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서류 전형에서 떨어졌을까?

어제 저녁 문득 메일함을 열어보니 2016년 동안 300개가 넘는 디자이너 지원서가 쌓여있었습니다. 직종은 UI 디자이너, 프로모션 디자이너, 브랜드 디자이너, 영상 디자이너 등으로 다양했습니다.

그 중 ‘나도 과연 이 정도의 열의와 관심을 가지고 작성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반성이 되는 글도 있었지만, 형편없이 작성된 지원서가 훨씬 많았습니다. 심지어 우리 서비스를 아직 한 번도 써보지 않았다고 자랑스럽게 쓴 분도 있었죠.

그렇다면 어떤 지원서가 면밀히 보게 되고, 어떤 지원서가 빠르게 휴지통에 쌓이는지 그 차이가 궁금해졌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3가지의 차이가 있었고, 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써보기로 했습니다.


1. 오타 없애기

유독 디자이너들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는 정말로 오타가 많습니다. 글을 쓴 뒤 퇴고를 소홀히 한 것일 수도 있고, 스크린샷을 배치하고 레이아웃을 구성하는데 에너지를 더 쓴 것일 수도 있겠죠. 보통 오타 한두 개쯤 있고, 심하면 문단마다 오타가 발견됩니다. 물론 오타가 하나도 없게끔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그 사람의 첫인상이기 때문에 오타가 많이 있으면 그만큼 신뢰가 떨어지게 됩니다. 오타보다 심각한 것은 회사 이름을 잘못 쓰는 경우인데, 포트폴리오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표지에 다른 회사의 이름이 써져있다면 면접 진행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아래는 오타의 예시입니다.

  • Desinger, Desiner, Portpolio : 첫 줄에서 오타를 내는 경우
  • Adobe Illustration, Potoshop : 제품 이름을 틀리는 경우
  • 지원한 회사 이름을 틀리는 경우, 또는 다른 회사의 이름을 쓰는 경우

직접 오타를 점검하는 것도 좋겠지만, 친구에게 검토를 부탁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은 눈에 익숙해져서 쓱 읽으면서 알아채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죠.

아래 사이트에서 오타와 띄어쓰기를 한 번 확인하는 것도 좋습니다.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 http://speller.cs.pusan.ac.kr/PnuWebSpeller/

2. 지원할 회사에 대해 공부하기

회사는 개인의 삶에서 아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그만큼 어떤 회사인지, 내가 무슨 일을 하게 될 것인가가 삶의 만족, 행복과 직결됩니다. 사실 회사 직원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소 몇 년간 팀으로서 함께 일할 사람이기 때문에 직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지원할 회사에 대해 잘 모르고 입사하는 것은 지원자와 회사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특히 UI/UX 디자이너는 해결할 문제를 정하는 역할까지 겸하기도 합니다. 만약 제품과 서비스에 관해 높은 관심이 있지 않다면 아예 문제를 정의할 수 없거나, 문제를 잘못 정의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지원할 회사에 관련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습득해야 합니다. 아래와 같이 몇 개의 기준을 정해서 해보면 좋습니다.

  • 회사의 제품을 의식적으로 많이 써보기 + 제품의 장/단점 생각해보기
  • 주변에서 제품을 써 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기
  • 회사와 관련된 기사 찾아보기
  • 회사 웹사이트 읽어보기

네, 아주 기본적인 것들입니다. 모두 다 해도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도 이 회사가 들어갈 만한 회사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설령 관심이 없어져서 지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합격 후에 찾아올 불행(?)을 피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미리 회사에 대해 공부해 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여 지원서에 넣는다면,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 지원자가 회사에 대해 어떤 부분에 관심이 있는지, 무슨 일을 잘할 수 있을 지 가늠해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지원자가 입사한 이후에 어떤 일을 담당하게 될 것인가가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지고, 채용될 확률도 올라가겠지요.

3. 본인만의 강점 드러내기

자신이 지닌 강점을 드러내는 것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어떤 점’을 ‘어떻게’ 표현할지가 관건입니다. ‘저는 성격이 온화합니다’, ‘저는 친화력이 좋습니다’, ‘저는 성실합니다’, ‘저는 언제나 배우려고 노력합니다’라는 말은 사실상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은 매우 상대적인 개념이고, 나중에 면접에서 알게 되거나 같이 일해보면서 알게 되는 특질이기 때문이죠.

반면 아래와 같은 내용은 채용 담당자의 눈길을 끕니다.

  • 지원한 회사와 비슷한 필드에서의 구체적인 경험
  • 회사의 부족한 부분에 대한 분석과 그것을 채워줄 수 있는 자신만의 경험/관점
  • 자신의 능력이 회사와 어떻게 시너지가 날지에 대한 예상

회사 업무와 관계가 없는, 복사-붙여넣기 한 내용이 가득한 지원서를 읽으면 힘이 빠집니다. 채용 담당자는 ‘지원자가 팀에서 어떤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지원서를 읽습니다. 그래서 그 회사와 관계되어 있는 경험과 관점을 구체적으로 적는다면 분명 여러 번 읽히는 지원서가 됩니다.

아, 포트폴리오에 모든 작업을 다 넣지 않고 회사/업무에 특화해서 선별적으로 넣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채용 과정은 지원자와 회사 모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만약 지원자가 훌륭한 능력과 열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그를 알지 못하고 놓쳐 버린다면 서로에게 매우 불행한 일이겠지요. 저는 이 글이 제가 좋은 분을 놓칠 확률을 조금이라도 줄여준다면 굉장히 보람이 크리라 생각합니다.

One clap, two clap, three clap, forty?

By clapping more or less, you can signal to us which stories really stand 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