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제국의 미래 — The Four : The Hidden DNA of Amazon, Apple, Facebook, and Google (1)


제목과 표지를 보면 마치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 같은 느낌인데, 읽고 보니 번역서의 타이틀보다는 원제인 The Four : The Hidden DNA of Amazon, Apple, Facebook, and Google가 책의 내용을 더 충실히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에 대해서는 이미 수많은 책과 기사에서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을 다루었던 터라 그다지 새롭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으나, 저자의 독특한 프레임과 이들의 비즈니스를 마냥 새시대의 구원자로 바라보지는 않는 시선이 엮여서 단숨에 흥미롭게 읽을 만한 내용이었다.
많은 경우에 명쾌한 프레임이 복잡한 개념을 이해하거나 설득적으로 전달하는데 도움이 되나, 또 한편으로는 그 프레임으로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것들을 무시함으로써 다소 도식적이고 단순한 결론으로 성급히 이끄는 면도 있어 무조건 그 논지에 따르지는 않는 편인데 여기서 저자가 제시하는 프레임은 이 플랫폼 거인들을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재미있는 관점을 제시하였다.
저자는 위의 네개 플랫폼을 각각 인간의 어디에 호소하는가를 기준으로 아마존을 인간의 뇌와 손을 연결하는 연결점, 애플을 생식기, 페이스북을 심장, 구글을 뇌로 포지셔닝하였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그 절대적 파워와 파괴력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위협적이지 않고 친근한, 때로는 귀여운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에 이르러서는 다소 서늘한 느낌이 드는데, 이는 피터 틸도 “제로 투 원”에서 언급한 바 있다.
- 웃는 얼굴의 파괴자, 아마존
아마존은 “원시시대의 채집자와 자본주의적 자아를 소비하는 현대인의 본능”에 호소하는 모든 산업을 전방위적으로 파괴하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경쟁자가 일반적 경영 전략에 따라 “어떻게 하면 최소 자본을 투자해 최대 효과를 이끌 것인가”를 고민할 때 “어떤 기업도 투자할 여유가 없을 만큼 엄청나게 많은 비용이 들지만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 무언가를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로 게임의 룰을 바꾸는 질문을 던진다.
이에 따라 해양운송중개업체 면허를 따서 이미 서비스를 수행중이고 드론, 비행기, 트레일러, 태평양 횡단 해상운송 뿐 아니라 세계 최대의 복잡한 수송 작전을 수행했던 퇴역 장성들까지 채용하여 유례없는 강력한 물류 인프라를 갖추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다른 소매유통업계가 아마존이 설정한 가격과 아마존만이 할 수 있는 배송 개념을 따르게 하는 전략으로 그들을 고사시킨다.
이들은 마지막 퍼즐인 오프라인 정복에 나섰고, 알렉사는 많은 기업이 심혈을 기울이는 브랜드 구축 전략을 무력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아마존이 추구하는 미래에는 인간 노동력이 차지할 자리가 많지 않다. 최근 아마존에 맞서 싸우는 혁신적인 소매유통업체들은 아마존과 다른 방향에서 변화를 꾀하며 사람에게 투자하고 있는데, 어느쪽이 승리할 지는 알 수 없으나 저자는 “분명한 것은 우리에게 더 많은 일자리가 보장된 미래를 전망하고 이를 실천하는 기업리더가 필요”하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자기는 온갖 꼼수를 동원해서 내지도 않는 세금으로 사람들이 하루종일 TV나 볼 수 있도록 정부가 보편적 최저소득을 지원해주길 바라는 그런 억만장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저자는 아마존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는 최초의 기업이 될 것이라 예측했으나, 2018.08.02 애플이 먼저 이 자리를 차지했다)
- 글로벌 명품, 애플
이 책에서 가장 의외였던 부분 중 하나가 애플인데, 애플이 업계에서 비교적 고가 제품을 만들고 사용자 충성도가 높은 고급 이미지가 있기는 하지만 사치품이나 명품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여기서 저자는 애플을 “럭셔리 브랜드” 전략을 충실히 따르는 기업으로 분석한다.
저자가 25년간 포르쉐에서 프라다에 이르는 사치품브랜드 대상 컨설팅을 통해 알아낸 다섯가지 특징에 애플이 완벽히 부합한다는 것인데, 그 다섯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
우상화한 창업자, 장인정신, 수직적 통합, 세계무대로의 확산, 프리미엄 가격.아마 따로따로 부연설명을 하지 않아도 이 키워드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창업자는 달리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고, “아주 단순하고 조리 있고 꼭 필요한 것으로 여겨져 이성적으로 다른 대안을 떠올릴 수 없는” 완성도, 제품이 고객에게 최종 전달될때까지 모든 터치포인트를 완벽히 통제하는 수직적 통합, 그리고 핵심적 디자인 요소로 확보한 우상화된 브랜드를 통해 지정학적 경계선을 쉽게 넘나들며 시장 수익 점유율 79%를 이끌어낸 프리미엄 가격까지.
특히 인상적인 것은 많은 이들이 분석했던바와 달리, “애플의 성공을 결정지은 것은 아이폰이 아니라 애플 매장이었다”는 부분이다. 모두가 인터넷과 온라인이 미래이며 오프라인 매장은 고비용 저효율의 상징처럼 생각할 때, 애플은 애플스토어를 통해 사치품과 같은 동경의 대상이 되었고 단위 면적당 최고 수준의 매출을 일으키게 되었다 (1제곱피트당 5,000달러. 편의점의 두배)
애플의 이 모든 전략은 사람들이 뇌의 이성적 사고를 누르고생식기가 유발하는 원시적 충동에 사로잡히도록 하여 “공작새의 화려한 깃털” 같은 포지션을 차지하였다. 애플이 사치품 브랜드로 전환했다는 것은 단지 고급 이미지와 높은 이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술기업이 숙명적으로 안고 있는 빠른 유행 변화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샤넬은 시스코보다 구찌는 구글보다 오래 살아남을 것이며 애플도 이 네 플랫폼 거인들 중 22세기까지 살아남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