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은 결제 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을까?

chris0205.eth
15 min readJan 2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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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선 실제로 비트코인이 물건의 결제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실제로, 법인카드 발급 스타트업인 Brex의 CEO, Henrique Dubugras는 블록체인은 고평가되었지만, 크립토는 저평가되어 있다고 했다. 어떤 측면에서 저평가되어 있는지 언급하진 않았지만, 아마도 결제 수단으로써의 평가를 말한 것 같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기존 결제 시스템을 살펴보고, 문제점을 발견해 볼 것이다. 그리고, 그 문제점을 블록체인이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한 번 살펴보겠다.

결제는 어떻게 이뤄지나?

진화하는 거래 방식

Payment(결제)는 물건 혹은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되는 요소이다. 먼 과거에 물물교환으로 이뤄졌던 사람 간의 거래는 현재, 현금과 신용을 이용한 거래로 바뀌어왔다.

물건을 실제로 교환하는 것보단 사회에서 통용되는 현금으로 교환하는 것이 편리하고, 현금을 들고 다니며 지불하는 것보단 신용을 담보로 한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
세상은 편리한 쪽으로 계속 발전해왔다. 그 결과로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와 같은 다양한 간편결제 시스템들이 탄생했고, 사람들은 더 이상 카드조차도 들고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Statista에 따르면, 코로나의 영향으로 2022년도에 e-커머스 업계에서 총 $5.7b(약 7조 125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고한다. 이처럼 오프라인 뿐만이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결제도 아주 활발하다. 지금부터, 평소 당연하게 사용해왔던 카드를 이용한 결제 시스템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자.

결제 시스템 구성요소

aka. MANIC model

Merchant | Acquirer | Network | Issuer | Card holder

Merchant

서비스, 물건 등을 파는 주체이다. 소비자에게 서비스 혹은 물건을 직접 팔지만, 역설적이게도 소비자가 현금을 통해서 merchant에게 직접 지불하지 않는 한, merchant는 돈을 받을 방법이 없다.

그 이유는 소비자들이 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카드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pos기 혹은 온라인에선 pg사를 통하여야 하기 때문에 현금을 받기 위한 단체가 필요한데, 이러한 기능을 하는 단체가 acquirer이다.

Acquirer

카드(신용카드, 체크카드, 선불카드, 바우처 등)를 이용해서 결제를 한 소비자로부터 돈을 대신 받아내는 역할을 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소비자로부터 돈을 받아내는 것이 아니라 issuer로부터 돈을 받아낸다. 이렇게 받아낸 돈을 merchant에게 지급한다. 이때, 돈을 받아내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일정 수수료를 차감한 뒤에 merchant에게 정산을 해준다.
acquirer는 bankprocessor로 구분이 되는데, acquiring bank는 merchant account 를 개설해서 거래 대금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그에 반해 acquiring processor는 거래 내역을 payment gateway로부터 받아와서 authorization 요청을 하는 역할을 한다.
acquiring bank에는 Wells Fargo, HSBC, Chase, and Bank of America 등이 해당하며, acquiring processor가 payment gateway의 역할을 같이 할 수도 있다. 또한, 은행들이 payment processor의 역할까지 할 수 있으나 최근엔 fintech 기업들이 많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분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Network(Card scheme)

카드를 통해 돈을 받는 주체와 돈(신용)을 사용하는 주체 사이에서 소통을 가능케 한다.
결제 시스템에서의 규제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주로 하며, 은행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VISA, MASTERCARD 등이 이것에 해당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들은 카드를 발급해주는 카드사가 아니다. 카드사들이 카드를 발급할 때, network(혹은 card scheme)에서 요구하는 규격에 맞춰서 발급해야할 뿐이다.

Issuer

카드(신용, 체크, 선불카드)를 발급해주는 주체이다.
은행뿐만이 아니라, 검증된 금융기관이면 카드를 발급해 줄 수 있다.
issuing bank 대신 카드사가 카드를 발급해준다. 즉, card holder의 계좌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issuing processor는 거래를 승인하거나 거절하는 역할을 대신하며, acquiring processor에게 거래에 대한 승인 사실을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또한, issuing bank가 얼마의 돈을 merchant측에 지급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Card holder

카드를 발급받아서 신용 혹은 계좌의 현금을 이용해서 소비하는 주체이다.
신용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다.

