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맛 기행 with 스트라이다 — 여행 하루 전

3, 2, 1, 준비


전역하고 그토록 기대하고 미루었던 유럽여행이 벌써 하루 밖에 안남았다. 남들에 비해 굉장히 설렁설렁 준비 한 것 같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걱정되지는 않는다.

사실 걱정 반 설렘 반.


내 여행의 테마부터 설명하자면,

“유럽의 요리사들을 모두 다 만나고 그들의 음식을 먹어보고 그들과 사진찍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내 조리복에 그들의 사인을 받으며 유럽의 맛과 사람을 느껴보고 싶다.”

언어의 장벽은 분명 무척 높을 것 이고 사람의 벽은 무척 두터울 것 이다.

영어도 못하고 살아온 문화도 너무 다른 내가 얼만큼 잘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단 부딪히고 보자! 자전거 전국일주 하며 배운 오지랖과 만국공용어인 바디랭귀지를 할 수 있는 두 팔과 두 다리가 있으니까!

이 게시글은 내가 기록하기 위함과 내 안녕을 알리기 위한 글이지만 얼마나 자주 글을 올릴지는 아마도 와이파이의 유무가 클 것 같다.

일단 출발 전 프롤로그 부터 시작하자.


출국 시간은 15.05.06 13:35 인천국제공항.

출국 일주일전 부터 준비한 물품을 실은 택배가 속속 집에 도착했고 본격적인 짐싸기는 출국 이틀전 부터.

내 욕심과 고집일진 모르지만 난 이번여행에 스트라이다 자전거를 가져가기로 했다. (스트라이다, 접이식 자전거로 도시형으로 설계된 자전거로 빠르진 않지만 편리함은 수많은 자전거 중에서 으뜸이다.)

주변 사람들은 다들 짐만 될거라고 혹은 위험하다고 또는 무리라고 하며 회의적이지만!(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앞서 말한대로 내 고집과 욕심이다.

예전부터 자전거 세계일주를 꿈꿔왔던 내가 유럽에 가면서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는 건 정말 둘도 없을 기회를 차버리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여행의 테마는 확실히 정해져있고 자전거로만 유럽을 횡단하기엔 사실 시간적 경제적으로 무리가 있어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스트라이다 자전거!

장거리는 비행기, 기차, 전철 등을 이용하면서 걷기엔 조금 부담스런 단거리를 자전거로 가기로 결정했다.

사실 조금 쉽게 생각한 것도 없지않아 있다. 출국 준비를 하며 자전거포에서 점검비 오천원을 주고 함께 받아온 대형 자전거 박스. 아무리 접이식 자전거지만 있는 그대로는 항공사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그래서 포장작업이 필요한데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 수화물을 두개 싣는건 사치다.

자전거 하나에 10kg이니까 박스안에 옷가지나 여행용품들을 넣으며 허용최대무게인 23kg에 맞추었다. 완충작용과 비용절감을 동시에! 하지만 크기가 허용한계치 조금 넘은게 함정. 일단 자전거는 크기제한에 통과되는 물품이니까 그 조항 믿고 내일 한번 가보자! (여행의 첫째 고비)

날 데려가지 않는거냐 닝겐?

아무튼 5.4–5.5까지 이틀에 걸쳐 짐을 쌌는데 가족사정으로 오늘 (5.5) 잠깐 집을 비운 사이 짐 쌀때 부터 어디 놀러가는 줄 알고 자기도 데려가 달라고 보채던 호동이가 상자를 물어 뜯어놓았다. 안그래도 제일 고민인 문제인데 그걸 방해하니 된통 혼냈다. 테이프로 대충 때우고 우여곡절 끝에 짐싸기는 마무리 됐는데.. 하아 출국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일단 이렇게 출국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편집자 코멘트

사실 기행문만 뙇 하고 놔두기에는 심심한지라 이렇게 편집자의 코멘트를 남기기로 했다.

2015년 5월 5일(5–5–5!) 푸르른 봄 어린이날에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이다. 편집이라고는 하지만 손본 건 별로 없다. 아 맞다 이 말은 해야지. 아이야 짐은 싸는거지 쌓는게 아니란다.

어쨌거나 그렇다. 이제 이 친구가 어떤 사람일지 벌써 대충 감을 잡으셨을터.

단순무식 돌진형 멧돼지.

아…아니 이건 나쁜게 아니다. 기회가 왔을때 당당히 돌진해 그 기회를 잡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렇겠지…?

뭐, 이렇게 여행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이제 출국이다. 물론 순탄치는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