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SNS 시장 및 개인 사용자 유형에 대한 고찰

새로운 사용자 유형 분류와 개인적 경험을 중심으로

우리는 인터넷 또는 인트라넷의 전자 네트워크로 서로의 소식을 주고받는 등 사교활동을 수행하는 전반적 서비스를 일컬어 사회 관계망 서비스, 영어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줄여 SNS라 부른다. SNS라는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고 이용자가 폭증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으나 사실 SNS는 인터넷이 구축, 보급되던 시절부터 함께 만들어져 온 오래된 서비스로서 IRC와 Usenet과 같은 유서 깊은 시스템들 역시 SNS의 일종으로서 기능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SNS가 인터넷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으로, 세계 각지에서 전화망을 이용한 PC 통신이 종말하고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한 서비스가 상용화되면서 네트워크의 진입 장벽이 완화되고 많은 개인이 사교활동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한국은 김영삼 대통령의 전용망 구축 정책으로 선진국 수준의 인터넷 통신망 보급률을 보이더니, 결국 1999년 오늘날의 커뮤니티 중시형 SNS로는 최초라 할 수 있는 ‘아이러브스쿨’을 만들어 냈다. 아이러브스쿨은 한국의 인맥 관계망 중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하는 학연을 기반으로 한 SNS로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모았다. SNS가 세계화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미국의 ‘마이스페이스’ 출범보다 4년 앞선 시점이었다.

그러나 시대를 앞선 SNS라 평가받은 아이러브스쿨은 적당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하고 3년 뒤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시작했던 ‘싸이월드’에게 리더의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이후 싸이월드는 SK라는 대기업을 등에 업고 인터넷 메신저인 ‘네이트온’과 결합하여 온라인 시장에 일약 광풍을 일으키며 국내에 본격적인 SNS 시대를 열었다. 당시 국내에는 홈페이지 만들기가 유행했는데, 이를 빌린 싸이월드는 개발과 운영이 편리한 미니홈피 시스템을 제공하고 이를 중심으로 음악 등의 부가적 서비스들을 연동시켜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를 보고 한국 인터넷으로 진출했던 마이스페이스나 ‘블로거’와 같은 해외 서비스들 역시 싸이월드에 맥을 못 추고 짐을 쌌다.

그렇게 싸이월드의 독주는 오랫동안 이어졌지만, 역시나 영원한 왕좌는 없었다. 2010년 들어 대한민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인터넷에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상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해 누구나 쉽게 친구나 지인, 또는 불특정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사진과 동영상 등 여러 가지 콘텐츠까지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며 SNS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다. 모바일 접근성과 단순함을 앞세운 ‘트위터’와 ‘페이스북’ 앞에 PC 플랫폼을 과신하며 현실에 안주했던 싸이월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탄탄한 고객 기반이었던 네이트온 역시 신생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상대로 단숨에 패배했다.

싸이월드의 주된 패인은 새로운 플랫폼인 모바일에 대비하지 못함이었다. 페이스북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개발된 모바일 기반의 SNS인 ‘인스타그램’은 특유의 컨셉트만으로 여성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그 아성을 넘보고 있으며,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카카오스토리’ 역시 컴퓨터 사용에 익숙치 않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더니 최근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제작사 간의 합병이 성사되며 그 가능성을 증명받았다. 이제 오늘날의 SNS 시장은 모바일과 불가분의 관계가 되었다.

