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의 1전 1패: 계획은 어떻게 실행이 되는가?

reckoner
12 min readJul 2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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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으로 살펴보는 조직의 운영체계

이 글은 도서 <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일부 인용문구는 문맥에 맞추어 변경되었습니다.

계획은 어떻게 실행이 되는가?

데이터의 기여지점 찾기 — 계획과 실행의 간극

계획과 실행의 연결은 회사의 속도를 결정짓습니다. 그렇기에 경영진은 늘 구성원에 실행을 강조하고, 구성원은 좁혀지지 않는 이 간극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영진을 비판합니다. 계획과 실행, 둘 사이의 간극은 왜 발생할까? 데이터로 연결고리를 만드는데 기여할 부분이 있을까? 이번에 고민했던 주제입니다.

뇌의 집행기능 & 조직의 집행기능

집행기능이란 (인지조절)

뇌 과학에서는 우리가 계획을 세우고 추적하고 여러 단계의 뇌 상태에 영향을 미쳐 우리의 목표를 정확한 행동과 일치시키는 능력을 집행기능 (executive function)이라고 부른다.

집행기능이 있기에 우리는 처음 방문한 여행지에서도 커피를 구해 마실 수 있습니다.

첫날 아침 커피를 구할 구체적 방법은 모르지만 가능한 방법들을 머리에 떠올릴 수 있다. 호텔로비에 내려가기를 선택한 순간 머릿속에는 카페 찾기, 커피마시기 2개의 단계가 떠올린다. 카페를 찾기위해 옷을 입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길을 물어 카페를 찾습니다. 커피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주문하고 계산하고 기다려서 커피를 받는다.

방금 우리가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일이지만 커피라는 목표를 위해 순간적으로 과제를 분해하여 위계구조를 세우고 적절한 순서로 각 과제를 수행한 결과이다.

만일 바리스타에게 감사하다는것을 제일 먼저 실행하고자 했다면 몇 시간째 멍하니 커피를 마시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집행기능이 없는 조직은 계획과 실행의 간극을 좁히지 못합니다.

이 문제는 조직의 실행체계와 매우 닮아 있습니다. 커피마시기라는 목표를 사용자 retention 강화하기의 목표로 치환해보면 대부분의 계획 아래 완료되지 않는 목표와 표류하는 세부과제들이 떠오릅니다. 조직에는 뇌와 같은 집행기능이 부재한 것인지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압도적 집행기능의 역할: 접해보지 못한 문제 해결하기

집행기능은 우리에게 압도적인 우위를 제공합니다. ‘일화적 미래사고’, ‘전이’ 2가지 능력을 기반으로 우리는 한번도 해보지 않은 과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1. 일화적 미래사고 (vision과 mission)

가설적인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능력이다. 이 능력은 가상의 사건을 누비고 다니면서 머릿속 작은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수 있게 해준다. 시뮬레이션의 대상 또한 마음대로 더 세부적으로, 또는 더 거칠게 선택하여 실행 가능하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정할 수 있다.

2. 전이 (Transfer)

이전 수행임무에서 수집한 부분을 현 과제를 위해 재결합하여 구성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높은 생산성을 획득한다. 새로운 과제에 관련된 모든것을 학습할 필요 없이 필요한 신규요소만을 과거지식에 추가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책에서는 우리가 한번도 해보지 않은 과제를 해결하는 예시로 화성거주 목표를 이야기합니다. 화성에 한번도 살지 않은 인류가 화성에서의 삶을 상상하고 아직 먼 길이지만 과거의 기술지식 위에 새로운 기술요소를 더해 한 단계씩 화성거주를 위한 장애요소들을 제거해가고 있습니다.

집행기능을 위한 2가지 능력이 부재한 조직의 증상

1.일화적 미래사고가 없는 경우: 방향성을 제시할 수 없다.

