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2017 매우 맑음 그리고 소나기
좋은 하루였다. 어제 늦게 잠든 탓에 아침에 조금 더 자고 싶었지만 그리고 그렇게 이른 시간도 아니었다 그래도 약속한 시간이 있으니 대충 준비하고 나갔다. 대충, 이라고 하는건 어제 빠마를 하고 하루 이틀을 머리를 감지 말라는 처방을 받았기 때문에. 어제는 못생김 대책1로 빠마를 했고 오늘은 대책2로 속눈썹을 붙이고 왔다. 그리고 지난 6개월동안 못생김을 계속 갱신하고 있지만 이렇게 대책이 필요했던 이유는 결혼 3주년 사진을 다음 주에 찍기로 했기 때문.
꼭 결혼 3주년 사진은 아니지만 제목을 붙이자면 그게 제일 쉬울 것 같다. 그리고 신랑과 함께 #패딩턴타워온하버 그러니까 우리의 새로운 공간에서 같이 모습을 남길 수 있는 기회이다 보니 못생김에도 불구하고 일단 찍기로 했다. 게다가 이번 사진은 내가 너무 좋아하는 우리 이웃 작가님께서 시드니에 오는차에 빡빡한 일정에도 시간을 내어 찍어주기로 했다. 다정한 동네 이웃이 실력있는 사진 작가인데 우리 모습을 담아주신다니 이게 무슨 복인가 싶다. 나만 잘 생기면 될 것 같은데 3일 안에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조금 과한 것 같은 속눈썹이지만 그래도 못생김이 1정도 줄어든 것 같아 시간을 낸 보람이 있다.
매일 매일 나이도 들고 있고 이미 서울에서 부터 살이 찌기 시작했고 식사는 폭식과 공복을 오가는 전혀 건강하지 못한 패턴으로 하고 있고 먹는 음식도 바뀌고 첫 4개월과는 다른 새로운 스트레스에 적응하려니 힘도 들고 살이 찌고 몸무게가 꿈쩍도 않는 아니 더 올라가지 않으면 다행이 상황이 계속되는 이유야 많다. 알아도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세상 살다 보면 많다. 지금의 내 몸이 그렇다. 그래도 몸 컨디션이 물리적으로 나쁜건 아니니 다행이다.
이렇게 답도 없는 체중 얘기를 하다보니 이야기가 샛길로 빠졌다. 오늘은 하늘도 맑고 볕도 좋고 공기도 맑아 일요일 오후 이례적으로 기분이 좋았다. 아,,, 좋다… 이런 일요일 참 좋다… 신랑도 개도 같이 이런 기분을 같이 느끼면 참 좋겠다_ 생각했다. 거기까지만 생각하고 좋은 기분을 유지했다.
동네에는 호주 디자이너 브랜드 숍이 모여있는 골목이 있는데 요즘 나의 시선을 가장 많이 뺏고 있는 숍에 가서 옷도 한 벌 샀다. 사진 촬영이 핑계였고 어쨌거나 옷 자체도 예쁘니 잘한거다. 하지만 이제 옷은 사지 말자 또 다짐했다. 미니멀리즘 못해도 이고 살지는 말아야지.
호주에서 같이 자란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동생과 오랜만에 통화도 했다. 호주 하늘 사진 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더 많이 자주 올려달라고 했다. 별 것 없고 여전히 투박하지만 그래도 일단 좋다_라고 했다. 시드니는 그렇게 일단 좋고 오늘 하루도 저녁이 되기 전까지는 그렇게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