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는 영어 공부 어떻게 해요?

Jaeho Yoo
7 min readMar 26, 2023

3줄 요약

  • 요즘엔 기능이 뛰어난 영어 공부 앱이 많아요. 하나만 꾸준히 파봅시다. (저는 ‘말해보카’ 고인물 입니다.)
  • 일상에서 영어를 많이 써보려고 노력했어요. 저는 영어로만 대화하는 카톡방을 운영해봤어요.
  • 업무에서도 영어를 말해볼 수 있어요. 깃헙은 개발자들이 영어 공부하기에 최고의 공간이니까요.
Statue of Liberty, NY

개발자에게 ‘영어 공부’ 란 무엇일까요?

공식 문서를 읽을 때도, 변수명을 지을 때도, 구글링을 할 때도, 심지어 ChatGPT 랑 대화를 할 때도 우리는 영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매일매일 영어를 사용하지만, 이상하게 실력이 늘지는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비슷한 문장 구조, 제한된 단어들만 사용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러면 의도적으로 영어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하면 좋다는 건 알지만, 할 시간은 없는 게 개발자들이죠. 😂

왜냐면 회사에서는 개발하기 바쁘고, 퇴근 후에는 간단한 운동이라도 하면 ‘갓생’ 이죠. 저도 보통은 유튜브 보며 휴식을 취합니다..ㅎㅎ

어쨌든, 이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제가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해온 방법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말해보카 고인물

제가 약 2년 전에 처음 Swift 문법을 공부할 때, 영어로 빽빽-한 문서를 마주하니까 살짝 멘붕이었습니다.

영어를 못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전성기 때 토익 945점 받은 적 있음)

저는 영어권 국가에 여행도 가본 적이 없는.. 그저 입시용 K-영어에만 익숙한 사람이었어요.

그러다 기술적인 용어들로 가득한 공식 문서를 읽고 체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바로 위기감이 느껴졌습니다.

예를 들면, “succinct(간결한)”, “explicit(명시적인)”, “transient(일시적인)” 이런 단어들이 생소했습니다.

사실 대단히 어렵지는 않고, 의식하지 않고 여러 번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외우게 될 단어들이지만, 저는 앞으로 평생 iOS 개발자로 살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좀 더 장기적으로 공부하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영어 학원을 다니기엔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 간편하게 앱으로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조금씩이라도. 매일매일.

결국 저는 말해보카 라는 앱에 정착했습니다.

이 앱은 ‘영어 단어’ 를 암기하는 데 특화된 앱인데요.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학습 경험 설계가 되게 잘 된 앱이에요. 적절한 게이미피케이션이 계속 동기부여를 주더라구요.

저의 말해보카 기록

처음 말해보카를 유료 결제한 이후로, 저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일매일 공부를 해오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2023–03–26 기준으로 582일 째이고, 학습한 단어는 2,770개로 나오네요!

이제는 완벽하게 습관화가 돼서, 출근길 지하철에서 10분 씩 투자하며 기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9개월이 지났네요.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

(추가) 2023–12–11 기준으로 842일 째, 학습한 단어 3,707개를 기록 중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영어 공부 앱인 SPEAK 도 시작했어요. 100일 정도 했네요.

일상에서 영어 많이 쓰기

근데, 영어 단어만 꾸준하게 외운다고 실력이 늘지는 않을 것 같더라고요.

Reading 실력은 늘더라도, 여전히 Writing 은 어렵고, 특히 Speaking/Listening 은 챙기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꾸준히 영어를 사용해보고 싶은데.. 학원이나 소모임엔 여전히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그냥 개발자들 끼리 모여서 ‘영어로만’ 대화하는 공간은 없나..?

이런 생각을 하다가..

제가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들의 글쓰기 커뮤니티인 글또에서 영감을 받아, 직접 커뮤니티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잉지니어 베타테스터

모임의 이름은 <잉지니어> 였고, 간단하게 기획해서 베타테스터 8명으로 시작했습니다.

Rule 은 간단했습니다. 카톡방에 모여서, 매일매일 5문장 이상의 영어를 이야기하는 것이죠.

그 날 공부한 기술에 대해 짧게 설명해도 좋고, 평범하게 그 날 일기를 영어로 써도 좋았습니다.

뭐든 서로 영어로 이야기하자는 컨셉이었어요. 😄

<잉지니어> 베타는 3주 정도 짧게 운영되고 지금은 종료됐습니다.

참여해주신 분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더 촘촘하게 기획해서 다시 시작해보려 해요.

다시 시작할 때는, 영어 사용량을 늘리고 싶은 개발자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미디엄에 다시 홍보글을 올려볼게요. ㅎㅎ

업무에서 영어 많이 쓰기

바로 위의 소주제는 “일상에서 영어 많이 쓰기” 였는데요.

사실, 개발자들은 업무에서도 영어를 많이 써볼 수 있어요.

깃헙이라는 공간에 널린 게 외국인 개발자들이니까요.

지난 글인 오픈소스 컨트리뷰터의 삶 에서 얘기했지만, 저는 오픈소스 컨트리뷰션을 적극적으로 하는 편입니다.

이를 위해선 PR 을 영어로 적어야 하고, 궁금한 게 있으면 Discussion 에 영어로 글을 올려야 합니다.

깃헙이야 말로 영어 공부를 위한 최고의 공간

깃헙이야 말로, 개발자들에겐 영어 공부를 위한 최고의 공간이더라구요.

내가 좋아하는 기술/라이브러리에 대한 지식도 늘리고, 영어 실력도 좋아지고.. 완전 killing two birds with one stone 입니다.

하지만 이런 고민이 들 수도 있어요.

제가 영어를 진짜 못해서.. 영어로 뭔가를 물어보기가 겁이나요.

하지만 이럴 때, ChatGPT 를 활용할 수 있어요!

저도 영어에 막 자신이 있는 편은 아니라서, 초안은 일단 제가 쓰고 ChatGPT 에게 피드백을 부탁하고 있어요. ㅎㅎㅎ

위 캡쳐 처럼, “please feedback my English sentences.” 라는 명령과 함께 초안을 보내는 거죠.

솔직히 ChatGPT 의 도움만 있으면, 깃헙에서 외국인 개발자들과 의사소통 하는 건 전혀 문제 될 게 없겠더라구요.

물론 이건 온라인에서 비동기적으로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이라서 가능한 거고, 저는 오프라인에서도 외국인들과 적당히 편하게(?) 영어가 가능한 수준이 되고 싶어요.

너무 ChatGPT 에 의존하면 안 되겠죠. 적당히 피드백만 받고 결국엔 나의 영어 사용량을 늘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도 꾸준히 개발자의 영어 공부 방법론은 이어집니다..!

왜냐면 제가 재직 중인 현대자동차에서, 앞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는데, 이때 개발자 몇 명을 미국이나 유럽에 보낼 계획을 하고 있어서 입니다.

해외 출장 가는 개발자..? 이거 꿈 아닌가요? ㅎㅎㅎ 커리어에 있어서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해요.

언젠가 해외 출장 이야기를 올리는 그 날 까지, 영어 공부 꾸준히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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