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5.js/ko를 런칭합니다!

Processing Foun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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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in readAug 1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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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p5js.org는 p5js.org/ko에서 한국어로 이용가능합니다.

2019년 공헌자 컨퍼런스에서 올리비아 로스(Olivia Ross) 는 ”비폭력적 크리에이티브 코드 작성 방법(How to Write Non-Violent Creative Code)”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반성적 사유로서, 참가자들은 영어, 그러니까 식민지적 활동의 일환으로 구축된 프로그래밍 언어를 번역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반추하였습니다.

다양한 언어와 관점을 허용한다는 건 p5.js를 보다 포용적인 커뮤니티로 만드는 데에 있어 필수적입니다. 번역은 모종의 ‘되찾는’ 행위이고, 새로운 아이디어 교환을 위한 다리를 제공하며, 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에이전시와 접근 권한을 제공합니다.

케네스 림의 2018년 p5.js 중국어 번역 프로젝트에 함께했던 경험은 제게 p5.js를 다시-배울 수 있는(re-learning) 새로운 기회가 되었습니다. (참고로, p5.js는 힌두어스페인어로도 번역된 바 있습니다.) 특히, 제 모국어로 번역된 p5.js 커뮤니티 성명서를 보며 저는 많은 힘과 강한 연대감을 느꼈습니다. 염인화와 김성현은 2020년 프로세싱 재단 펠로우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p5 for 50+ 프로젝트와 p5.js 웹사이트 번역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들의 멘토로서 p5.js/ko의 출시를 돕고 알리게되어 매우 자랑스럽고 기쁩니다.

치안치안 예 Qianqian Ye

한국어 초기 번역은 로렌 맥카시(Lauren McCarthy)님이 2019년 대한민국 광주광역시에서의 p5.js 워크숍을 기획하던 시기에 시작됩니다. 그 과정에서 초대된 송예슬님은 p5.js의 주요 함수 및 메소드, 그리고 스테이징 페이지를 번역하였습니다. 예슬님의 번역 자료는 로렌 작가님의 워크숍 자료로서 사용되었으며, 예슬님의 번역 경험은 p5.js 1.0 출시 기념 행사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당시 로렌 작가님의 제작 어시스턴트로 일했던 염인화는 p5js.org의 한국어 번역 완성 작업에 자원하였고, 그의 동료인 김성현과 함께한 2020년 프로세싱 재단 펠로우십을 거쳐 웹사이트의 상당량을 번역했습니다. 웹사이트 한국어 번역 완성은 염인화 & 김성현의 펠로십 프로젝트인 “p5 for 50+”의 주요 성과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프로세싱 재단의 애드버커시(advocacy) 디렉터인 요한나 헤드바(Johanna Hedva)가 함께한 염인화와 김성현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요한나 헤드바(Johanna Hedva): 안녕, 인화, 성현! p5js.org에 한국어로 접속할 수 있게되다니 굉장히 신나네요!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p5.js를 한글로 한국어로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랐는데요, 달성해야할 큰 목표 중 하나였지요.

염인화 & 김성현: 안녕하세요! 드디어 p5js.org/ko를 런칭하게 되어 대단히 기쁩니다! 이 번역은 국내외 모든 한국어 사용자를 위한 것입니다. 앞으로도 보다 많은 언어권의 사용자들이 p5.js 홈페이지에 쉽게 접근하고, 또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p5.js 웹사이트의 초창기 한국어 버전, 2019년 송예슬님 번역

요한나: 프로그래밍 언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 대해 소개해줄 수 있나요? 이러한 작업에서의 난점은 무엇인가요?