회사의 방향성은 수많은 시뮬레이션의 결과입니다. 1년, 5년 그리고 10년 뒤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없다면 애초에 방향성이 세워질 수 없습니다. 결국 현실에서 보이는 눈 앞의 일에 집착할 수 밖에 없습니다. 투자에만 집중하거나, 기술개발에만 몰두하거나, 규모확장에만 집중하는 왜라는 질문을 잃어버린 조직이 되고 맙니다.

2. 전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 문제해결의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과거경험의 부분지식을 현재 문제에 적용하는 ‘전이’의 필수전제는 ‘위계구조화’ 역량의 보유입니다. 신규기능의 활성화 목표가 있는 경우 위계구조화 역량이 없는 조직은 이 문제를 하나의 덩어리로 접근합니다. 과거에 취급했던 문제와는 새로운 문제로써 자원을 마련하고 실무자를 배치하고 결과를 확인합니다. 반면, 위계구조화 역량이 있는 조직의 경우 현재, 과거에 기능하는 요소를 조합하고 파악된 신규요소를 추가하여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 조직에게는 과거와 현재의 문제구성요소가 겹치지 않는 경우가 적어 시간에 연속성을 가진 문제해결지식이 강화됩니다.

뇌 집행기능의 매커니즘 (feat. 조직운영체계)

뇌의 집행기능은 정교한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집행기능은 동시다발적인 복잡한 문제를 풀어야하며, 이는 안정적이고 유연한 동역학을 가진 시스템 상에서만 가능합니다. 다음에서 어떤 매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입력(감각)과 출력(행동) 사이: CDM (신경망 모델)

우리의 생각은 여러종류의 행동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가 고프다'는 입력은 음식을 먹거나 참는 두가지 행동으로 연결됩니다. 그리고 다이어트와 같은 맥락은 배고픔이라는 입력을 어떤 출력으로 연결할지 그 경로를 통제합니다.

하나의 큰 맥락층 vs 다수의 작은 맥락층

우리는 다이어트 외에도 다양한 맥락 아래 살아갑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는 건강상의 이유, 외모관리를 위한 이유, 배우로써 역할을 위한 이유일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의 맥락은 또다른 맥락 아래 위치합니다.

이 모든 맥락이 배고프다와 음식을 먹는다 사이에 위치하여 처리되어야 하는데 대표적으로 두가지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방법은 수평적으로 모든 맥락을 하나에 담아 처리하는 거대한 맥락층을 위치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그다지 효율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모든 맥락의 조합은 가능한 경우가 너무 많고 각 조합의 상황을 경험으로 채우는것 또한 불가합니다. 이마저도 새로운 규칙이 추가되는 경우 단일한 맥락층에 변화를 일으켜 과거의 학습지식은 버려지고 새롭게 처음부터 학습해야 합니다.

두번째 방법은 각 맥락을 별도로 관리하고 상호 맥락층으로 연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건강에 이상을 느낀다 라는 맥락과 다이어트를 결정하는 맥락, 음식을 먹을지 여부를 결정하는 맥락은 각각 관리되며 연결될 수 있습니다. 건강에 이상을 느낀다와 같은 맥락은 다른 종류의 맥락, 병원에 가야 한다라는 맥락과 연결되어 재활용 될 수 있습니다.

작지만 늘어난 맥락층 -> 늘어난 게이트 수 -> 복잡해진 게이트간 조율

게이트를 맥락의 활성화를 통제하는 개념입니다. 뇌는 선택적으로 게이트를 차/개폐 함으로써 감각이 입력될 맥락을 선정하고 맥락의 출력을 관리합니다.

앞에서 설명된 분리되어 간결해진 맥락은 다른 의미로 뇌가 동시에 관리해야 할 게이트가 늘어났음을 의미합니다. 심지어 각 맥락은 독립적이지 않으며 연결관계입니다. 순차적인 맥락의 게이팅 또한 요구됩니다. 게이팅의 복잡도는 매우 높아졌으며 상호 피드백을 통해 빠르게 동적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그 결과, 전두엽은 더 정교해지고 더 발달했다.

