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끗차이.

트라이시클

내 꿈은 세계여행을 하는것이다. 아니 거창하게 꿈이라고 할 것까지도 아니고 언젠가 한번은 꼭 해봤으면 하는것이 있다면 그것이 세계 여행이다. 오늘은 필리핀에 온 이후 처음으로 혼자 학교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와.. 난 세계 여행은 못 하는 사람이구나”

이번이야기는 필리핀에 있을때 일이다. 하루는 감기기운이 심해, 학원내에서 진찰을 받고 약을 사기위해 트라이시클을 잡아 탔다. 기사는 내가 혼자 타고 가는데도 8페소면 학교근처 쇼핑센터까지 갈수 있다고 했다. 도착후 처방전을들고 약국으로 가서, 혼자 영어로 약을 사고, 쇼핑도 하고… 나름 여기까지는 참 좋았다. 문제는 약을 사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트라이시클을 타러갔을 때였다. 학원으로 돌아가기 위해 트라이시클을 잡는데 트라이시클 기사들이 40페소를 달라고 했다 난 분명 8페소 주고 왔던 길인데…

내가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하니 기사들은 그럼 건물 오른쪽 편으로 가면 그곳에 바이시클이 많이 있다며 바이시클을 타라고 권했다. (트라이시클은 오토바이를 개조한 것이고 바이시클은 자전거를 개조한것이다)

그곳에 가보니 바이시클이 정말 많기는 했지만 바이시클 기사들은 5분이면 갈 길을 30분 걸려서 가야 한다고 했으며 가격은 20페소.. 그렇게 오랜 시간 길위에 있고 싶지도 않고 그럴꺼면 걸어가는게 더 낫지 싶었다.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고 있으니 아까부터 날 바라보던 왠 건장하게 생긴 몸 이곳저곳에 문신을 한 필리핀 청년이 다가와서 무슨일이냐고 물었다. 내가 사정을 설명하고나니 직접 트라이시클을 잡아주겠다며 자신을 따라오라고 했다, 그리곤 그는 대형몰과 반대쪽 골목으로 가면서 연신 나에게 팔로우를 외치며 오라는 손짓 했다. 쇼핑몰과 멀어지면 경찰들이 많이 없어 불안하기도 하고 한번도 안 가봤던 길이라 난 제자리에 서서 어딜 가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저쪽으로 가면 트라이시클을 탈수 있다고 하며 계속 손짓하며 불러댔고 때마침 그곳을 지나가는 대형차에 주변이 갑자기 시끄러워 지고 아까 나와 흥정을 하던 바이시클기사들도 나에게 이리오라고 소리를 지르고 청년 또한 자기를 따라오라고 소리지르는 소음들에 갑자기 정신이 아찔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청년은 불안해하는 날 보더니 내쪽으로 와서 주변에 지나가는 트라이시클을 잡아서 태워주고 흥정까지 직접 해주었다(결국 40을 주기는 했지만…. 보통 60~50을 부른다고 한다)

트라이시클을 타는 순간까지도 숨어있던 청년의 일행은 아닌가 라는 의심을 하기는 했지만, 트라이시클 안에 예쁘게 장식해 둔 마리아와 천사상들을 보고 마음을 놓기 시작했다.

그때는 말도 안통하는 곳에서 문신도 잔뜩한 검은 피부의 남자가 자신을 따라오라고 하는것 자체가 너무 무서워서 정말 무서운 경험이라고 생각했는데 집에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친절한 청년을 만났던 좋은 경험 이였다. 내가 필리핀은 위험한 곳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모든것을 경계하고 있어서 그렇지 생각해보면 친절하지 않은 사람을 만난적이 한번도 없던 곳이 필리핀 이였던것 같다.

그러면서 이렇게도 사람을 못 믿는 내가 어찌 세계여행을 하겠는 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리고 일상과 다르기 때문에 오는 낮선 것들에 대한 경계심과 두려움 이런것들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기에 따라 무서운 경험이 되기도 하고 고마운 경험이 되기도 하는 여행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을하게 되었다. 우리의 감정과 기억은 정말 한끗차이의 생각으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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