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서의 같이 일하고 싶은 팀원

면접관 입장에서 바라본 IT 스타트업의 면접은 어떨까?

Bside Korea
11 min readAug 10, 2023

이 글의 목적

IT 스타트업에 대한 인기가 늘어남에 따라 교육 기관이나 교육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지만, IT 취업시장의 문이 좁아지면서 지원자와 면접관의 간극은 점점 벌어진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 훌륭하신 분들이 많이 오셨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면접 중 어떨 때 “같이 일하고 싶은 팀원”이라는 느낌을 받는지 개인적인 생각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IT 스타트업 첫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나 이직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새롭게 발돋움하고자 하는 스타트업 기준에서 작성하였으며, 이미 대기업이 된 스타트업과는 상황이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

기술면접

IT 스타트업 지원자 중 개발자 비중이 가장 높기에, 기술 면접에 대해 먼저 이야기한 뒤, 모든 직군이 공통으로 진행하는 일반 면접에 관한 생각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이전의 기술 면접

저는 채용 담당자가 아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입니다. 지원자로서, 그리고 16년도부터 면접관으로 참여하면서 느낀 가장 큰 변화는, 현재는 국내/해외 혹은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기술 면접이 상당히 정형화 되고 시스템이 잘 구축 되었다는 것 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이전의 기술 면접은 ‘IQ 테스트’와 유사했습니다. 당시에는 ‘맨홀이 동그란 이유’, ‘100층 건물의 엘리베이터는 버튼 설계를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시의 하루 필요 전력량을 추정할 방법’과 같은 문제들이 유행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과연 실무에 도움 되는 질문일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MS나 구글의 면접 질문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이를 파훼하는 <How would you move mount Fuji>나 <How to Ace the Brainteaser Inverview> 라는 면접 준비 책도 유행했습니다. 이런 방식이 유행했던 이유는, 아마도 그 당시에 개발 능력을 명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외에 ‘종이에 손 코딩’하거나 ‘화이트보드에 아키텍처나 DB 구조’를 그리는 방식도 있었습니다. 최근에 와서는 ‘발전된 IDE가 있는데 손 코딩을 해야할까?’, ‘경험 없는 신입 지원자에게 아키텍처와 DB 구조를 물어보는 것이 맞을까?’라는 의문이 있지만, 실무 지식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에, 일부에서는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면접 방법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의 기술 면접

최근에는 많은 회사에서 코딩 테스트 프로그램을 활용합니다. 30~45분가량의 문제 풀이 시간이 주어지며, 대면 면접의 경우 면접관에게 중간중간 질문할 수 있고 온라인의 경우 “테스트” 버튼 을 눌러가며 정답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코딩 테스트가 끝난 뒤에는 ‘Array와 LinkedList의 차이’ 혹은 ‘SQL select 문의 시간, 공간 복잡도’에 대해 답변하거나, Front로 넘어간다면 ‘CSS Cascading이란 무엇인가?’, ‘React에서 불변성을 유지하는 방법과 이유’와 같은 질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운이 나쁘다면 Red-Black TreeMaximun Bipartite Matching과 같은 질문이 나온다고도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제가 면접관으로 들어갈 때는 지원자가 특별히 알고리즘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지 않는 이상 Tree나 Graph는 물어보지 않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코딩 인터뷰 완전분석(Cracking the Coding Interview)이라는 책이, 수학의 정석처럼 가장 유명해서, 면접관과 지원자 모두 많이 읽는 책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LeetCode나 백준과 같은 문제 풀이 사이트가 늘어가고 지원자의 준비 수준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최근의 기술 면접이 본래의 개발실력을 평가한다는 목적에서 성실성을 평가하는 것으로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기술 면접 만으로 “같이 일하고 싶은 팀원"이라는 인상을 주기는 어려움이 있어 보이며, 지원자나 면접관 모두 형식적인 절차라고 인지하고 있고, 회사에서 설정한 일정 수준을 통과한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기술 면접

