랟팸과 쓰까, 상호 악마화 하지 않고 대화하기

(주의: 이 전략은 사람이 사람을 상대할 때 쓰는 전략이지 일베 따위를 상대할 때 쓰는 전략이 아닙니다)

상호 악마화 메커니즘

인간에겐 자신의 믿음에 부합하는 정보를 더 열심히 찾아서 보려는 경향이 있다. 이를 선택적노출(selective exposure)이라고 부른다.

똑같은 정보를 접하더라도 자신의 믿음에 부합하는 정보는 더 잘 수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를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부른다.

근거없는 말이라도 여러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들으면 믿게 되고 믿음은 커뮤니티 내에서 순환하며 점차 강화되곤 한다. 이를 상호강화(communal reinforcement)라고 부른다.

이처럼 인간에겐 애초에 다양한 편향성이 존재한다.

트위터에서는 내 타임라인을 내가 구성하기에 확증 편향과 선택적 노출이 더욱 강화되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라고 부른다. 상호강화 또한 마찬가지로 증강되는데 이를 에코 챔버(echo chamber)라고 부른다.

소위 “랟팸”과 “쓰까”의 상호 악마화 현상 중 적어도 일부는 여기에서 기인할 것이다.

대화를 위한 전략

상호 악마화에 기여하지 않으면서도 서로 대화도 하고 논쟁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해봤다.

  1. 상대가 이상한 말을 하면 그냥 지나치거나 댓글로 지적을 해서 이상한 말이라는걸 알리자. 적어도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걸 알려주자. 다만 리트윗은 하지 않는다. 상대가 하는 가장 이상한 주장을 리트윗하여 내 지인들끼리 놀려먹고 악마화하는 대신, 상대가 하는 가장 똑똑하고 반박하기 어려워 보이는 주장을 퍼나른다. 그래야 내 지인들끼리 생산적인 고민을 할 수 있다.
  2. 상대의 말을 가장 비판하기 쉬운 형태로 해석한 후 그 허수아비를 비판하는건 아무 도움이 안된다. 이를 허수아비 비판의 오류(straw man fallacy)라고 부른다. 상대의 말을 최선을 다해 이해하고 가장 비판하기 어려운 형태로 해석한 후, 그걸 비판한다. 이를 자애의 원리(principle of charity)라고 한다.
  3. 상대와 같은 “진영”에 속한 다른 이들이 전에 무슨 이상한 말을 했던 말았던, 지금 나와 대화하는 상대가 했던 말들만 놓고 대화한다. “랟팸”이나 “쓰까”나 다양한 생각을 가진 개인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게다가 같은 사람이라도 과거와 현재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
  4.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상대는 페미니스트다. 일베가 아니다. 페미니즘 운동을 하는 사람인데 방법/전략/가치관 등에 차이가 있는 사람과 토론하는 상황은 반-페미니즘 운동을 하는 사람과 토론하는 상황과 완전히 다르다. 일베를 대할 때 쓰는 태도나 전략을 그대로 쓰지 말자. 상대가 페미니스트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 나만큼 똑똑할 것이라고 가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