그렇다면 다양한 SNS들을 사용하는 수많은 국내의 사용자들은 과연 어떠한 의도와 목적을 갖고 이를 이용하게 되는 것일까? <제일기획 커뮤니케이션 연구소>는 한국인의 SNS 사용 행태를 한마디로 ‘연(緣)테크’라 정의했다. 여기에서 ‘연’은 단순한 물리적 네트워킹을 넘어서 사용자들이 정서적으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관계를 말하며, ‘테크’란 관심 또는 흥미를 넘어 개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활동을 말한다. 이어 연구소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모바일 SNS 사용자들이 PC 이용자보다 더 적극적이고 사회적인 성향을 갖고 이 ‘연테크’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그러면서 SNS 사용자를 이용 동기에 따라 일곱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그러나 이는 분류의 객관적인 척도가 없고 각 유형 간의 유사점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할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이 글에서 절대적 이분 척도를 설정, 분류의 기준으로 삼고 보다 보편적이고도 확연하게 분류가 가능하도록 한 새로운 유형 분류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표 1).

<표 1> 개인의 관심 정도와 가시적 활동 빈도 간의 연관성에 기반을 둔 SNS 사용자 유형 분류 모델 (이웅열)

이 모델에서 ‘개인적 관심’은 특정 SNS 서비스에 대하여 사용자 개인이 자발적으로 갖는 흥미나 관심의 정도이며, ‘가시적인 활동’은 제삼자가 SNS 서비스를 이용할 때 대상 사용자의 SNS 활동이 얼마나 자주, 많이 노출되는지의 정도를 의미한다.

(1) Reader: 자신이 직접 글을 쓰고 사진을 게시하는 등의 활동을 수행하는 것보다는 타인이 게시하는 정보를 열람하는 데 더 집중하는 사용자이다. SNS를 마치 RSS*와 같이 활용하는 것이다. 이들은 종종 SNS에서 참여를 보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이익에 있어 필수적인 활동이나 최소한의 이미지 관리만을 수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이마저 댓글 등록이나 추천(예: Facebook의 ‘좋아요’) 체크 등의 소극적 활동에 그친다.

(2) Secret agent: 이들은 주로 폐쇄형 SNS를 이용하며 개방형 SNS에서도 주 목적과는 다르게 대부분의 활동을 비공개로 전환, 수행하기 때문에 겉으로는 Ghost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SNS를 개인 메신저처럼 사용하고, 또 비공개 커뮤니티를 만들거나 참여하는 등 선택적 소통을 통해 내부에서는 활발히 활동한다.

(3) Writer: 자아 중심형 이용자로서 자신의 삶이나 일, 생각에 대해 공개하고 이에 대한 다수의 반응을 얻는 것을 즐긴다. 그러나 현대인의 관심에 대한 욕망은 큰 데 반해 온라인에서 이미지를 치장하기는 쉬움에 따라 일종의 허세로 왜곡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잦다. 실질적인 SNS 사용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4) Ghost: 사회적 흐름에 따라, 또는 순간의 호기심으로 서비스에 가입한 후 휴면 상태에 가까운 상태에 있는 이용자이다.

(5) Bania: 자신의 개인적인 흥미나 관심 때문이 아닌 수익 창출을 위하여 SNS를 사용한다. SNS상에서의 자신의 입지는 신경 쓰지 않고 광고 페이지를 무분별하게 게시한다거나 공유 횟수에 따라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이벤트 등에 매일같이 참여하면서 온라인 이웃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6) Worker: 자신의 흥미와는 관계 없이 직업 또는 사회적 지위상 어쩔 수 없이 수동적으로 SNS를 이용한다. 연령대가 높은 사용자나 연예인, 정치인 등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 급기야 가게무샤**를 두고 활동 및 관리를 타인에게 맡기는 경우도 존재한다.

위 유형은 사용자가 이용하는 SNS 서비스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두 가지 이상의 행동양식이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다.

나 역시 두 가지의 SNS를 이용하면서 서비스마다 이용 성격을 달리하고 있는데 Facebook에서는 Reader의 성격을, 사진 중심 SNS인 Instagram에서는 Writer의 성격을 가진다. 그 이유는 각 SNS가 가진 특성이 달라서이기 때문이다. Facebook은 커뮤니티 중시형 SNS로서, 한번 가시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다른 이용자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해야지만 이용 과정에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시간적인 부담이 존재하고 나의 사생활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기 쉽다는 점이 거부감으로 작용하므로 나는 남들의 소식이나 이슈 콘텐츠 등을 열람하는 데 만족한다.

