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와 ERC721 토큰에 대한 숨겨진 진실

Yim Kyunghee
5 min readJul 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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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키티(Cryptokitties)의 성공은 NFT(Non-Fungible Token)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기회를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NFT와 ERC721 프로토콜이 마치 마법같이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게임 경험을 선사한다고 과대평가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블록체인 게임들의 특징은 유저들이 아이템의 가치 상승을 이용하여 수익을 얻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고, NFT는 여기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주제에 관하여 두 가지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하나는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현재 ERC721로 정의되는 NFT의 기술적인 문제이며, 다른 하나는 대체할 수 없는 게임 자산의 수요에 대한 시장 논리의 문제입니다.

중앙 서버에 저장되는 자산의 고유한 특성들

NFT로 통용되고 있는 고유한 아이템은 서버에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에 실제로 기록되는 것은 이 아이템의 고유한 특성이라기 보다 단순한 숫자입니다. 즉, 아이템의 고유함과 희소성을 증명하는 데이터들을 정의하고 저장하는 것은 중앙 서버라는 것이죠. 때문에 게임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회사가 파산하는 경우 사용자들이 블록체인 상에 소유하게 되는 것은 자신들이 구매한 귀엽고 신기한 고양이가 아닌 단순한 숫자가 됩니다. 지금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을 지 모르지만, 하지만 어느 한 게임이라도 서비스가 종료되고 유저가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심각성은 부각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는 NFT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모든 게임들이 해결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인 이유입니다.

자산의 소유권과 사용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유저가 경험하기 위해 개발사가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하는 것은 자산의 고유한 특징을 블록체인에 기록할 수 있도록 하였는가입니다. 블록체인에 1, 2 또는 9를 소유하는 것은 유저에게 그 어떤 특별한 경험도 줄 수 없습니다. 서버가 사라지면 고유한 단순한 숫자 더미가 되어버리는 데이터를 그 어떤 유저가 자산이라고 생각할까요? 적절한 표준을 갖추지 못한 ERC721은 이 질문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을 수 없습니다.

아이템의 생성, 그리고 희소가치의 평가는 유저들에 의해 이루어지는가?

NFT를 만드는 개발사들은 유저에게 아이템의 고유함과 희소성으로 그 가치를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 희소성과 고유한 가치는 개발사가 결정한 것일 뿐이고 그 ‘고유함’은 개발사의 중앙 서버에만 담겨 있습니다. 가치를 판단함에 있어 유저의 경험과 생각들이 개입할 여지가 많지 않기에, 개발사의 결정에 쉽게 공감하기 힘듭니다. 크립토키티를 비롯한 대부분의 수집형 크립토 게임들이 다른 인디 게임들과 비교해봐야 초라한 200~400 남짓의 DAU를 보여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처음에는 유저의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했지만 딱 거기까지 였습니다.

디지털 자산의 희소가치와 고유함은 시장이 결정해야 합니다. 이렇게 결정된 희소가치만이 자연스럽게 객관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ERC721에서 드러난 기술적인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합니다.

가치는 공급자가 아니라 시장이 평가하고 객관적으로 만듭니다

고크립토봇(GoCryptobot)의 개발과 서비스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게임 아이템의 고유한 가치는 사용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아이템은 처음부터 NFT의 특성을 갖습니다. 좀 더 쉬운 예제를 들어봅시다.

야구공을 만드는 회사가 있습니다. 모든 야구공은 각각 나름의 색상을 갖고 있습니다. 회사는 이 야구공들의 유일무이하고 독특한 색상들이 다른 야구공과 가치를 달리 하는 이유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 말에 소비자들이 공감할까요? 공의 가격이 올라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잠깐은 통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가치가 없는 이 비즈니스는 절대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또 다른 공장은 한 종류의 야구공만을 만들어 1 달러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싸구려 공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 평범한 비즈니스에 시나리오가 더해지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Michael Trout가 MLB 올스타 게임 2018에서 이 공 중 하나를 사용하여 첫 홈런을 친 다음, 그 공에 싸인하여 한 팬에게 주었다고 해볼까요? 공 자체는 다른 평범한 공과 다를 게 없지만 이 때부터 시장에서는 매우 희귀한 단 하나의 공이 됩니다. 특히 Michael Trout의 팬이라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이 공을 갖고 싶을 겁니다. 가치는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사건들을 통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MLB가 사라져도, 선수가 은퇴를 하더라도 공에 담긴 이야기는 영원히 남을 것이고 시장은 그 이야기에 기꺼이 높은 가치를 부여할 것입니다.

결론

해결책은 명확합니다. 블록체인에는 NFT의 가치가 제대로 형성될 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트랜잭션이 필요합니다. CodeChain에는 사용자가 체인에 특별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추적할 수 있게 해주는 트랜잭션을 도입했는데, 야구공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템의 고유함이 중앙 서버에 생성되거나 저장되지 않고 온체인에 데이터를 기록하고 만듦으로써 일반 토큰을 NFT로 변환하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크립토키티로 대표되는 NFT가 더 큰 혁명의 시작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모든 새로운 큰 기술은 장난감에서 시작되지만 이로 시작하는 기술과 사업모델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만큼 진화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이 가능하려면 현재의 문제를 적절하게 인지하고 해결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NFT에 대한 맹신에 앞서 NFT를 올바르기 표현하기 위해 현재의 기술적 한계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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