인화 & 성현: 한국어(또는, 한글)은 아시다시피 매우 유연하고 포용적인 언어입니다. 실제로, 해외에서 유래된 용어를 번역할 때 우리는 종종 음차를 합니다. 이는 본래의 의미와 맥락 손실을 방지하고, 또 글로벌 차원에서의 의사소통을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외래 표현을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직역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후자는 언어 보존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일반 용례로서의 외국어 표현에 이미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과도한 번역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음차 번역은 외국어 자체(이 경우, 영어)나 업계 내 용어 사용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p5js.org의 목적에 따라, 저희는 한국인 및 한국어 사용자들의 다양한 영어 수준과 코딩 경험을 최대한 포함하고자 했습니다. 그 방편으로, 기초 영어 및 컴퓨터 언어를 구사할 수있는 사람을 주요 독자 범위로서 설정했습니다. 이들은 현재 p5js.org상의 내용을 더욱 잘 이해하고 싶어하고, 또 한국어 웹사이트를 통해 향후 p5.js 커뮤니티에 보다 적극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쉬운 단어와 문장 구조로 웹사이트의 가독성을 유지하되, 대부분의 프로그래밍 또는 컴퓨터 그래픽스(CG) 관련 용어는 업계 용례를 고려하여 번역했습니다.

요한나: 미래의 번역 기여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인화 & 성현: 무엇보다도, 저희는 이 페이지 상에 게재되는 그 어떠한 코멘트나 풀 리퀘스트(pull request)를 환영합니다. 번역이 과소하거나 과도하다면 언제든 개입해주세요! 한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확한 한국어 표현과 업계 용례를 확인하고 또 확인한 뒤에 풀 리퀘스트를 진행해주시는 겁니다 :)

구어로서의 한국어는 매우 유동적이고 유연하지만, 그 글쓰기 체계는 매우 까다롭습니다. 특히, 매년 변경되는 언어 표준으로 인해 전문가조차도 많은 혼동을 겪을 정도이지요. 따라서, 저희는 국립국어연구원에서 공표한 한국어 및 번역 규범, 국립국어연구원 제공 맞춤법 검사 프로그램, 두 개의 온라인 영한 사전을 참고하며 문법, 띄어쓰기, 철자, 표기법 등에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사이트의 모든 페이지들을 번역하며, 프로그래밍 및 CG 관련 용어 통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에 따라 별도의 p5js.org/ko 색인을 만들었습니다. 이 한국어 번역 색인은 케네스 림(Kenneth Lim)님의 2018년 프로세싱 재단 펠로우십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작성된 중국어 번역 색인을 참조했습니다. 한편, 전문 용어 번역은 자바스크립트 및 프로세싱 관련 서적과 온라인 포럼들을 참고하기도 했습니다. 이 색인이 미래의 기여자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또 필요시 추가로 검토가 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p5js.org의 전반적인 어조가 매우 친근하다는 것입니다.이러한 스타일이 p5js.org/ko에서도 유지되었으면 합니다 :)

요한나: 성현이 제작한 p5js.org/ko 배경 작품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요?

p5js.org/ko의 런칭을 기념하며, 김성현님이 <훈민정음2020>을 제작하였습니다. 작품은 성현님이 p5.js로 재해석한 훈민정음이라 볼 수 있는데요, 성현님의 작업 스테이트먼트를 다음과 같이 공유합니다:

“p5js 홈페이지의 한국어버전 출시를 기념하며 한글을 이용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이 작업에서 저는 간단한 KD-Tree 알고리즘으로 화면을 구성했고 그 안에 훈민정음 언해본 서문을 가져와 배치했습니다. 각 노드의 위치 값이 마우스 위치와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시각적으로 재미있는 움직임과 구성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한국에서 한국어와 한글은 빈번하게 혼용될 정도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글을 알지 못해 뜻을 펼치지 못함을 안타깝게 여겨 철학적/과학적 원리에 근거하여 누구나 쉽게 익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글자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창제 의도는 p5js의 정신과도 닮아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p5js는 예술가, 디자이너, 초보자 등 전문적으로 코딩을 배우지 않더라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바스크립트 라이브러리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p5js는 제작 과정에서 당신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성 정체성, 성적 지향, 인종, 민족성, 언어, 장애, 정치적 견해 등과 관련 없이 누구나 p5js 커뮤니티에 이바지할 수 있고, 저 또한 참여할 기회를 얻어 즐거운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광복절에 p5js 홈페이지에서 한글로 표기된 한국어 페이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은 한국인인 제게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를 통해 언어의 장벽으로 접근하지 못했던 한국어 사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더 많은 사람이 커뮤니티에 이바지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5.js 웹사이트의 한국어 버전 완성본. 배경 작품은 김성현의 <훈민정음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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