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우연히 누른 데이터 삭제 key 덕분에 ‘미디움’으로 이사를 오게됐다. 실수였는지 운명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분명 하늘의 뜻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절대로 복구될 수 없으니 한번 더 생각해보고 삭제하라는 경고 멘트를 무시하면서까지 삭제 버튼을 눌렀을 리 없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계획이었다, 고 믿는 편이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훨씬 더 정신건강에 좋다. 7년여의 시간동안 꾸준히 써왔던 700여개 이상의 내 글(추억, 혹은 기억)이 한순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어찌 속상하지 않겠는가? 그 속상함이야 이루말할 수 없지만 어쩌겠는가.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흘러간 것은 흘러간대로, 삭제된 것은 삭제된대로. 잊어버려야지.

문득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라는 곡이 떠올랐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라고 노래했던.

모든 사랑은 어쩌면 비극이고, 그대는 (당연히) 내가 아니라 끊임없이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상처를 주고(줄 것이고), 추억은 다르게 적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사랑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나는 모든 것을 잃었던 그 지점-but, another platform-에서 다시 일어설 생각이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오늘은 내일이면 과거가 될지라도 오늘이라는 자체로 소중하다. 그러한 이유로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비록 과거가 될지라도 소중한 오늘을 그냥 흘려버릴 수는 없는 까닭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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