인간이 진화하는 동안 전두엽은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그 결과 고차의 게이팅 능력이 증가하였고, 게이팅 시스템이 정교해짐에 따라 더 큰 위계구조를 구성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더 복잡한 문제해결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합니다.

전두엽으로써의 조직운영체계

조직운영체계가 발달하고 정교해지지 못한 조직은 결국 점차 복잡해진 사업의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지 못합니다. 동시에 새로운 맥락이 출현하면 분해하여 과거의 경험으로 풀어내지 못한채 높은 비용을 소비하며 그 자리에 멈춰섭니다.

정교한 조직운영체계(전두엽) 부재의 증상

1. 아는것을 (하고 싶어도) 실행하지 못한다.

집행능력의 부재는 지적능력의 손상과는 무관하다. 뇌에 저장된 사실, 경험, 믿음, 주변세계에 대한 의식적 이해는 온전하다. 다만 목적달성을 위한 체계적 일처리 구성이 불가하여 끝까지 해내는 일이 없게 된다. 예로 머리를 감는데 2시간이 걸리는것과 같은 일상생활에서의 무능함이 발견된다.

수많은 트렌드, 리포트 등 관련 지식은 조직에 충분히 쌓여 있습니다. 심지어 유사한 문제를 해결한 타 회사의 case study와 방법론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해결을 위해 위계화 한 세부과제를 적절한 순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실행은 완료되지 못합니다. 중요하지 않은 과제를 시작점으로 진입한 결과는 덫과 같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목표는 달성되지 못하고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제자리에 머뭅니다.

2. 집중하지 못한다.

집행기능은 행동의 보류를 이끌어내는 목표 지향적 억제 과정도 수반한다. 기본적으로 운동영역에서의 억제에서 끝나지만 생각의 억제성 조절로도 그 영역을 넓혀 볼 수 있다. ( *이 부분은 더 깊은 이해가 필요) 머릿속은 끊임없이 침투하는 다른 생각들을 억제해야 하며, PTSD 사례는 이러한 억제가 정상적이지 않은 경우로 고려할 수 있다.

구성원이 집중하지 못하는 조직의 손실은 영업이익의 손실보다 치명적입니다. 하지만 회계항목이 아니기에 그 중요성을 아는 경영진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100명의 직원을 채용하였더라도 일과 관련되지 않은 외적인 요소가 직원들의 머릿속에 침투한 경우 단순하게는 50명의 직원을 채용한 것과 같습니다. 심지어 이는 영업이익과는 인과관계입니다. 침투의 결과는 점진적인 영업이익 하락으로 드러나나 그 원인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3. 적절한 시간내에 정확성 있는 결정을 하지 못한다.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릴때를 생각해보자. 식당에서 웨이터가 다가와서 눈빛을 빛내며 당신의 주문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적당한 메뉴가 없다. 이 경우 보통 우리는 웨이터에게 나중에 부르겠다고 부탁한다. 보통 불확실한 상황에서 빠른 속도는 정확성과 맞거래 된다. 긴 시간에서는 보다 나은 결정을 위한 숙고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결정이 보다 중요하고 총 시간 중 얼마의 시간을 할당해야 할까? 집행기능은 결정의 난이도에 따라 쓸 시간을 조정한다.

의사결정은 정확해야 합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결정이 정확성을 위해 더 높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물리적 시간은 제한적이고 대부분의 결정은 사실 미래에 재조정이 가능합니다. 집행기능이 없는 조직은 적절한 시점에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불필요한 시간을 할당하여 가장 중요한 타이밍을 쉽게 놓칩니다.

4. 정지/억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장기과제를 취급하지 못한다.)

선택적 게이팅 체계가 다양한 맥락관리에서 필요함이 설명되었다. 전면적 정지체계는 이와는 별개로써 행동을 멈춰야 하는 상황을 인지하고 필요하다면 행동을 억제하고 모니터링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예로 눈앞의 도넛을 미래의 허리둘레를 생각하지 않고 먹는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가치충돌은 충분히 이해했지만 정지는 실패한다. 억제 매커니즘이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래 도넛 예는 그 외의 다양한 가능성도 고려해야 함)

효과적인 정지 체계는 중독에 이르게 하는 특정한 종류의 충동성을 억누를 수 있다.

