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ng > BIRDMAN OST — Waiting For What

누구에게나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을 때, 집을 구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있을 것이다. 일터나 마트 이외에, 나는 공원, 까페와 좋아하는 잡화점, 꽃집과 영화관이 그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지금 우리 집은 참 잘 구했다. 키치죠지의 지금은 없어진 바우스 시어터1와, 이미지 포럼, 분카무라 의 르 시네마— 그리고 하이퍼텍 나다2도 생각난다 — 를 묘하게 섞어놓은 것 같은데, 그 무엇과도 닮지 않은 시네마 키노를 알게 되었을 때는, 집을 한창 구하고 있었을 때였다. 그 영화관이 구하려는 집과 멀지 않음을 깨달았을 때는 — 물론 그런 걸 따질 만큼 여유롭지 않았지만 — 이 집으로 해야겠다고 마음을 거의 정했을 때였는데, 역시 그렇지 하며 부동산으로 달려갔던 기억이 난다.

돌이켜 보면, 나는 그 시기에 어떤 영화관을 자주 다녔는 지에 따라 시대(너무 거창하지만)를 나눌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나다와 시네큐브, 어학교때는 긴레이홀, 무사비 시절에는 바우스, 그 후에는 이미지포럼과 르 시네마.

일본에 와서, 내 힘으로 구한 일본어 랭귀지 스쿨 근처에는 영화관이 하나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두 개 있었지만, 하나는 의상비가 전혀 들 것 같지 않은 음지의 영화관이었고, 그 옆에 바로 붙어 있는 영화관은 긴레이홀 이라는 곳이었다. 두 주에 두 편씩, 즉 한 달에 네 편을 볼 수 있고 연간 회원이 되면 언제든 몇 번이든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게다가 하나의 상영관에서 두 편의 영화를 번갈아가며 상영하기 때문에, 집에서 드라마 이어보듯 전혀 다른 느낌의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면 카구라자카에서 점심 먹자는 친구들과 내일을 기약하며, 빵 하나 들고 영화관으로 들어가서 어둑어둑해질 때 머리 속이 가득해져서 나오는 기분은, 정말 좋았다. 그렇게 1년 남짓 지내고 그 후에는, 학교와 전철로 1시간은 넘게 걸리는 거리를 핑계로 결국 연간 회원권 갱신은 하지 못했고, 이번에 이사 올 때 추억의 카드는 마음만 남기고 처분했다.

시네마 키노는, 영화를 보고 집에 걸어올 수 있다는 점 뿐만 아니라, 연간 회원이 되면 회원 수첩에 그 날 본 영화 포스터를 스티커로 제작하여 스크랩할 수 있게 관리해 준다. 귀엽다. 열심히 무비 라인업 팜플렛도 제작해서 보내준다고 하고, 영화 관련 이벤트도 많이 하더라. 그 곳에서 처음 본 영화가 버드맨이었다. 퍼커션의 사운드에 감동하며, 괴물같은 촬영에 입을 다물지 못했으며, 찰진 영화의 내용에 공감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니 멀리 관람차 불빛이 보였고, 집으로 걸어 오는 길에 — 삿뽀로 한복판인데 —갈매기 떼가 합창을 했다. 앞으로 어떤 시간이 압축된 이야기들이 저 공간에서 나를 만나게 될 지, 신나고 기대된다.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 시기는 시네마 키노로 기억될 것 같다.

1 바우스시어터는 폐관한 관계로, 재오픈을 바라는 모임을 링크했다.

2 하이퍼텍 나다도 폐관한 관계로, 영화연감을 링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