예시를 통해서 알아보는 결제 흐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신용카드(혹은 체크카드)를 이용해서 맥도날드에서 베이컨토마토디럭스 세트를 시켜먹는다고 하자. 이 상황에서 카드를 pos swiper(일종의 gateway이며, 온라인에선 payment gateway가 해당 역할을 수행한다)에 넣으면, payment system이 일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transaction & authorization / cash / fee 세 가지 흐름을 살펴보겠다.

먼저, transaction & authorization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processor가 거래 정보를 가공하고 승인하는 역할을 하기에 위와 같은 흐름대로 카드의 승인이 일어날 것이다. 위의 흐름은 순식간에 일어나게 된다.

다음으로 cash 흐름을 살펴보겠다.

앞선 거래의 승인이 나면 issuing bank는 issuing processor로부터 거래 내역에 대한 정보를 전달 받게 된다. 그 후에 issuing bank는 해당 거래 대금을 acquiring bank의 merchant account로 송금한다. 그 결과 merchant는 자신의 대금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fee는 어떻게, 얼마나, 누가 가져갈까?

Network와 Issuer가 가져가는 fee, 그리고 payment gateway와 payment processor가 가져가는 fee가 합쳐져서 merchant가 부담을 하게 된다.
결국, merchant는 평균적으로 2.5–3.0%의 fee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Network와 Issuer가 가져가는 fee는 거의 고정되어 있고, pg, processor가 가져가는 fee는 유동적이기 때문에 merchant 입장에서는 적합한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card holder들은 fee와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card holder가 결제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다른 시스템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즉, 현대의 payment system을 유지시키는 key element는 card holder라고 볼 수 있다.

결제 시스템의 ITCHY POINT

사실, 우리와 같은 일반적인 card holder 입장에서 카드를 사용함에 있어 불편함은 0에 가깝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 payment system이 완벽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진 않을 것이다. 그럼 어떤 불편한 부분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고, 블록체인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다.

부담은 merchant의 몫?

필자는 커머스 회사에서 잠시 일을 했었다. 다른 커머스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물건을 좋은 가격에 가져와서 더 비싸게 팔아 남는 마진을 먹는 방식의 수익구조를 갖고 있었다. 이러한 플랫폼에게 pg 수수료 3%는 아주 뼈 아프다.

매출액이 커질수록, 수수료로 넘겨줘야 하는 금액이 커진다. 게다가 이러한 수수료는 계속 따라올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수수료는 결국에 마진에 반영되어 결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게 된다.
결국, 3%라는 수수료는 카드를 이용하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Acquirer의 존재 이유?

기존의 payment system에서 acquirer가 필요한 이유는 궁극적으로 카드를 발급해주는 issuer가 있고, issuer의 서버에서 직접 장부를 관리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폐쇄적인 중앙화된 서버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merchant가 곧바로 결제 대금을 지불받지 못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결제 대금을 대신 얻어주기 위한 acquirer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취소 및 환불 과정의 불편함

결제를 완료한 후, 물건 혹은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등의 이유로 결제 취소 혹은 부분 환불을 진행한 적이 있을것이다. 이 경우에 취소 금액이 꽤 늦게 환불됨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것이다.
환불되기 전까진 계좌에서도, 카드 내역에서도 확인을 할 수가 없다. 마냥 믿고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간적 지연이 발생하는 이유는 결제 시스템에 많은 third-party가 관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제 승인이 일어난 후에, merchant account로의 실질적인 현금 이동, 즉 정산을 위해서 돈이 이동하게 된다.
이렇듯 돈의 이동 중, 어느 과정에서 취소 혹은 환불을 요청하느냐에 따라서 그 기간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 부분은 merchant와 card holder 둘 다에게 불편함을 유발하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블록체인 PAYMENT 현주소

블록체인은 cryptocurrency의 탄생과 함께 나타난 기술이다. 보안이 강점인 크립토를 이용한 payment 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우선, 블록체인을 활용한 payment system은 위와 같이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결제 시스템에서 많이 간소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card scheme과 같이 생략된 것들이 있긴하다.

다음으로 소비자가 가장 궁금해 할 만한 가격 정책에 대해서 확인해보겠다.
현금 혹은 신용을 이용한 카드를 사용할 경우엔, 매장 혹은 플랫폼 상에 진열된 가격에 해당하는 값을 지불하면 된다. 그런데 만약 크립토를 이용해서 지불한다면?
생각보다 간단하다. 단순하게 결제 시점의 진열가격에 해당하는 갯수만큼 크립토를 지불하면 된다.
이는 우리가 계산할 필요가 없으며, payment provider가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merchant가 지정한 형태의 돈(혹은 크립토)으로 merchant의 계좌에 정산이 됨으로써, 결제는 완료된다.

