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미? 그게 뭐하는 앱인데?

알라미를 5년간 서비스하며 항상 듣는 질문이 있다.

처음 뵙는 분들의 경우, “알람 앱이요? 그럼 간단하지 않나요?”
오랜만에 뵙는 분들의 경우, “아직도 알람 앱 하고 있어요? 아직도 할 게 있나요?”

항상 여기에 대해 답변을 하면서 ‘정리를 한번 해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이참에 정리를 한 번 해보려고 한다.

일단 알라미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알라미는 사용자를 무조건 깨우는 컨셉의 알람 앱이다. 알람이 울리면 알람을 해제하기 위해 수학 문제를 풀거나 폰을 흔드는 등의 지정된 미션을 수행해야만 한다.

알라미의 또 다른 이름이 Sleep if you can 이다

여러 알람해제 방법 중 강력한 게 바로 사진으로 알람해제로, 알람을 해제하려면 지정된 장소의 사진을 찍어야 한다. 만약 화장실을 찍어두었다면 화장실까지 가야만 알람을 해제할 수 있다 (심지어 집 밖의 장소를 찍어두는 사용자분들도 있다).

알람해제 후 침대에서 다시 잠드는 분들에게 추천!

알라미가 풀려고 하는 문제가 사소하고 지엽적으로 보이지만, 이 문제에 집중한 덕분에 초기에 소수의 사용자가 사랑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으며 더욱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앱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하면서 YC의 샘 알트만이 말한 “소수의 사용자가 사랑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사랑하도록 확장하는 일이,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사랑하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에 대해 격하게 공감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많은 분이 알라미를 좋아해 주셔서 투자 없이도 잘 성장할 수 있었으며 92개국 앱스토어 카테고리 1위, 1300만 다운로드 등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알라미가 지금까지 이룬 작지만 뿌듯한 성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알람앱을 왜 그렇게 길게 하고 있는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리를 해보았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몇 가지만 꼽아 보았다.


1. 기술적 어려움

“알람이 기술적으로 어려울 게 있나? 그냥 만들면 되는 거 아니야?” 나 또한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고, 현재 팀원들 역시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알람 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하게도 제시간에 울리는 것인데, 이 부분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제조사 별로 롬을 커스터마이징 하면서 예상치 못하는 상황이 수도 없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삼성 폰의 경우 시스템 앱이(e.g., 스마트매니저) 경우에 따라 알람이 울리지 못하도록 막는 일이 있고, 중국이나 인도의 많은 폰들에서는 앱에 내장된 메모리 정리 앱이 작동되면서 알람이 안 울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외에도 여러 이슈가 있으며 이런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제조사의 폰을 직구해서 일일이 테스트를 진행하고 해결방법을 고안해 나가고 있다 (테스트를 하며 세상엔 정말 특이한 폰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테스트폰 사진 (70여 종의 다양한 제조사 테스트폰이 있다)

안드로이드는 수많은 폰들이 있으니까 그렇다고 치자, 아이폰은 어떨까? 아이폰은 더욱 가관이다. 아이폰에서 무음모드 중 알람을 울리기 위해서는 앱이 백그라운드에서 살아 있어야만 한다. 다시 말해서 무음모드에서 알람을 울리려면 24시간 내내 알람 앱이 실행되고 있어야 한다는 소리다. 이는 아이폰 기본 알람을 제외한 모든 알람 앱에 해당되는 이야기인데, 그 때문에 대부분 알람 앱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꼼수(?)를 쓰며 백그라운드에서 계속 돌아간다 (그렇지 않은 알람 앱들은 무음모드에서 진동만 울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배터리 사용량과 백그라운드에서 죽었을 때 대응 등에 대한 다양한 이슈를 처리해야 하며 생각보다 쉽지 않다. 기술적인 이야기가 길어지면 재미없어지므로 나중에 자세히 한 번 정리해보려 한다.

결국, 이러한 기술적 이슈들을 꾸준히 해결하고 있는 알람 앱이 생각만큼 없으며 그 결과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 모두 상위 알람 앱 중 최고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아래는 2017년 8월 28일 “알람” 검색시 나오는 최상위 3개 알람 앱의 평점 비교).

