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그런’ 관심은 됐어, 부탁이야
“블로그 재밌게 보고 있어요!” 라는 반응을 요즘 몇 번 들었어요.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미디움이 조회수는 나오는데 누가 보는지 이런 건 안나오거든요. 티 안나게 보고 계신 분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기자님, 기사 잘 봤어요.” 였다는 것도 이제서야 깨달았네요.
암튼 많은 분들은 아니더라도, 불특정 다수가 보시는 내용이니 기분 좋은 주제만 쓰려고 해도 그럴 수가 없습니다. ㅠㅠ 요 며칠 불편했던 상황이 몇 가지 있었어요. 제가 원하지 않았던 ‘관심’이었습니다.
불편한 관심의 기준: 개인의 단순 호기심이냐, 내 삶에 같이 집중해 주는 것이냐

사실 저에게 정말 중요한 것들은 남에게 잘 말을 안하게 되고, 말을 하게 되더라도 정말 믿을 만한 상황인지, 사람인지, 털어놔도 되는 분위기 인지 살피게 됩니다.
그렇게 털어놓으면 시원한데 그 이후가 문제가 될 때가 있습니다. “그건 어떻게 됐나요?”라고 자꾸 질문 받을 때 입니다.
물론 이런 질문이 기분 좋을 때가 있습니다. 그건 상대방이 내 삶에 같이 주목해주고, 집중해주고, 걱정해주고, 솔루션을 주고 싶어서 물어보는 게 느껴질 때 입니다. 인간에게는 ‘촉’이란 게 있어서 이런 건 금방 캐치해내지요.
기분 나쁠 때는 그 질문이 아주아주 철저하게 본인의 궁금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는 게 느껴질 때 입니다.

불편한 질문은 피하기 위해 화제를 돌리거나, 일부러 대답을 안하면 더 꼬치꼬치 물어보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하…..ㅠㅠ
오지랖처럼 느껴지는 ‘지식 나눔’도 기력이 소진됩니다.
제가 올 여름 휴가로 스페인에 가거든요. 이 사실을 말하면 대부분 ‘저도 다녀왔는데 이런 점이 좋았고, 저런 점이 좀 불편했어요!’ 라고 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요런 얘기는 정말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이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머리가 혼란스럽습니다. ㅠㅠ ‘여기서는 이렇게 저렇게’ ‘저기서는 이렇게 저렇게’ ‘요 집에 가고 요건 하지 말아야 하고 블라블라블라븝라라블랄’..
물론, 도움이 되는 얘기들도 많아요. 저 지금 여행 준비 하나도 안하고 있어서 ㅠㅠ 귀동냥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긴 하거든요. 하지만, 저도 알아볼 수 있는데 게다가 같이 가는 친구 지리 올림피아드 수상자(ㅋㅋㅋㅋ)인데… 묻지도 않은 것을 ‘쏟아내듯이’ 알려주실 땐 과부하가 오더라고요.

최근에 이런 점은 고마웠어요. 제가 요즘 차에 관심이 생겨서 자동차 출입 후배에게 “나 이런 차 관심 있는데, 어때? 괜찮아?” 라고 물어보니 “선배 그 차는 정말 비추예요. 오히려 000는 어떠세요? 여자들이 몰기에 딱 좋을 것 같아요.” 라고 얘기해주더라고요. 이런 건 오지랖이 아니라 당연히 ‘지식 전달’이지요(후배님들 고맙습니다).
그런데 ‘이 차, 저 차도 좋더라. 요즘 이런 게 인기더라. 너 이런 건 알아봤냐. 중고도 이게 좋다, 저게 좋다 와~~~~!!!!!’ 막 쏟아냈다면, 차에 대한 관심 자체가 멀어졌을지도 몰라요.
이런 분들도 계세요. 굳이 저에게 질문하지 않아도 제가 막 얘기하게 되는. 제가 다 털어놓게 되는 그런 분들을 정말 좋아합니다.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