曲/Wilco(Yankee Hotel Foxtrot) — Kamera
Aug 22, 2017 · 2 min read
두 번째의 스페인이었다. 두 번 환승하고, 말로만 듣던 휴양도시 말라가에 도착했다. 인도에 사시는 나의 부모님과, 서울에 사는 친구, 말라가에 사시는 친구의 부모님이, 몇 번의 헤메임과 필사의 와이파이 연결에 의한 메세지 끝에, 유리벽을 사이로 상봉했다. 감격적인 상봉 후에, 숙소에 갔다가 식사를 한 후 나는 며칠을 꼬박 앓았다. 아프고 일어났더니 눈앞에는 그림같은 바다가 보였고, 이대로 여기에만 있을 수 없다 의기투합하여 세비야에 갔다.

2년만에 보는 사진인데, 이 골목을 보기 전에 알아봤던 식당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아 다른 가게 몇 시에 여는지 물어보다가, 이 골목은 뭔데 이렇게 이쁜가 싶어 찍었던 당시의 기분이 금새 떠올랐다. 오전이었지만 햇빛은 따뜻했고, 그렇지만 습하지 않아 좋았었던 기억과, 돌바닥을 밟는 샌들 속의 발바닥 감촉이 생각났다. 저렇게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앞으로 또 얼마나 될까 싶다가도, 좋은 순간들을 일상이나 비일상에서 많이 만드는 것이 결국은 풍요로운 인생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을 했다. 최선은 매번 다하려고 노력하지만, 열심히 하고 지쳐버리는 것 말고, 좀 더 스스로가 채워지는 경험을 늘려가야 겠다고, 알록달록한 세비야의 햇빛을 보며 다짐했다.
그리고 오늘 우연히 들은 좋은 노래. 시카고 밴드라고 한다. 시카고의 칼바람에 몸서리쳐지지만, 채도를 100% 올린 것 같은 쨍한 시카고도 정말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