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데이트폭력, 경계와 걱정 사이
반바지 아래 여자의 흰 다리가 유독 말라보였습니다. 팔에 문신이 잔뜩 있었던 남자는 그런 여자를 사정 없이 팼습니다. ‘때렸다’는 표현은 그 장면을 전부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더군요. 하루 뒤 목격자의 증언도 나왔습니다. 그 여자 분이 말 할 때마다 피가 튀어서 옷에 묻을 정도였다고요. 그리고 곧바로 후속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데이트폭력 예방법, 징후, 비율 등등…
또 안타까웠던 점은 이 문제가 또!! 남혐, 여혐으로 이어지는 현상이었습니다. 이 게시물에 달린 댓글을 보면 ‘또 한국남자야!!’라는 반응과 ‘저런 남자 만나는 여자도 문제!!’라는 아픈 반응들이 이어졌습니다. 이게 한국의 현실입니다. 싸워야 직성이 풀리는…

이런 후속 보도, 이런 반응… 모두 필연적입니다. 두려운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전체로 확대하는 건 좀 조심해야 한다고 봐요.
며칠 전 읽었던 책에는 이런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자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첫번째, 그리고 두번째는 이성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다.
저런 데이트 폭력. 많이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데이트 폭력’이라는 단어가 탄생하고 그동안 집계되지 않았던 폭력의 숫자가 이제서야 드러나는 점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예전부터 폭력적인 사람은 늘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요즘 대부분의 남자들은 잠재적인 데이트폭력 가해자’로 몰고 가는 것은 여자들에게도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남자들을 ‘잠재적인 가해자’로 보는데 어떻게 그들이 좋은 행동을 할 수 있겠어요. 원래 누군가가 기대를 해주면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행동을 하잖아요. 이렇게 쓰고 보니 제가 무슨 남성 옹호자, 남성 대변자처럼 보이는데 ㅋㅋㅋ 절대 그건 아닙니다. 여자 만세!!!여자가 짱!!!!!

반대로 제가 얼마전 들었던 얘기도 생각났습니다. 아는 남자분은 여자분들이 학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명품백을 들고 다니는 게 정말 이해가 안갔대요. 그래서 ‘한국 여자’들에 대해 실망했다고 하더라고요. 일부 ‘학생 명품백 족’이 ‘한국 여자’로 확대된 것이죠! ㅠㅠ (하지만 이 분은 편견을 고칠 만한 아주 훌륭한 분을 만났습니다.)
한국 여자들은 사치스러워, 한국 여자들은 개념이 없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좋은 여자가 나타나기는 힘듭니다.
반대로 한국 남자들 답 없어, 한국 남자들 여자 때려, 한국 남자들 나빠…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좋은 남자가 나타나기도 힘들겠지요.

데이트 폭력. 당연히 주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과 다른 성별인(ㅋㅋㅋ)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동반돼야 할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그 남자,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그렇게 때렸으니 제대로 죄 값을 치루길 바랍니다. 나쁜 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