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Exhibition(2)_THE PLACE: Together, Not the Same.

샌디 호밀리맘
8 min readDec 2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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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말은 선생님과 주위에 감사한 분들께 드릴 선물을 준비하느라 바쁜 달입니다. 게다가 학기말이라 리사이틀, 아이스쇼 등등 발표회 때문에 학년말과 더불어 더할 나위 없이 바쁜 시즌인데요,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니 시간이 좀 나네요. 아이들 겨울 방학은 일주일 더 남았지만요.(다시 말해 저의 방학은 1주일 더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지요.^^)

2015년이 가기전에 아이들의 exhibition에 대한 포스팅을 하나 더 올립니다. 이 학교의 최고 학년인 5학년 아이들의 exhibition 주제는 This Place: Together, Not the Same. 사회 교육 전공자인 제 입장에서는 이처럼 공간적인 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정말 궁금했는데요.

Exhibition 포스터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곳 The Place의 주인은 바로 우리 아이들 모두임을, 5학년 학생들 77명임을 암시하는 포스터죠. 선생님이 보내신 프로젝트 개요에서도 이를 알 수 있습니다.

This Fall, Team 5 completed the Project Titled, “This Place: Together, Not the Same”. The essential question was: How do you build community, while still honoring individuality? Students were expected to understand and value the importance of a unified community, and their own unique contributions to our school community. Students also learned to work together by offering original ideas and respecting the ideas of others. Within the project, students wrote narratives, crafted poetry, build effigies, took photographs, and curated their work into a gallery exhibition. Most notably, students learned to work together during this first few weeks of HTe.

어떻게 하면 개개인의 독특한 개성을 존중하고, 이를 내가 속한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프로젝트였는데요, 이 주제로 학생들이 글도 써 보고, 자신의 인형도 만들어보고, 사진도 찍어보았군요.

우리의 This Place, 샌디에고 지도에서 학교가 위치한 포인트 로마 지역을 중심으로 연관된 키워드 이미지들을 서로 연결해 두었습니다.

과장된 사진으로 우스꽝스러운 자신을 만들어 봅니다. 학생들이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직접 copy&paste를 해서 작업한 후 그것을 프린트 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식의 유쾌한 접근이 바로 미국식이죠. 얼핏 보기에 일그러지고 추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런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나의 다른 모습임을 알려 주는 프로젝트 입니다. 내 안의 또다른 ‘나’ 이죠.

친구의 사진을 찍어 주석을 달기도 합니다.

참고로 5학년 학생들은 2학년 학생들의 버디로서 동생들에게 매 주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가집니다. 2학년인 저희 딸이 프로스쿨러 버디를 가지고 있고 장난감을 만들어 주는 것과 마찬가지죠. 이같은 버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자기보다 나이 어린 아이들을 보호하고 돌봐 주어야 할 대상으로 여기게 교육시킵니다. 이 또한 아주 중요한 교육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빠에게 자신의 effigy를 설명하고 있는 저희 아들입니다. 저렇게 열성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것을 보니 새삼 감회가 밀려옵니다.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는 수업이나 프로젝트에 흥미를 잘 보이지 않는 편이었거든요. 누가 옆에서 도와주면 관심 정도는 가졌지만 그게 다였고, 그래서 학급 프로젝트에서 소외되기 일수였는데.. 이 학교의 프로젝트를 통해서 무엇인가를 내 손으로 만들고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설명해주는 즐거움을 배운 것 같아 부모로서 정말 뿌듯합니다. 실제로 exhibition 이후 큰 아이가 남들 앞에서 자기가 한 일들을 프리젠테이션 하는 것에 적극적이 되었어요. 그만큼 자기의 프로젝트에도 집중해 줄 것은 기대해 봅니다.

아이들의 effigies를 더 보여 드릴께요.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입이 벌어질 정도였어요.^^ 아래에는 미래의 ‘나’에 대한 설명을 적었군요.

결국 우리가 커뮤니티, 즉 지역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라는 ‘우리’로 시작된 질문이 ‘나’로 종결되는 듯 합니다. 나는 무엇이 될 것인가가 바로 그 대답이죠. 작게는 주변 커뮤니티와 이웃들에게 보탬이 되는 인물로 성장하는 것이 크게는 내가 살고 있는 State와 국가, 그리고 세계에 작게나마 보탬이 되는 것 아닐까요? 나와 내 주위의 세계는 결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니까요. 그런 점에서 초등학교 마지막 학년을 This Place: Together, Not the Same 프로젝트로 시작한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점을 존중하며 공존하는 법을 배우고 내가 결코 다른 사람들과 같을 필요가 없다는 것, 즉 자신의 유니크한 개성이 바로 This Place를 만드는 주요한 요소라는 거죠.

이 점은 제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이번 프로젝트 뿐 만 아니라 미국 교육 전반에 일맥 상통하는 가장 중요한 흐름입니다. 이러한 대명제에 따라 의무 교육 기간인 K-12학년의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대학 입시에서 학생을 선발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요;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A부터 J까지 10가지로 가정하면 이 10가지 다양성을 고루 10점씩 갖춘 100점짜리 인재 보다는 A부터 I까지 9가지가 5점밖에 되지 않아도 J 능력 한 가지가 단점들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인 55점 이상이라면 이런 인재를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A가 뛰어난 학생, B,C, D, E, F, G, H, I, J능력이 뛰어난 학생을 선발하면 전자와 똑같이 점수는 1000점이지만 능력별로 보면 강점을 보이는 능력을 비교해 보면 전자는 10점짜리, 후자는 55점 이상이지요.

그래서 미국에서는 개개인의 능력을 존중하면서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팀프로젝트를 많이 시키고요,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학교에서 강조합니다. 더불어 젠틀한 매너도 함께요. 탑스쿨이 학생 선발을 할 경우 특히나 학생들의 학업 점수는 그닥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커트라인 이상만 되면 성적은 크게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보다는 주변 지역 사회에 헌신하는 것을 리더의 덕목으로 여기기 때문에 지역 사회에서 발견한 여러 문제들을 어떤 식으로 해결했는지, 이 점을 남들보다 뛰어나게 보여준 학생들을 대학에서 선호한다고 들었습니다. 대학 교육은 바로 리더를 육성하는 교육이니까요.

자.. 그럼 10가지 능력을 10점씩 고루 갖춘 인재들 10명으로 구성된 그룹과 한 가지 능력이 55점인 인재들 10명이 모여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탁월한 그룹이 경쟁을 한다면 어느 쪽이 더 유리할까요? 그 대답은 여러분 모두 다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내년에는 모두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2015년 12월 27일

샌디에고 호밀리 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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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 호밀리맘

10년+ San Diegan. 스타트업 CTO 와이프, Special kid와 General kid 맘,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