조직운영 시 단기적 사고는 늘 경영진을 유혹합니다. 단기적 목표는 모니터링 방법에 대한 깊은 고민없이도 수치로 쉽게 제시되고 달성가능하도록 보입니다. 무엇보다 오늘의 회의를 관점의 대립, 소란없이 빠르게 마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러한 사고의 부족한 운동량은 조직의 지방으로 축적됩니다. 그 결과 장기과제로의 조직의 움직임은 점차 둔화됩니다.

데이터가 할일 — 어떻게 조직운영체계 발달에 기여할 것인가?

다음 항목들의 발전에 직접적으로 데이터가 기여할지점을 고민해보았으나 찾지 못하였습니다.

  • 목표의 위계구조와 현 상태
  • vision과 mission의 명확화, 시뮬레이션의 회수 증가
  • 입력/출력게이트로써의 분기별 전략지점 선정 필요성 적시
  • 단기 과제의 부정적 효과 증명과 장기과제의 논의 촉진

기본적으로 지표의 단일화, 목적조직의 overview, 실질적인 user 속성을 통한 시장이해를 제시해볼 수는 있겠으나 이는 시스템을 갖추는 수준의 위급성을 알리는데는 역부족입니다. 조직의 의사결정 중 하나의 참고변수로 취급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관련 사항의 중요성을 전달하려고 여러 조직에서 시도해 보았으나 제 입장에서도 사실근거가 아닌 경험상의 위험성을 전달해야 하였기에 올바른 방법은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2가지 불편한 사실

  1. 뇌발달 이후 집행기능(인지조절)을 훈련할 방법은 찾지 못했다.

성숙해진 뇌의 집행기능이 재학습할 수 있다는 증거는 아직 뇌과학계에서 발견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이미 초기의 발달지점을 통과한 조직의 집행기능 또한 더이상은 개선이 불가할지도 모릅니다. 생애주기를 갖는 뇌는 청년기를 지난 시점부터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는 능력은 조금씩 하락한다고 합니다.

2. data system은 여전히 사업활동을 담아내지 못한다.

data driven은 회사 운영 상 효율적 도구일수 있겠으나 여전히 회사 성장의 촉진제가 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제조시스템의 물리-가상의 digital twin과 같이 사업운영을 반영한 system이 되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사업활동의 의사결정에 data는 여전히 참고항목일 뿐이며, 그 결과 의사결정을 동반하는 조직운영체계와는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참고할 사실 한가지

인지조절의 학습은 계속 연구되고 있다.

그렇지만 뇌가 후천적으로 집행기능을 학습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환경적/유전적 요소가 뇌 발달과정에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에 이 시점에 더 많은 저변의 사람들이 높은 수준의 집행기능을 발달시킬 수 있기를 연구자들은 기대한다고 합니다.

희망적인 사실 한가지

누구도 회사의 생애주기를 정확히 짚어낼수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조직이 발달을 끝낸 상태로 절망할수도 있겠으나 어쩌면 아직은 조직의 집행기능을 발달시킬 시간이 남아 있는 초기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미래에 외적요소에 시장에서 입지를 갖지 못하는 발달중인 회사에서 기여할 기회가 기다리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생각해 볼 사실 한가지

스타트업의 조직운영체계를 발달시키는 영역은 제조업과는 달리 아직 개척되지 않은 영역입니다. 집행능력을 위한 데이터는 어쩌면 수집할 데이터부터 정의하고 설계하여 추상을 실체로 변환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엔지니어링-분석- 사업을 관통하여 데이터를 정의하는 흥미있는 작업이 될수도 있습니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문제를 풀어볼 스스로의 집행기능을 시험해 볼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Reference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6526975

http://www.aistudy.co.kr/cognitive/image1_anderson.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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