曲/cero — Contemporary Tokyo Cruise

수료식이 끝났다. 1년 단위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에서 일하는 덕분에, 수료식이 끝나니 마음이 꽉 채워진 느낌인 동시에 뻥 비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울면 어떡하지 하는 바보같은 걱정을 하면서 힐신고 여자옷 입고 갔던 수료식은 일단 너무 바빠서 울 틈이 없었고, 마음 가득 축하하느라 바빠서 오랜만에 깔깔 웃으며 24시간을 풀로 채웠다.

이 직장에 다니게 되어 처음 전체회의를 했던 날로부터 딱 1년이 되었다. 9센티쯤 되는 워커 굽 때문에 전철역에서 회의실까지 가는 그 길 — 지금은 출근길 — 에 한숨을 몇 번이나 쉬었는지 모른다. 벤또를 시켜먹고, 무슨 회의가 이렇게 기나 싶은 생각을 10번쯤 하니까 회의가 끝났는데, 그 생각은 지금도 매주 한다. 그 때와 비슷하게 지금도 눈이 쌓여 있다. 달라진 것은, 내가 그 때보다는 덜 긴장하고, 막연한 기대 말고 손에 잡힐 것 같은 것들을 하나 둘 찾아간다는 점일 것이다.

하고 싶었던 일이 10 있었다면, 올해는 2정도 해낸 것 같다. 2나 해냈다니 대단하지, 생각할 수도, 에헤이 이거밖에 못했네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 앞으로 더 스펙터클하고 어머 나 운 너무 좋아 싶은 생각이 들만한, 8을 꽉꽉 채우고 남아 10이 20이 되고 30이 되는 — 이것이 나의 특기이자 팔자 — 일들이 많을 테니, 나는 전자로 생각하기로 했다.

cero의 곡을 가지고 학생이랑 얘기하는 시간들, 내가 부족한 부분을 다른 누군가가 채워주고 내가 어떤 사람의 부족함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되는 시간들, 눈이 더 이상 지겹지 않고 나름의 즐기는 방법을 찾는, 드라마틱한 삿포로의 하늘에 정신이 팔려 위험하게 걷지 않을 수 있게 되는 시간들. 지난 1년 나 열심히 살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 것이다. 이렇게 비장하게 끄적이는 것은, 호르몬이 제멋대로 날뛰어 잠을 자지 못했고, 오늘, 엄청난 집중력으로 원고를 넘긴 책이 인쇄가 되어 내 손에 왔고, 우리 조직에 새 사람이 3명이나 뽑혔으며, 수료증을 발송했고 그리고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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