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다. 건강하게 행동하다.

관념론적 이해에서 유물론적 실천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질문을 던지며 글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건강하다는 것 무슨 의미이죠? 건강을 정의해 보세요.”

지금 이 순간 ‘건강’이라는 두 글자를 내 생각의 공간 어딘가에 프로젝터처럼 띄워본다면, 대충의 그 의미와 느낌들이 직관적으로 읽히고 이해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어떤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한다는 것은 생각 외로 어려운 일입니다.

자, 그러면 이렇게 질문을 한다면 조금 쉬우리라 생각이 됩니다.

“건강한 사람은 어떤 모습인가요? 아니면 건강하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대게 이렇게 질문을 받고 나면, 사람들이 조금씩 저마다의 이야기를 꺼낼 준비를 시작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아프지 않은 사람을 말하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누군가는 활력과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을 묘사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행복한 웃음을 짓는 사람의 모습을 떠올리는가 하면, 흥미롭게도 매력과 자신감이 넘쳐나는 섹시한 사람을 빗대어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조금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를 하기도 하면서, 혹은 여기에 적힌 의미와는 또 다른 내용들이 언급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Victoriano Izquiredo’s on unsplah

건강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모두가 건강한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의 개념 안에서도 각자가 좀 더 주목하고 지향하는 건강의 가치가 다양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관념론적으로 이해하던 건강을 우리 각자의 삶의 수준으로 끌어오면서 건강에 대한 이해가 보다 실재화된 유물론적 관점으로 구체화되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의 개념에서 추상화되어있는 건강이 건강한 행동이라는 실체를 가지는 순간, 그 의미가 명확해집니다. 결과적으로 건강한 삶을 추구한다는 것은 건강한 행동을 실천한다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완성되는 셈입니다.

실제로 필자가 속해있는 병원에서 암 환자들을 종종 인터뷰할 기회가 생기는데, 환자들이 느끼고 있는 건강한 삶은 단순히 암을 치료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지금의 삶을 마주 대하는 태도에 따라 그 기준과 정도가 다르게 정의되고 있습니다.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머리가 빠지고 기력이 쇠하여지는 가운데에도 앞으로의 남은 삶을 위해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날 힘을 찾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모든 것을 내려놓아버리는 사람이 있기도 합니다. 두 사람 모두가 항암 치료를 통해 암을 완치하였다 하더라도 후자에 속한 사람을 쉬이 건강하다고 판단하기는 조심스러운 것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관념론적 수준에서 건강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가진 삶의 프레임이 건강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또 이를 유물론적 실천으로 끌어와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건강한 목표에 어떻게 도달하고 있는 것을 총체적으로 이해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문득 글을 읽다 보면, 마음에서 일어나는 다소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그게 어디 쉽나요…’

네 그렇습니다. 우리의 관념 속에서 풀어져 있는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건강에 대한 태도와 이해를 조금씩 풀어내어 마치 하나의 짜인 옷과 같이 완성된 모습의 건강을 갖추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솔직하게 이 글을 적고 있는 필자도, 야식을 끊지 못하고 기나긴 좌식 생활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뱃살과의 동거를 몇 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위해 건강 행동을 위한 다양한 중재 방법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만고의 진리로 인간은 상당히 게으른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앞으로 글을 연재하면서, 왜 인간은 이토록 건강을 추구하면서도 건강한 행동을 하기 어려워하는지와 관념론적 공간에 잠들어 있는 건강을 깨워서 유물론적 세상으로 뛰쳐나갈 수 있도록 지금까지 어떠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는가를 함께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사실 우리는 각자가 떠올리고 추구하는 건강을 실천해 나가는 동안, 스스로가 마주해오던 건강에 대한 프레임을 때마다 새로이 정의하거나 수정해 왔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천을 수행하면서 우리의 관념과 실천히 무수한 되먹임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왔을 것입니다. 다만 이 글을 통해 건강 행동이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우리를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소소한 바람입니다.

Adam Whitlock’s on unsplash

세계 보건기구인 WHO(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는 ‘건강’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건강이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

앞에서 우리가 사전에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얼추 틀리지 않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를 더 남기며 글을 마칩니다.

“오늘 당신은 건강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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