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위대한 야구 선수의 재능은 ‘공포’와 ‘탐욕’을 조절하는 힘에서 나온다. 2스트라이크 3볼 상황에서 마운드에 선 투수가 상대 타자에게 공포를 느낀다면 공은 스트라이크존 바깥을 벗어나 볼넷이 될 것이고 반면 탐욕에 젖는다면 공은 포수 미트 한가운데로 날아가다가 홈런을 얻어맞게 될 것이다. 위대한 투수는 공포와 탐욕의 경계선 그러니까 볼과 스트라이크의 어떤 지점에 공을 꽂아 넣을 수 있다.

증기선이 바다 위에 떠 있는 걸 처음 목격한 구한말 조선 사람의 심정으로 알파고를 봤다. 공포도 탐욕도 없이 바둑알을 놓는 인공 지능은 수백 년을 명상한 제다이 마스터 요다였고 요정의 땅으로 떠날 때쯤 만렙이 된 간달프의 모습이었으며 어느새 불쑥 성장해 덩크슛을 내리꽂는 농구 천재 강백호이기도 했다.

누군가는 인공 지능과 크게 손을 흔들며 악수를 하겠지만 무지한 인간은 이렇듯 수줍게 신앙심만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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