KCD 문화인 것 같아요. 그런데 새로 오신 입사자에게 버디가 사비로 밥을 사라는 건 맞지 않고요, 재무팀과 합의해서 온보딩 버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어요. 회사가 웰컴 런치를 지원하다 보니, 사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부담이 없어요.

Q. 온보딩에 대한 구성원 반응은 어떻게 체크하고 있나요?

A. 꾸준히 피드백을 반영해서 더 나은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해 설문조사를 하고 있어요. 제가 이걸 왜 하는지를 이해하시고 피드백 주실 때 기뻐요. 그저 “챙겨줘서 고마워”가 아니라, 이 온보딩 프로세스가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이해해주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알아봐 주시는 동료들이 너무 고맙고, 저의 큰 모티베이션이에요. 그래서 제가 더 오너십을 갖고 온보딩을 고도화시키는 것 같아요.

1분기에 입사한 26명의 동료들과 함께한 온보딩 회고

Q. KCD의 온보딩,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까요?

A. 신규입사자가 입사한 뒤 한 달, 두 달, 석 달… 이렇게 기간에 따라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를 고려하고 맞춰서 지원하는 온보딩 프로세스를 만들고 싶어요. 저희 후보자가 오퍼레터를 수락한 순간부터 온보딩 프로세스가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입사일 단 하루만 신규 입사자인 게 아니라요. 우리 식구가 돼 입사 준비를 하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KCD에서 정말 큰 케어를 받고 있단 생각을 하게 만들고 싶어요. 입사 일주년을 축하하는 제도를 도입한 것도 미리 큰 그림을 만들어 놓은 거예요. 1년이면 1년, 5년이면 5년. 그 마일스톤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조직이 되고 싶어요. 물론 그 이후에도요. 저는 온보딩을 포함한 인재 영입을 연애랑 비교해요. ‘썸’만 타다가 끝날 거 아니잖아요? 항상 큰 그림을 그리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공든 탑, 바로 무너집니다.

(왼) 익명으로 온보딩 담당자에게 실시간 피드백을 보낼 수 있어요. (오) KCD에서의 N주가 어땠는지 지속적으로 온도체크를 해요. 이외에도 C-level및 각 리드분들과 함께 하는 온보딩 세션이 마련돼 있어요.

💌인재 영입 매니저 레이첼의 KCD 온보딩 V-log가 궁금하다면 클릭!

글: Communications manager, Ella

--

--

Get the Medium app

A button that says 'Download on the App Store', and if clicked it will lead you to the iOS App store
A button that says 'Get it on, Google Play', and if clicked it will lead you to the Google Play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