플레이스토어 (왼쪽부터 Top1~Top3이며, 가장 왼쪽이 알라미)
앱스토어 (왼쪽부터 Top1~Top3이며, 가장 왼쪽이 알라미)

2. 글로벌화

글로벌하게 알라미를 사용하게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해오고 있는데, 그 중 한 가지가 바로 로컬라이징이다. 처음에는 번역가를 통한 단순 앱 번역으로 시작했지만, 더욱 자연스러운 번역과 문맥을 사용하기 위해 꾸준히 사용자 참여 번역을 받아오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Alarmy translation 페이지를 직접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최대한 편하게 번역에 참여할 수 있도록 꾸준히 개선해오고 있으며, 번역 페이지를 만든 후에 더욱 많은 사용자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었다.

사용자 참여 번역 페이지 버전 1.0
사용자 참여 번역 페이지 버전 2.0

덕분에 많은 언어로 로컬라이징을 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 현재 알라미는 57개 국어를 지원하고 다양한 국가들에 골고루 분포된 85%의 해외 사용자를 가지고 있다.

3. 광고 최적화

알라미의 주 수익원이 광고이기 때문에 광고 최적화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광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수십 개의 광고 네트워크를 테스트하고, 효율 분석 후 선별적으로 사용한다. 지금도 효율을 고려해 10~20개의 광고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있으며(S2S 방식 포함), 매주 효율에 따라 우선순위를 조절하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붙이거나 기존의 네트워크를 제거하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지면 별 refresh rate 조절, frequency cap 조절, 광고 포맷 A/B 테스팅, 광고주의 비딩가격을 고려한 CPM floor 설정 등 다양한 전략을 테스트 해보고 효율을 비교하고 있다. 덕분에 모펍(트워터의 광고 플랫폼) 케이스 스터디에 실리기도 했다.

사용자도 꾸준히 늘어 왔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가 되진 않지만, 사용자 성장률에 비해 더욱 가파른 수익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알라미는 Mopub을 primary SSP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위에서 언급했듯이 85%의 사용자가 해외 사용자이기 때문에 한국의 광고영역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국가의 광고영역도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주요국가의 경우에는 해당 나라의 로컬 광고 네트워크와 컨택하여 테스트를 진행하거나 해당 나라를 대상으로 위에서 언급한 여러 전략을 테스트해보는 작업들을 진행한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상황들이 많고 수익과 직결되는 부분이라 정확도를 필요로 하며, 이를 위해서 필요한 부분은 자동화하고 내부 툴을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사용중인 광고 네트워크들의 성과를 한곳에서 비교하기 위해 만든 내부 툴 (민감한 지표들은 삭제)
Power BI를 이용해 매주 나라별 원하는 지표를 트래킹하고 있다 (위는 지표 트래킹을 위한 차트 예시)

처음엔 간단하게 CPI, CPC, CPM, fill-rate, ecpm, mediation 등에 대한 개념만 가지고 광고를 시작하여 지금까지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많은 것들을 배웠다. 하지만 아직도 배울 것들과 해볼 것들이 한참 남았다. 정말 에드테크(Ad tech)는 어려운 것 같다.

대한민국 모바일 광고 생태계 지도 (출처: 모비데이즈), 해외까지 합치면 더욱 많아진다.

4. A/B 테스팅

특정 버튼이 초록색인 것이 클릭률이 높을까 빨간색인 것이 클릭률이 높을까? 버튼의 색을 변경해보거나, 문구를 변경해보거나, UI 구성을 변경해보는 등 사실 마음만 먹으면 수많은 A/B 테스팅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테스팅에 들어가는 코스트와 예상되는 결과의 파급력 등을 고려하여 제한적으로 테스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한 가설들을 아직도 모두 검증해보진 못했다.

그래도 지금까지 내부적으로 여러 A/B 테스팅을 해왔다. 예를 들어, 광고 형태를 비교하여 광고효율(ecpm)을 15% 증가시키거나, 앱 내 문구 변경으로 원하는 지표의 달성률을 50% 올리기도 했다.

종료 배너 영역의 네이티브 광고와(좌) 300x250 배너(우) 예시

조금 더 간단한 예시로 플레이 스토어 앱 등록정보에서 “SLEEP IF U CAN 😈#1 among top alarms”“SLEEP IF U CAN 😈 The most constantly used alarm in the world” 중 어떤 문구에 사람들이 더 많이 반응해서 다운로드가 일어날까? A/B 테스팅 전에는 알기 힘들다 (결과는 후자가 최대 7% 높은 다운로드를 기록하였다).

