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EU탈퇴를 선택하고,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를 택하고, 프랑스에선 극우 국민전선이 태두하고 있는 시기에 한국국민은 국제사회와는 반대로 민주국가의 국민이 어떻게 정치에 참가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하는지 보여주었다. 웃긴일이지만, 한국이 미국에게 민주주의가 어떤건지 가르쳐주는 날이 온 것이다. 박 대통령의 사임 혹은 파면은 시간문제다. 스캔들의 상세내용이 밝혀져도 지금까지 박은 사임을 거부해왔다. 최순실에게 너무 배려해줬다라는걸 인정해도, 위법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해왔었다.
이 혼란으로 명백해진건 한국정치제도의 결함. 헌법개정의 중요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한국국민의 목소리는 명백해졌다. 실제로 과거 수개월동안 정계 혼란이 가속화될때, 민주주의의 이상을 계속 외쳐왔던건 국민이다. 우왕좌왕하는 정치가와는 반대로 많은 국민이 깨끗한 정부와 투명성을 외치며 평화로운 항의활동을 계속해왔다. 지금이야말로 유권자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의로 그에 걸맞는 체제를 구축해야할때이다.
가장 개혁이 필요한 곳은 부패해소다. 부패는 한국정치의 근심 덩어리. 권력자의 가족이나 친구가 친분을 이용하는 사건이 너무나도 많다. 나는 미혼이고, 친척도 멀리하기 때문에 다른 권력자와는 달리 깨끗하다고 박은 공언해왔다. 하지만 슬프게도, 고독한 그녀는 친구를 위장한 사기꾼의 먹잇감이 되었다. 물론 새로운 반부패법은 일정부분 효과가 있을거라고 기대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한국경제가 관주도라는 것이다. 정부가 경제를 지도하려고 하는한 정경유착의 리스크는 커지고, 금전적인 부패가 발생할 기회도 늘어난다. 한국 거대기업이 대통령의 호의에 의존하지 않았다면, 박과의 친밀한 관계를 내세웠던 최가 돈을 뜯어가지도 못했을것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정치개혁은 부통령을 두는 것이다. 부통령이 있었다면 이번같은 위기도 간단히 해결됐을것이다. 지금 한국은 부통령 대신 총리가 있다. 그리고 대통령이 죽거나 퇴진하면 국무총리가 대통령 대리를 맡게 돼있다. 하지만 60일이내에 선거를 실시하고 임기 5년의 새 대통령을 뽑지 않으면 안된다. 왜 그런 귀찮은 일을 하는가.
한국은 총리의 권한이 약하고 애매하다. 스캔들이 일어났을때 대통령 대신에 사직하는 경우도 많고, 부통령과는 달리 대통령직을 이어받는 명확한 권능도 없다. 심지어 대통령이 쉽게 총리를 자를수도 있다. 퇴진으로부터 60일 이내에 급하게 대통령을 뽑아하하는 제도도 리스크를 낳는다. 실제로 한국의 여당은 박의 사임을 늦춰 차기대통령선거에서도 그들이 이기려고 획책하고 있다. 대통령이 그만두면 부통령을 승격시켜 남은 임기를 맡기면 된다. 그런 제도가 있었다면 박의 탄핵도 훨씬 용이했을 것이다. 사임 타이밍을 둘러싸고 다툴 필요도 없다. 미국의 경우 부통령이 있었기 때문에 리처드 닉슨은 쉽게 사임할 수 있었다. 부통령이 직무를 이어받고 나라를 바로 세웠다.
박이 대통령 자리에 미련을 보이는 것도 이해한다. 사임하면 역사에 악명을 남기게 되고, 가문의 이름도 더럽혀진다. 게다가 사임하면 형사소추에 직면하고 체포당해, 유죄가 된다면 형무소행이다. 하지만 대통령 자리에 있는한 체포는 없다. 앞으로 수개월 더 버티면 겨울추위때문에 데모참가자도 줄고, 결국 사임없이 끝난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에는 큰 위험이 있다. 이미 박은 신용을 잃었다. 사기꾼에게 속은 어리석은 자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까진 항의데모가 평화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위험한 분위기를 띌 가능성도 있다. 국회공작이나 헌법재판소의 인사로 탄핵이 불성립된다면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할지도 모른다.
데모는 확대되고, 정부기능은 마비된다. 그게 수습될 때까지 몇개월이 걸린다면 근대민주주국가 역사에서 첫사태이다. 박근혜의 임기는 18년 2월까지다. 그녀가 끝까지 저항한다면 15개월에 걸쳐 민중항의와 정부마비가 계속될 것이다. 지금까지 데모는 평화적으로 질서있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장기화 되면 과격해질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규모의 가두행동은 30년전 민주화운동 이래의 일이다. 이런 항의행동이 수개월동안 계속되고, 그럼에도 국민96%의 의사를 계속 거부한다. 그런 일은 용납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