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에 가면 반드시 먹어야 할 ‘졸로프 라이스’

김치볶음밥의 세계화를 위협하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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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min readJan 30, 2019

지금까지 아프리카 음식에 대해 몇 번 다뤘지만, 오늘은 내가 젤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젤 그리운 아프리카 음식이 뭐야?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막힘없이 대답한다.

그건 지금도 젤 먹고 싶은 음식, 바로!

“Jollof Rice” 졸로프 라이스!

wow

내 사랑 ‘졸로프 라이스’는 서아프리카 음식 중 가장 유명한 음식 중 하나로 세네갈, 감비아, 가나, 나이지리아, 라이베리아 등의 나라에서 먹는다.

한국에서도 김치 볶음밥이랑 비슷하다고 많이 알려져있는데, 실제로 색감이나 겉모습이 비슷하긴 하다.

‘졸로프’라는 이름은 세네갈과 감비아의 ‘Wolof 월로프’ 사람들의 이름을 따라 지어졌다고 하는데, 월로프 사람들은 ‘Jolof Tribe 졸로프 족’이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나도 졸로프 부족이 되고 싶다…)

하지만, 정작 세네갈이나 감비아에서는 ‘베나친’ 이라고 부르기도 하나, 주변 국가들로 퍼져 나가면서 ‘졸로프’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게 된 것 같다.

세네갈은 저기 서쪽 끝에 위치해 있다

졸로프 라이스는 나라별로 사용하는 재료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재료는 쌀, 토마토와 토마토 페이스트, 양파와 고추다. 그 외에 고기와 채소, 현지 향신료를 더해서 완성한다고 보면 되는데, 생각보다 맵다! 내 생각엔 김치볶음밥보다 더 매운 것 같다.

딱 봐도 좀 매워보인다

그럼, 어떻게 먹는거야?

한국에서도 같은 밥이라도, 쌀밥에서 볶음밥이 되면 메인 메뉴가 되기도 하듯이, 보통 서아프리카에서도 졸로프 라이스를 메인으로 해서, 튀긴 플랜틴(plantain), 샐러드, 고기를 곁들여서 먹는다. 아래 사진에는 졸로프라이스와 함께 튀긴 플랜틴과 생선 요리가 추가되어 세팅되어 있다.

슬슬 진심으로 맛있어보이는 졸로프

나이지리아에서는 현지 식당에 가면 메뉴에 ‘Protein 단백질’이라는 카테고리가 있는데, 말그대로 단백질인 고기 종류가 적혀 있는 부분이다. 생선을 포함해서 치킨, 비프 등이 주로 있고, 그 중에서 추가해서 먹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가운데 대장처럼 자리잡고 있는 졸로프 형님, 이것이 서아프리카식 ‘판다 익스프레스’ 인가!

졸로프 라이스의 시작은 세네갈/감비아 였지만,
정작 ‘졸로프 라이스’에 자존심을 건 두 나라가 있다.

가나 vs 나이지리아

왼쪽 나이지리아, 오른쪽 가나 국기

어느 나라 졸로프 라이스가 더 맛있느냐의 싸움은 생각보다 훨씬 진지하고 중요한데, ‘졸로프 라이스 먹어보셨어요? 맛있었어요?’ 라는 질문은 외국에서 방문한 사람에게 꼭 물어보는 마치, ‘두유 라잌 김치?’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몇 년전,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가 나이지리아에 갔을 때, 행사장에서 “졸로프 라이스 먹었는데, 너무 퐌톼스틱 했어요’ 라며 외교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가나 졸로프가 더 맛있는다는 가사의 뮤직비디오 ㅋㅋ

뭐가 다른데?

일단, 주로 사용하는 쌀 종류가 다르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찐쌀 Parboiled rice’를 많이 쓰고, 가나에서는 흔히 날리는 쌀이라 불리는 바스마티, 쟈스민 쌀을 쓴다.

이 외에도, 매운 정도도 조금 다르긴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가나에서는 만드는 과정에서 고기를 함께 볶는 경우가 많은데, 나이지리아에서는 따로 요리한 고기를 나중에 추가하는게 큰 차이점인 것 같다.

샘오취리 덕분에 유명해진 졸로프, 고기가 같이 섞여있다.

대개, 나이지리아 사람 앞에서, ‘가나 졸로프 라이스가 더 맛있던데?’ 하면 열을 내기 마련인데, 내 나이지리아 친구 중에는 오히려 감비아나 라이베리아 졸로프가 젤 맛있다는 친구도 봤다. 역시 입 맛은 주관적이다.

졸로프 라이스, 나이지리아에 살면서 참 자주 먹었다.

운동하다 오는 길에 배고프다고 사 먹기도 하고,
KFC에서 치킨과 함께 나오는 Street Wise 2번 세트를 먹고,

나이지리아에도 KFC 있다는 사실!

생일때는 특별한 날이라고 해서 먹었다.

바로 오른쪽에, 야채로 뒤덮힌 것이 바로 날 위한 졸로프 라이스!

아! 나이지리아에는 ‘파티 졸로프’ 라이스가 있는데, 이건 말 그대로 파티를 위해, 장작불 위에 아주 큰 냄비(?)에다가 만드는 졸로프 라이스로 살짝 스모키한 맛이 더해지는게 매력 포인트다. 내 생일날 먹은 게 ‘파티 졸로프!’

장작불은 아니지만, 이 느낌이 파티졸로프!

그리고, 마지막에 바닥에 붙은 걸 긁어먹으려고 숟가락 들고 달려간다고 하는데, 한국에서 볶음밥 먹는 것과 비슷한 것이 신기하다.

둘 중에 뭐가 한국 볶음밥인지 모를 정도 ㅋㅋ

이태원에 두 군데 정도 서아프리카 식당이 있다고 들었다.

만 원씩 주고 사 먹기에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계속 가는 걸 미뤘지만, 글을 쓰다보니 너무 먹고 싶어져서 조만간 친구들을 데리고 가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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