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어차피 해결해 줄 사람은 없다

재작년 하반기에 개인적으로 패닉 상태였습니다. 기사도 안써지고 뭘 쓰면 좋을지도 모르겠고, 글은 어디에선가 멈춘 것 같고. 지금 생각해보니 글을 맨날 배출해내기만 할 뿐이었지, 콘텐츠는 바닥난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바닥을 긁으니 지하가 나왔겠죠. 그 땐 그런 건 줄도 모르고 ‘우울해우울해우울해우울해’ 이러고 있었어요.

우…..우…ㄹ해../픽사베이

그날도 ‘우울해이이이잉’ 하고 있었는데, 기자실에서 아주 오랜만에 모 매체 선배를 만났습니다. 선배는 ‘마감 다 했어? 커피 사줄게!’ 라며 저를 카페로 데려갔고, 저는 그 선배에게 살짝 털어놨습니다.

“우울해요 선배. 기사도 제 맘 같지 않고요. 선배는 여전히 재미있으세요?”

선배는 이것저것 저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많이 해주셨고, 실제로 자양분이 됐지만…저에겐 아직도 아픈 부분이 있었어요.

“네가 스스로 돕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어. 우울하다고만 하면 어쩔건데?”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인데. 쓴소리 듣자고 얘기한 건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선배의 말을 따라 여러 강의도 찾아보고, 책도 찾아보고, 더 열심히 움직였고 나름(?) 극복을 했습니다.

앞으로 적당한 사진이 없으면 개 사진을 붙이겠습니다 ㅋㅋㅋㅋㅋ/픽사베이

선배의 말은 아팠지만 역시 자기를 돕는 건 자신 밖에 없더라고요.

누구나 여러가지 이유로 우울할 때가 있는데, 이럴 때 누군가에게 기대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납니다. 그래서 찾아낸 방법이 한동안 멀리했던 독서와 수영이었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서점에서 관심 가는 책은 일단 사기 시작했습니다. 완독을 할 수 있던 말던 일단 사놓고 자기 전에 읽으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사람하고 대화하는 것보다 책과 교감하는게 혼나는(?) 느낌도 덜 들고 괜찮더라고요.

/픽사베이

또, 제가 살면서 수영을 할 줄은 몰랐는데 일주일에 2번씩 수영장에 가서 물을 먹으니 적어도 그 때만큼은 완전히 스트레스가 풀렸습니다. 신기하게 비염도 싹 고쳐졌고요. 그냥 꾸준히 다니다보니 지금은 어설프지만 접영까지는 하게 됐고, 휴가지도 바닷가를 찾게 됐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미디움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기사처럼 꼼꼼히 검토하고 알아보고 쓰지는 못하지만, 오타도 많이 나지만…그래서 더 스트레스가 풀립니다(쓰라고 추천해주신 분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ㅠㅠ).

이렇게 나름대로의 방법을 잘 찾아가고 있는데도 무너질때가 많습니다. 나는 왜 벌써 30살이 돼서 책임질게 많아진거지, 나는 왜 벌써 6년차인거지, 나는 성실했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런 이야길 들은 것이지…나는 왜 나는 왜 나는 왜 ㅠㅠㅠㅠ 그리고 사람들과 만나고 집에 가는 길은 왜이렇게 마음이 어렵고 무거운지.

다행인지 불행인지 남자친구나 배우자가 위로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9년 전에 알았어요. 대학교 정치학 관련 수업이었는데 저희 조의 발표 차례였고, 교수님은 저희가 강단에서 PPT를 틀어놓고 한마디 한마디를 할 때마다 비판하시고 혼내셨죠. 저희 조원들은 당연히 풀이 죽었고, 그런 저희 모습을 보고 교수님은 또 쏟아내기 시작하셨습니다…

“야!! 인간은 원래 혼자야!!! 결혼을 해도 혼자야!! 남편이 있어도 혼자야!!!!! 그러니까 외로워하지 마!!!!!”
국문학과 함께 복수전공으로 야심차게 시작한 정치외교학은 그렇게 부전공이 되었습니다…/픽사베이

교수님.. 남편이 외롭게 하셨나여…ㅠㅠ그리고 그 땐 외로운게 아니라 그냥 풀이 죽었던 건데… 어쨌든,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결국엔 제 자신이라는 걸 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해주었고, 저도 몸소 깨달았습니다.

또, 누군가가 이런 얘길 털어놓으면 섣불리 조언하지말고 그냥 들어주는게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도 그 때 그 선배께는 감사해요. 요즘은 어디 출입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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