위에서 이야기한 방식 외에도, 과제를 수행하여 평가하거나 지원자가 진행한 개인 프로젝트에 대해 1시간 넘게 심층 토론 하는 방식도 있다고 들었는데, 과제비 이슈도 있고 지원자와 면접관의 시간을 많이 소비하기에, 이 방식들이 유행하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가능성은 적겠지만, 기술 면접이 형식적인 필수 절차라고 한다면, 나중에 MS에서 VSCode와 Github에 있는 모든 코드를 연동해서 “나의 코딩 스타일과 디버깅 능력에 맞는 회사”를 알려주는 기능이 LinkedIn에 나온다면, 면접관과 지원자 모두 불필요한 형식적인 기술 면접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일반 면접

순서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기술 면접 다음으로, 대개 “핏 테스트", “문화 적합성 테스트" 혹은 “경영진 인터뷰"등으로 불리는 일반 면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반 면접은, 기술 면접 대비 수치화되어 있지 않고 직종도 다양하기에 두루뭉술한 기준이 많지만, 주니어와 시니어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부가적으로 개인 프로젝트 관련한 생각을 공유 드리겠습니다.

주니어 일반 면접

주니어의 기준이 모호할 수 있지만, 편의상 3년 이하의 경력을 가지신 분을 지칭한다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면접관으로 들어가는 지인 개발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듣는 이야기는, 시니어 대비 확인할 수 있는 요소가 적다보니 “좋은데 애매하다” 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회사에서 인턴십을 운영하여 일정 기간 지켜보거나, 회사 TO가 많다면 상대적으로 너그럽게 전환형으로 채용하고, 최근처럼 채용시장이 얼어붙으면 주니어의 문은 굳게 닫히지 않나 싶습니다.

또한 채용 프로세스를 개선하려고 해도, 주니어 분들의 성과를 단기적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6개월~1년 이상 장기 추적 하더라도 채용, 온보딩 프로세스, 담당 사수 등 여러가지 변수가 있기에 결정적인 지표를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부분은 면접관의 직관이나 채용 전문가의 노하우에 많이 의존할 수 밖에 없기에, 주니어 면접은 지원자도 면접관도 모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준으로는, 모호하게 들릴 수 있지만, 색깔이 명확한 주니어 분을 만날때 “같이 일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형화 된 문답 속에서 이따금씩 지원자분의 개인 생각을 말씀해주시면, 해당 생각에 관하여 자세히 이야기 해봄으로서, 이분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고 계신 분”인지를 가늠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분의 생각이 더 발전할 수 있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같이 일하고 싶다” 라는 느낌으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블로그, 유튜브 혹은 부트캠프에서의 경험을 중점적으로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개발자는 블로그를 작성하고, 영상을 촬영하는 사람이 아닌, 코드를 작성하고 상품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을 좋아하고, 내가 만들고 싶은 제품이 회사의 방향성과 일치하는 것이 1순위이고,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부수적이기에 주객이 전도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니어 일반 면접 관련해서는, 회사 내부에서도 “기술 면접 대비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라는 의견이 있기에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아가려고 노력중이며, 현재 비사이드코리아에서는 2명 이상의 면접관이 면접에 같이 들어가서, 참여한 면접관들끼리 별도로 결과를 논의 하는 방식으로 일반 면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니어 일반 면접

시니어는 범위가 너무 크지만, 편의상 3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신 분을 지칭한다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니어의 경우, 주니어 채용과 반대로 참고할 수 있는 이력이 있고, 면접이나 이력서에서 ‘문서 작성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가늠할 수 있기에, 면접관 입장에서 보다 많은 데이터를 받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면접관들 간의 이견이 적어, 많은 회사에서 시니어 채용 결과는 단기간에 답변 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시니어 분들의 이력서와 면접은 ‘어느 기간동안 어떤 성과를 이루었고, 나는 그곳에서 어떤 역할을 하였다’로 정형화 되어 있기에, “성과를 만들어 내실 수 있는 분"인지 여부를 가늠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시니어 일반 면접은 특급 용병 찾기가 적합한 표현 일 것 같습니다. 시니어분의 경력으로 미루어 짐작할때,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 혹은 앞으로 다가올 위기를 이분이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이분에게 우리가 “배우고 싶다” 는 느낌과 함께 다음 채용 단계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주니어 일반 면접에서는 “가르쳐 주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때, 시니어 일반 면접에서는 “배우고 싶다” 라는 확신이 생길때, “같이 일하고 싶은 팀원을 만났다” 라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개인 프로젝트

개인 프로젝트는 언뜻 생각했을때 종류가 매우 다양할 것 같지만, 의외로 유사한 프로젝트들을 하루에도 여러 번 받아 볼 수 있습니다. 부트캠프의 등장과 함께 4~6명이 팀을 이루어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많고,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협업해서 같이 하는 것이 거의 기본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주제는 ‘유명 서비스의 디자인 개선 혹은 클론 코딩’처럼 변치 않는 단골 소재도 있지만, 대부분 일정 트렌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시즌에는 화상회의, 재택근무 관련 프로젝트들이 많았고, 그전에는 가상화폐 관련 프로젝트들을 많이 받아 보았습니다.