마지막으로 현재 블록체인 payment system에서 acquirer와 issuer가 같은 곳이 대다수이다. 이렇게 되면 acquirer가 issuer에게 따로 fee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card scheme의 fee블록체인 트랜잭션을 처리할때의 fee만을 감당하면 블록체인 payment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블록체인 payment 시스템을 사용하는 merchant는 약 0.5–1%정도의 fee를 지불하여야 한다. 기존 시스템의 fee인 3%를 생각하면 매우 저렴한 편이다.

Coinbase

현재 코인베이스 커머스에선 payment gateway 이면서, payment processor와 acquirer의 역할을 함께 하며 크립토를 커머스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트랜잭션 당 1%의 fee를 부과하고 있다.)
Acquirer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Issuer로서의 역할도 함께하고 있는데 코인베이스 VISA 현금 카드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트랜잭션 수수료를 낼 필요없이 크립토를 이용해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SO, can u(→blockchain) solve IT?

그럼 이제 앞서 살펴본, 기존 결제 시스템의 itchy point를 크립토 payment가 해결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

먼저, 결제 시스템의 많은 참여자로 인해 높아진 수수료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크립토를 이용한 결제 시스템은 참여자가 더 적어졌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이 acquirer와 issuer가 같은 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가 낮아지는데 영향을 준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의 특성상,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으며 balace를 파악하기 매우 용이하다.
또한, 결제 즉시 크립토의 이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굳이 acquirer와 issuer가 따로 있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다음으로 Acquirer가 꼭 필요한지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크립토는 p2p 거래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 크립토를 이용한 결제 시스템에선 개인 간의 거래가 아닌 중개인이 끼여있게 된다.
Card scheme에 맞는 카드를 발급하기 위해선 issuer가 필요하고, 결제의 상태를 issuer에게 알려주기 위해선 payment processor가 필요하다. 즉, card scheme이 존재하는 한 acquirer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취소 및 환불 과정의 불편함에 대해서이다.
크립토 결제 시스템의 참여자가 적어졌기 때문에, 취소 및 환불은 좀 더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 블록체인 위에서 일어나는 트랜잭션이라고 해서, 즉각적으로 취소 및 환불이 일어나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취소 및 환불은 결제가 승인되고 난 이후에 정산 단계에서의 일을 되돌려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블록체인과는 큰 상관이 없는 영역이다.

마무리하며.. 블록체인의 가능성은?

앞서 살펴본 기존 결제 시스템의 문제 중에 크립토의 도입으로 해결되는 것은 낮아진 수수료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문제는 기존 시스템 자체의 혁신이 필요한 영역이라, 단순히 블록체인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블록체인 과대 신봉자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우린 어디서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을까?

바로, CBDC국가 간 결제에서 블록체인이 쓸만할 것이다.
전부터 계속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란, 국가 주도의 디지털 화폐를 만드는 것이다. 만약 이게 현실화가 된다면, 결제 시스템은 또 다른 혁신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 볼만한 것은 CBDC를 어떤 식으로 송금하게 만들 것인지이다. 만약 블록체인을 사용한다면, 굳이 card scheme을 따르면서까지 카드를 만들어서 사용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p2p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국가 간 결제에서 블록체인 또는 크립토는 큰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존의 방식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며, 안정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만약 국가 간 결제에 fiat을 크립토로 바꾼 다음에 결제를 진행한 후, 다시 fiat으로 바꾸는 방식을 사용한다면 시간도 훨씬 덜 들고, 경계가 없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더 안정적인 결제를 가능케 할 수도 있을것이다.

결론을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현재 나온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은 merchant 입장에서 낮은 수수료를 감당한다는 것 외에는 별 메리트가 없다.

사실 우리와 같은 일반 카드 사용자 입장에서는 굳이 크립토 카드를 쓸 이유가 없기에, 현재 많은 크립토 카드사들은 전통적인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혜택을 통해서 유저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브라질과 같이 fiat이 불안정한 나라에서는 비트코인이 실제로 결제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외의 수많은 곳에서는 아직 크립토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크립토 결제 시스템의 mass adoption을 위해선 갈 길이 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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