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란 인사가 여행을 위한거면.

Kalana (8%, brown ale, Põhjala) ★★★★☆

(현시각 태풍을 앞두고 있는) 이번 여름은 너무나도 더워서 마시기 바빴고, 음미 라는 것이 대개 불가했다. 그래서 지난 여름과 달리 대부분의 맥주가 입에 착 달라붙지 못했다. 한겨울에 처음 만났던 뽀햘라 브루어리의 맥주들은, 막을 새도 없이 겨울의 정취를 품고 있게 되어버렸다. 솔잎이 들어가 시작부터 끝까지 시-원한 맛을 자랑하는 ‘칼라나’도 어쩐지 이파리마다 눈이 10센티미터나 쌓인 겨울의 상록수를 떠올리게 했다. 나 정말 여름 좋아했는데…

Sajand (12.3%, bartic porter, Põhjala) ★★★

이건 상미기한이 100년인 맥주라고 했다. 2118년까지 마실 수 있는 맥주라고 진짜로 바틀에 표기가 되어 있다. 맥주 소개를 다 듣고나서 몇 병 사서 킵해두었다가 퇴사할 때마다 마시라는 소리를 들었다. 정말, 음, 트루? 앞으로 얼마나 오랜날을 더 기정사실화 된 패턴을 고분고분하게 따르며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나에게 있어 반복적으로 기념할 일들이 다름아닌 그것일까봐, 혼자 서늘하게 웃었다. “안녕이란 인사가 여행을 위한거면 가장 편한 미소로 나는 웃어줄텐데” 라는 보아의 노랫말을 떠올리며, 나는 자주 안녕을 하고 그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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