반면에 사진 중심 SNS인 Instagram에서는 나의 일상을 사진으로 촬영, 기록하여 자주 업로드하고 이를 통해 다른 사용자들과의 소통을 경험하고 있다. 이는 Instagram이 Facebook과는 달리 실제로 나와 친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의 소통만 이루어도 이용에 전혀 지장이 없으며, 개인 페이지보다는 모든 사진이 통합적으로 노출되는 타임라인에 서비스 이용이 집중되어 있어 계정의 연속적 관리 부담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SNS는 우리 개인에게 크게 두 가지 효과를 부여한다. 하나는 실생활에서 알고 있었던 이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온라인을 통해 형성된 새로운 관계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소셜 커머스, 지식 판매*** 등 다양한 방식의 전자상거래를 창출해 내고 있으며 공공 부문에서 정부와 국민 간의 새로운 소통의 창구 기능을 하고 정치적으로는 독재국가의 민주화에도 이바지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SNS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바는 상당하다.

그러나 정보의 공개와 공유를 서비스의 근간으로 하는 대부분의 인기 SNS는 그 특성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대부분 문제는 사생활 침해나 해킹과 같은 보안 관련 이슈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자신의 인적사항이나 민감한 정보 등을 쉽게 게시하는 데 반해, 공개로 지정된 기본 설정은 건드리지 않아 자칫 이러한 정보가 절대다수에게 잘못 퍼져나갈 때의 파급력을 이기지 못하게 된다. 또한, SNS 계정이 곧 사회 속에서 개인의 말과 행동과 같다는 대표성이 해킹을 통해 악의적으로 이용되는 경우 피해자는 여느 해킹으로 입는 금전적 피해 등에 비할 수 없는 커다란 정신적, 사회적 피해와 상처를 입기도 한다.

나 또한 SNS를 처음 이용하던 당시에는 정보 공개에 대한 위험성을 간과하고 사생활에 관한 이야기와 미디어 자료들을 자주 업로드하곤 하였었다. 그러나 어느 날 지인을 통해 온라인으로 알게 된 사람이 나와 SNS 친구를 맺고선 얼마 후 처음 대면한 자리에서 평소 막역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잘 밝히지 않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순간, 나는 상당히 놀란 적이 있다. 급기야 ‘구글플러스’와 같이 하드웨어와 연동되는 서비스의 경우에는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기에 저장된 민감한 데이터들이 해킹에 쉽게 노출되는 웹상에 백업되는 일도 있어 그 이후로는 SNS 활동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지난 5월 스페인에서는 한 남성이 처음으로 ‘잊혀질 권리’를 내세워 자신의 과거 정보가 담긴 온라인 데이터를 구글에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여 유럽사법재판소(FCJ)의 삭제 판결을 받아냈다. SNS는 많은 부분에서 삶의 편익을 가져다주었지만, 더불어 그동안 우리가 이뤄 왔던 인간관계 수립 과정에서는 고려하지 않았던 정보의 두 얼굴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 사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이 SNS가 자신의 ‘흔적’을 영원히 남기는 것 등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미 SNS로부터 발길을 끊고 있기도 하다.

이를 시사점으로 하여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SNS는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는 건전한 인간관계망 수립을 위한 보조적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SNS가 처음 발생한 목적도 바로 그것에서 비롯되었다. SNS는 소통을 위한 하나의 지름길이지, 결코 모든 길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인간은 본성상 망각하는 동물이다. 오래된 기억을 잊는다는 것은 삶에 필요하고 삶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이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밀어내어 정신적 질서와 안정을 찾게 하는 하나의 기능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그리고 새롭게 조성된 두 가지의 ‘소셜 네트워크’ 속에서 우리는 균형을 추구하는 인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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