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군중 대 군중

집 가지고 있는 놈은 깁값 올리준다카지, 땅 있는 놈 땅값 올려준다카제, 월급쟁이한텐 봉급 올려준다하제? 다 즈그들한테 이익이 되니까 지지하는기다. 그런데 집값 올려준다고해서 지지한다고 하면 지가 부끄러운기라… 그래서 개혁의 기수다 뭐다 해서 지지하는기다… 국민들은 자기가 자길 속이고 있는거다

현실 속 우리들의 모습을 풍자한 드라마 <추적자> 서회장 역 배우 박근형 선생님의 명대사

선거기간이 다가올 때 마다 “우리 집안”이 잘되려면 이 사람 혹은 당을 찍어야 한다는 부모님의 반강요적인 요구를 받는 젊은이들이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사회적 정의”를 위해 이 사람 혹은 당을 찍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부모님이 있다는 이야기는 그만큼이나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사회정의’라는 개념은 개인에게 정당한 몫을 부여하고 그 몫에 대한 권리, 책임의식, 이익을 정당하게 부여하는 것, 그리고 기회의 균등한 분배와 투명한 사회를 지향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결국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사회적 평등의 문제로 귀결되고, 상황에 따라서 그것이 종종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과는 양립할 수 없게 되어 한 개인에게 있어서는 관계적 정체성인 사회적 책임감과 개인적 정체성인 이기심이 충돌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공익이나 정의롭다고 생각되는 어떤 문제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일부 사회구성원들에게 약간의 불평등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자세 즉, 공동체 의식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의 병폐인 집단 이기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윤리인 이것의 동인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자신이 책임의식을 발휘하는 인생의 범위를 조건적인 관계를 넘어 한 사회나 국가의 구성원들로 확장하는 것, 타인의 행복마저도 자신의 행복으로 여기는 마음, 좀 더 구체적으로는 타인과 나를 동일시하는 정신이다.

예술 분야에서는 작가가 대상과 완전히 동일시되어 그것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미학적 개념인 ‘미메시스’로 설명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상에서 지향하는 ‘아름다운 사회’란 모방이나 조건적인 공감 따위가 아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완벽히 동일시되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