개인 프로젝트의 평가 기준은, 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저는 ‘유명 서비스의 디자인 개선 혹은 클론코딩’이나 부트캠프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는 제외하고 면접을 진행합니다. 이러한 개인 프로젝트 경험이 개인 학습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레퍼런스를 참고했는지 혹은 강사님의 도움을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려워 공정한 평가가 힘들고,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이 상대적으로 덜 드러나기에 판단 지표로 삼을 만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평가 기준을 요리에 비유해 보자면, 자취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밀키트로 요리한 음식을 먹고 ‘요리를 잘한다’라는 평가는 들을 수 있지만, ‘생활력이 강하다’라는 평은 듣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실제 자취를 하게 되면 냉장고에 이미 구매한 재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요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재료 손질, 먹고 남은 잘 보관하기 등등, 밀키트를 통해 하는 ‘요리’가 앞뒤로 많이 확장됩니다. 이처럼 우리가 현업에서 진행하게 될 업무는, 특히 스타트업은 밀키트처럼 완벽하게 상황이 갖추어진 경우는 드뭅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부트캠프나 ‘클론’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를 학습 목적으로 추천하지만, 면접에서 이야기할 개인 프로젝트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제가 선호하는 개인 프로젝트는 새로 추가된 CSS 기능을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는 한 페이지 웹이거나, 리스트와 디테일 페이지로 구성된 단순하지만, 기획/디자인/개발/출시를 혼자서 차근차근하면서 커뮤니티 내 마케팅까지 직접 한 앱이거나, 매일 아침 여자친구에게 보낼 아침 인사 메시지를 보내주는 푸시 알림 서비스입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단순하여 퀄리티가 낮아 보일 수 있지만, 밀키트가 아닌 제대로 된 ‘개인’ 프로젝트로서, 지원자분의 생각과 경험을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마치며

면접 평가 지표

위와 같은 주제로 여러 논의를 거친 뒤에, 내부적으로는 아래와 같은 면접 평가 지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면접관 별로 3개의 큰 항목을 ‘긍정’, ‘보통’, ‘아쉬움’으로 단순하게 표시하며, 세부항목 3개 모두 해당하면 ‘긍정’, 1개 혹은 해당사항이 없을시 ‘아쉬움’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아래 내용들은 팀원들간의 논의를 거쳐 지속적으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1. Color 가 명확하신지?
  • 이력서에서 이야기한 내용, 자기소개, 면접 내용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 앞으로 어떤 개발자/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
  • 그 목적하에 비사이드코리아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2. 비사이드코리아를 얼마나 찾아보고 왔는지?

  • 어떤 아이템인지 한두줄로 설명할 수 있는지? (앱 설치 or 홈페이지 확인)
  • 어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지 설명할수 있는지? (캠페인 자료 or 피드 확인)
  • 사업 분야, BM, 기술 블로그 등 회사에 관련하여 전반적인 생각을 공유

3. 기본기

  • 코딩 테스트 평가 기준을 넘는지? or 포트폴리오가 평가 기준을 넘는지?
  • 자신의 경력과 업무, 혹은 프로젝트에 대해 조리있게 설명할 수 있는지?
  • 최근 공부하고 있는것, 나의 업무 스타일 등 업무상 참고할수 있을 내용을 조리있게 설명할 수 있는지?

개인적인 생각

최근에 면접을 많이 들어가고 지원자분들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이것까지는 안 준비하셔도 되는데…” 혹은 “주변 조언이나 교육기관에서 들은 내용을 잘 못 이해하신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 정리해보았습니다.

비사이드코리아에 지원하거나 다른 IT 스타트업에 지원하실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글을 마칩니다.

행동하는 주주 커뮤니티 플랫폼, 비사이드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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