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BRAND] #05 에어비앤비(Airbnb)

NEXT BRAND
# 05 Airbnb

알려져 있지만 감추고 싶은 것을 감추는 한편, 알리고 싶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일. 브랜드가 가진 무형의 약속을 전달하는 일.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은 브랜드의 강력한 무기다. 브랜드의 규모와 상관없이, 브랜드가 어떻게 그들 자신을 설명하고 사람들에게 말을 거느냐에 따라 브랜드의 이미지도, 고객 관계도 좌우된다. 열흘 전, 한 작은 브랜드는 그들의 생각을 전 세계의 사람들과 공유하고 공감을 얻는 데에 성공했다. 공유경제의 대명사, Airbnb(이하 에어비앤비)다.

워낙 많은 기사에서 다뤄졌고, 최근엔 사업의 확장으로 성장통을 앓고 있으나 이에 대한 설명은 과감히 패스한다.

(관련기사: http://bit.ly/1ArzH8d)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 역시 다음 시대를 주도할 이슈임에 분명하지만,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그들의 리브랜딩이다.

2014년 7월 17일, 리브랜딩을 단행하기 전 에어비앤비는 가입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내가 뭔가 얘기할 게 있는데, 너랑 비공개로 먼저 얘기하고 싶어. 화상 모임으로 말해야 하는데, 시간이 한밤중이라 조금 늦지만 꼭 이 이야기를 네가 들어줬으면 좋겠어.’ (내용을 반말로 바꾸는 약간의 각색을 했지만, 핵심은 이것이다. 일방적인 정보강요와 달리 고객과 1:1로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브랜드의 마음이다.)
그리고 새벽 12시, 에어비앤비의 창립자 브라이언, 조, 네이트는 약 35분 가량 브랜드와 리브랜딩에 관련한 사담을 즐겁게 늘어놓았다.

브랜드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언제나 특정한 컨텍스트 속에서 소비된다. 이 맥락을 캐치하고 실제로 풀어내는 역량이 곧 마케팅이고 브랜딩이다. 에어비앤비의 프로젝트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인상 깊은 점은 하늘색에서 코랄핑크로 바뀐 브랜드 컬러도, 귀여운 로고 ‘벨로(Belo)’도,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로고디자인도, 깔끔하게 바뀐 UI도 아니다. Belonging, 그들이 전면에 내세운 이 브랜드 에센스다.

사실 에어비앤비의 업을 사무적으로 정의하자면, 여행, 호텔, IT 등 여러 업계의 특수성을 조금씩 빼닮은 숙박중개업체다. 하지만 위대한 브랜드들이 그래왔듯이,(혹은 그들을 오마주하기라도 하듯) 에어비앤비는 자신의 정의를 달리했다.

랜도 어소시에이츠의 소비자인사이트 부문 이사인 수잔 넬슨은 “정말 성공적인 리브랜딩은 단순히 해당기업이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미래에 어떻게 되고 싶은지를 정립할 뿐 아니라 반향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4D 브랜딩」의 저자 토마스 가드는 “고객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 고객이 감사하고 안심하도록 하는 그 무엇인가를 찾아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야만 고객들은 브랜드에 대해 이미 느껴왔던 바를 더욱 공고히 하고, 그 브랜드에 대해 가지고 있는 확신도 더욱 강화시킨다. 네트워크 브랜드에는 중대한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즉, ‘Belonging’은 사람, 장소, 사랑(People, Place, Love)이라는, 브랜드가 소비되는 맥락과 브랜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한 단어로 명쾌하게 뽑아낸 그들의 정수이자 아이덴티티다.

로고나 패키지 디자인 리뉴얼만으로, 혹은 묘한 단어의 조합을 몇 개 만들어낸 것만으로 우리의 브랜딩이 새로워졌다고 믿었던 사람들은, 업의 본질을 캐치한 에어비앤비의 케이스를 재고해봤으면 좋겠다.

디자인 리뉴얼이나, 독특한 컨셉어의 개발도 엄연한 브랜딩의 일부다. 그러나 진짜 브랜딩은 브랜드의 일과, 브랜드가 속한 업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이 고객과 공명(resonance)을 일으킬 때야 비로소 브랜드는 의미를 갖는다.

에어비앤비가 넥스트 브랜드인 이유다.

나에게 말하면 잊어버리고,
나에게 보여주면 이해를 할 것이고,
나와 동참하면 기억하게 될 것이다.
- 중국 속담

* 이 글은 얼리어답터에 기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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