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YCON KOREA 2017 에 다녀왔습니다

나의 존경하는 은사 래리 월과 함께...

2014, 2015년까지는 꾸준히 잘 갔다가, ‘2016년에 왜 안갔지’라고 생각해보니 줄서는 거 실패했었던 것 같아서 올해에는 조금 벼르고 있었습니다.

작년에도 있었나 모르겠지만 올해는 개인후원 티켓이 따로 있어서, 소식을 듣고 10만원을 어른의 경제력을 보여주겠다는 야수의 심정으로 긁었습니다.

무려 2천여명이 참석했다고 하니... 미리 사둬서 정말 다행입니다.

남의 잔치에 너무 아이덴티티 뿜뿜하는 옷을 입으면 이건 실례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도 해봤지만, 뭐 그래도 사놓은 티셔츠 개시라도 해보자라는 맘으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입고 가봤습니다. 다른 몇몇 분들의 아이덴티티 뿜는 옷들을 보고 안심을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2015년 후기가 미디엄의 첫 글이었네요.


키노트1 : 파이썬과 다이아스포라

첫 번째 키노트는 홍민희 님의 세션이었습니다. 지난 세월부터 어떻게 파이썬이 세월을 흘러흘러 지나왔는지에 대해서 좋은 어조로 말하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은 펄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심금을 울렸습니다(?).

키노트2 : Back to the Basic

두 번째 키노트는 박현우 님. 컨퍼런스에 스태프/스피커로 참석하면서 드는 여러 소회감과 함께 급변하는 패러다임 안에서 프로그래밍 언어와 여타 기술들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어떻게 가져나갈 것인가 하는 고풍스러운 이야기였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도리어 현재의 고민 속에서 좀 더 방향을 생각해보고 싶은 입장이긴 합니다.

노가다 없는 텍스트 분석을 위한 한국어 NLP

요즘 한참 고민중이었던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준 세션이었습니다. 사용자 사전을 직접 수동으로 관리하는 일 없이, 사전에 없는 고유명사나 신조어를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하는 부분에서 머리에서 꽉 막혔던 것이 풀린 것 같았습니다. 공개할 수는 없는 제가 사용하는 방법이 더 시간과 비용면에서는 효율적일 것 같다고 넋두리도 해봤습니다.

언론사에서 개발자는 무슨 일을 하나요?

최고의 세션 중 하나였습니다. 개발자 겸 활동가. 언론사에서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런 성취에도 불구하고 기사는 기사내용이 더 중요하다라는 Q&A 때의 말이 더 와닿았습니다. 언론사에 개발자로 있는 지인을 둔 입장에서 매달 같이 술 마시면서 하는 이야기가 그런 이야기였거든요.

Python 게임서버 안녕하십니까 : RPC framework 편

RPC 이야기를 하면 최근에 관심을 갖고 있는 gRPC 이야기를 할 것 같아서 들어가 봤습니다. 역시 은탄환은 없다라는 격언이 떠오릅니다. 어떤 도구든 자기가 원하는 모든 것들을 커버해주는 그런 것들이 없다는 것이죠. 예전부터 그래왔지만 역시 비동기 프로그래밍의 중요성을 바닥에 깔아둔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2017 대선후보 TV토론 쪼개기 (Who Spoke When?)

조금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습니다만, 재미있었습니다. 교수님이 옆에 있을 때는 아하! 하고 알 것 같은 것들이, 교수님 AT필드를 벗어나게 되면 까먹듯... 뭔가 세션이 끝나고 멍... 해졌습니다.

aiohttp in Production

역시나 비동기 최고!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aiohttp를 소스코드 한땀 한땀 설명하는 매우 친절한 세션이었습니다. 그리고 몇몇 벤치마크들에 대한 소개까지...

[Dances with the Last Samurai] 개발자 없는 통계업무 부서에서 (Django)+(Pandas)+(Selenium)+(python-docx)으로 통계업무도구 만들기

제가 들었던 세션 중에서 최고였습니다. 비개발부서와 비개발자들이 하는 업무들. 그들의 업무루틴이 흔들리는 것들에 대한 불안함에 대한 이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황들을 돌파해야만 했던 절실한 현실과 기존의 추세로 볼 수 있는 앞으로의 암담함.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 모든 것들이 완벽했습니다.

크게 박수를 치고, Q&A 시간이 되자 이 질문을 하고 싶어서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말씀하신 개인의 성취에 대한 조직이나 회사로부터의 어떤 보상이 있었나요?

발표자 분께서 마치 정해진 정답과 같이 "자부심?" 이라는 말과 그 뒤에 현실에 대한 말씀을 오프더레코드로 하셨는데, 그 이야기 역시 매우 공감하는 부분이었던지라 감사함을 표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Advanced Computer Graphics and VFX: Optimizing Physically-Based Simulation with Machine Learning-Based Methodology

Pixar의 Technical Director로 일하고 계신 박정욱님의 세션. 발표 내내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너무 굉장한 스케일에 압도되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발표자 본인께서도 언급을 피해달라고 하셔서 줄이겠습니다. 마침 렌더링 쪽에도 관심이 있어서 어떨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갔었는데, ‘역시 세상은 넓고 깊구나’하고 겸손해졌습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

PyCon 뿐만 아니라, 모든 테크 컨퍼런스는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는 곳입니다. 당신은 그런 말 할 자격이 없어요.

여태껏 제 자신을 개발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실 최근에 회사를 옮기면서 '개발자'가 아닌 전혀 다른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조금 한걸음 뒤에 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이번 파이콘에 참석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좋은 행사에 개인 후원으로 참석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믿음과 신뢰의 인사이트 책을 샀습니다
그리고 믿음과 신뢰... 그 영광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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