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프리카야? (Why Africa?)

multilocal
5 min readJan 4, 2019

--

Photo by Mpumelelo Macu on Unsplash // 놀라지 마세요

‘어딜가나 현지인’ 이란 말은,
나를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면서 동시에 내가 젤 좋아하는 표현이다.

이 캐릭터로 살아오면서 꽤나 다양한 세계를 돌아다녔는데, #아프리카 를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Photo by Chen Hu on Unsplash // 사람들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아프리카 느낌

아프리카란 곳은 사람들에게 항상 멀고, 낯설고, 위험하고, 마지막에 가야할 여행지처럼 여겨지는 곳인데, 나는 그 곳의 8개 나라를 여행하기도 하고 살아볼 수 있는 엄청난 축복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주변 사람들로 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이거다.

“근데, 왜 하필 아프리카야??”

“언제부터 아프리카를 좋아하게 됐어?”

“어렸을 때 부터 ‘그냥’ 까만 사람이 좋았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 근처에는 출입국 관리사무소가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다양한 ‘외국인’을 볼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 외국인들은 유난히 ‘나’에게 길을 많이 물어 봤는데, 조금 하얀 피부의 사람이 길을 물어보면 대충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길을 알려주었고, 까만 피부의 사람에게는 친절히 출입국사무소까지 같이 걸어가 주었던 기억이 난다.

뭐, 내 나름대로의 #취향이자, 또 뭣 모르던 어린 나만의 “인종차별”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뭔가 더 도와줘야 할 것만 같았다던지 이런건 전혀 아니었고, 그냥 조금 더 편안한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나도 나름 brown 계열의 피부를 가졌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끌렸던 것이겠지.

중요한 건, 질문처럼 아프리카를 “왜”,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냐는 질문에 그럴싸하게 대답할 수도 있겠지만,
나의 솔직한 답변은 ‘나도 모르게, 그냥, 자연스럽게’ 이다.

어릴 적 한국에 살던 어린 아이가 까만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게 끌렸다는 건, 딱히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것도 90년대에)

게다가, 그때는 ‘그들’이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인지, 무슨 언어를 쓰는지도 몰랐으니까.

그렇게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흑인문화 에 젖어들었다. 특히, 흑인 음악과 농구에 푹 빠졌다.

어린 시절, 수없이 반복해서 들었던 명곡

친구들은 SG 워너비를 들을 때, 난 Fugees‘Killing me softly’ 를 듣고,
친구들은 교복을 줄일 때, 난 몇치수 큰 교복을 입었다.
친구들은 어떻게든 머리를 기르려 할 때, 난 삭발하고 헤드폰을 꼈다.
괜히 우울할 때면, 굳이 이태원에 있는 맥도날드에 갔다. (아래 인증샷 확인)

맥도날드에서 만난 브라더들과

어느날, 친구들과 NBA를 보다가 나만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는데, 친구들은 ‘흑인들은 다 똑같이 생겨서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라면서 내게 물어볼 때, 나는 뒷모습과 얼굴만으로 어떤 선수인지 다 알려줄 수 있었다.

물론, 이제는 그동안 갈고 닦아온 경험으로, 아프리카 사람을 보면 대략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동쪽인지 서쪽인지 정도는 구분할 수 있는 눈이 생겼고, 맞추는 재미가 쏠쏠하다.

돌이켜보면, 처음에는 사실 아프리카 보다는, ‘미국의 흑인 문화’에 빠진 거였지만, 그때는 지금보다 더더욱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학에 오면서, 처음으로 아프리카 친구들을 만나고,
아프리카에 역사적인 발을 내디며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첫 여정부터 하드코어하게, 아프리카의 북한으로 불리는 나라로…)

처음으로 나를 맞이해준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까만 사람이 좋아, 그들의 문화에 빠지고, 자연스럽게 까만 사람들이 주인인 대륙인 (물론, 다른 인종들도 많지만) #아프리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닫게 된 것은
나의 진짜 관심은 지역적 의미의 아프리카Africa 가 아닌,

형용사적 의미로써의 AFRICAN 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블로그의 주제는 ‘아프리카스러운 모든 것’ 이다.

아프리카의 사람과 문화 / 음악 / 음식 / 언어 / 영화 / 패션 등 어떤 것이든 말이다.

한국의 어떤 미디어에서도 거의 다루지 않았을 법한 내용으로,어느정도의 가벼움과 무거움, 객관성과 주관성이 잘 버무려진 컨텐츠를 기대해도 좋다.

‘아프리카스럽다’ 라는 것이 나를 움직여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르완다에서 맘대로 돌아다니던 시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