플레이 스토어 등록정보 예시

다행히 플레이스토어에는 간단하게 스토어 등록정보를 A/B 테스팅 해볼 수 있다(애플 분발해라). 2017년 상반기에 진행한 플레이 스토어 A/B 테스팅만 수십 가지이며, 그 결과 아래와 같은 전환율 개선을 이루어 냈으며 덕분에 구글 앱 액설런스 프로그램 앰버서더로 선정이 되기도 했다.

스토어 등록정보 A/B 테스팅 리스트 중 다운로드 전환율이 개선된 사례들

스토어 등록정보 A/B 테스팅은 많은 모바일 앱이 어렵지 않게 지금 바로 실행할 수 있으니 한 번 해보시길 추천한다. A/B 테스팅 관련하여 진행했던 여러 가설과 결과에 대해서는 따로 한번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추가됨: 알라미 A/B 테스팅 일지#1]

5. CS(Customer service, 고객 대응)

서비스가 커지면서 사용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귀찮아지고, ‘이런 걸 왜 물어보지?’, ‘요청하는 모든 기능을 앱에 넣어줄 순 없어!’라는 생각이 들면서 CS에 소홀해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CS가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돈을 들여 사용자 인터뷰를 하거나 사용자 설문조사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직접 서비스를 사용하며 나온 피드백들 역시 큰 의미를 가진다. 직접 CS를 처리하면 사용자들이 우리 앱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고, 어떤 니즈가 있으며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 정말 잘 알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 왔기 때문에, 최근까지(5년간) 사용자들에게 답장을 보내거나 스토어에 댓글을 다는 것까지 모두 대표인 내가 처리해왔다 (알라미에서는 매일 1000여 개의 별점이 쌓이며, 100여 건의 메일이 온다).

이런 CS 작업들은 사용자의 의견을 파악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실제로 다운로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토어 리뷰의 최상단에 1점짜리 리뷰가 있으면 다운로드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종종 아래와 같은 경우들이 생긴다.

스토어 최상단에 1점짜리 리뷰가 있는 앱 예시

이런 경우 ‘좋아요’를 많이 받아 오랫동안 상위리뷰로 남아있어 골칫거리가 된다. 하지만 알라미에서는 빠른 대응과 소통으로 최상위의 1점짜리 리뷰가 5점짜리 리뷰로 둔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최상위에 ‘좋아요’를 여러개 받은 5점 짜리 리뷰가 생긴다!).

알라미 최상단에 있던 불만 리뷰 예시. 재빠른 대응을 통해 오히려 “Great support” 이라는 긍정적인 리뷰로 바꼈다

실제로 플레이 콘솔의 알라미 리뷰 데이터를(한 달 어치) 보면 아래와 같이 리뷰에 답글을 달면 1.4점의 별점이 올라가는 반면 답글을 달지 않은 리뷰는 반대로 0.2점의 별점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댓글을 단 리뷰들이 대체로 불만 댓글이었기 때문에 차이가 이렇게 극명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이 있을 수 있구나 정도로 참고하시길 바란다.

최근엔 CS가 너무 많아져 다른 팀원에게 넘겼지만 아직까지도 매우 중요한 작업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답장을 직접 보내진 못하더라도 모든 메일과 불편함을 표시하는 리뷰는 매일 읽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개발자들도 매일 CS를 꼼꼼히 확인하고 사용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추가로, 위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간중간 팀에서 필요한 서비스는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우리의 요구사항들과 딱 들어맞는 솔루션이 있다면 해당 솔루션을 사용하지만 딱 맞는 솔루션일 없는 경우, 장기적으로 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보고 자체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만든다 (뒤 돌아 생각해보면, 이렇게 구축한 자체 서비스가 팀 내부의 생산성을 높여줘서 결과적으로는 좋은 선택인 경우가 많았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사용자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주위에서 보기에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모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계속해서 여러 작업이 일어나고 있다 (아래 그림이 우리의 상황을 잘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겉으로 보기엔 편안해 보여도 물 밑에서는 열심히 헤엄치고 있다 (사진: 출처링크)

알라미뿐 아니라 모든 앱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지만, 어떤 앱이든 퀄리티를 높이는 것에는 한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오고 있고 그 결과 다행히 매년 몇 배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할 일이 아주 많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