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ng > 시와 — 잘 가, 봄

친구들이 다녀가면서 아이폰에 착실히 매일매일 내가 걸어온 데이터가 저장되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의식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막상 숫자를 보니 의욕이 생겨서 적어도 하루에 만 보 걷기를 시작한 지 2주가 지났다. 삿뽀로가 워낙 걷기 좋은 도시이기도 하고, 학교 안에 농장도 있고 목장도 있고 숲도 있는 터에 도시에서 시골(…)까지 질리지 않고 골라먹을 수 있는 풍경이 있기도 하여, 속이 시끄럽고 복잡하면 무작정 걷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돌풍과 폭설이 엄청나다는 겨울이 오기 전에, 실컷 걸어 두겠다.

그렇게 걷다 보면, 계절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요즘 삿뽀로는 라일락의 계절. 라일락이 이렇게 생겼구나, 매일매일 꽃이 피어나며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감탄하고 있다. 심지어 오늘 출근길에는 비가 와서 떨어진 라일락 꽃가지를 득템하여 연구실에서 호강하고 있다. 겨울이 길었던 만큼,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봄의 순간들이 소중하고 기뻐서, 숨막히게 일 하다가도 창밖 한 번 보면, 그야말로 “힐링”된다.

할머니와 통화하고 울컥울컥하며 서울이 그리워지는 봄밤이라 시와 노래를 들었더니, 그녀는 저렇게 추억이 한가득 쌓여 있는 서빙고역을 지나며 노래를 한다. 잠깐만 봄바람에 흔들리고 다시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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