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목소리로 듣는 어라운드, 음성 SNS ‘Listen’ 리뷰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짓고 있다.

누구나 사람이 그리운 날 있잖아요.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때로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세상에 마치 나 혼자인 것 같고, 갑자기 마음 한 켠이 뻥 뚫린 것 같고, 절절하게 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그런 기분. 카톡 목록을 뒤져봐도 마땅히 연락할 사람도 없고 모두들 즐거워 보이는 그런 날. 나만 빼고.

그런 하루의 끝에서, Listen은 마음이 무너지지 않게 해주는 하나의 버팀목이 되었다. 이름도 모르고 사는 곳도 나이도 모르지만 오늘 처음 들어보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왜 그리 따뜻하게 느껴지는지, 나도 모르게 대답을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눌러, 그리고 들어.

익명? 랜덤? 그거 다 이상한 앱 아냐?

익명, 랜덤채팅, 보이스… 이런 앱을 한 번쯤 써본 사람이라면, 아픈 마음을 위로받는 일 따위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집적대거나 추근대거나, 불쾌감만 느끼지 않아도 다행일테니까. 하지만 Listen에서는, 그런 불쾌했던 기억은 잠시 접어둬도 괜찮다.

일단 UI와 디자인이 조잡하지 않고 깔끔하다. 개발사 이름을 보니 CONBUS라고, 구글 인기 개발자 인증이 있었다. 출시 앱 항목을 보니 익명 SNS로 유명한 ‘어라운드’를 만든 곳이었다.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을 하고 앱을 실행했다.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당신의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30초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는다. 예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다며 이름 모를 누구에게 위로를 남기기도, 나른하고 우울한 자신을 돌아보며 힘들어하기도 한다. 이 모든 말들을 듣다보면, 결국 한 가지 생각이 든다.

다들 똑같구나. 모두 같은 고민을 하고 있구나.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 녹음으로 전해진 목소리는 어쩐지 바로 내 옆에서 들리는 듯해 외로움 범벅의 익명 글과는 그 전해지는 마음의 크기가 달랐다. 사람들은 서로 모여 마음을 나눴고, 그 마음은 조금씩 모여 커다란 따뜻함이 됐다.

나는 아마 앞으로도 종종 이 앱을 찾을 것이다.

친구라는 것은 힘든 마음을 나누는 관계라지만, 때로는 친구라서 더욱 어렵고 내가 괜한 부담일까 싶어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사실 그렇다고 해서, 대뜸 모르는 사람에게 시시콜콜 고민을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말고 그저 편하게,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주자. 그러다 답을 하고 싶다면, 조용히 내 목소리를 보내자.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 몇 마디가 인생의 답을 알려주진 않을 것이다. 잠깐의 자기 위로라는 것도 우리 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 하지만 뭐 어떠랴, 다들 그렇게 사는 걸. 오늘 하루만큼은,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내려놓자. 이 앱은, 그런 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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