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 x 공유어장 스토리 — Part II

Changseong Ho
3 min readAug 11, 2021

--

이전글: CAN x 공유어장 스토리 — Part I

무분별한 산업화로 치닫던 1970년대, 일본 세토 내해(內海)라는 곳에서는, 오염과 부영양화 현상으로 인하여 1년에 300회의 적조현상이 발생했다고 한다. 생태계는 심각하게 파괴되었고, 어획량은 급감하였으며, 플랑크톤으로 인해 햇볕이 바닥에 닫지 않아 해조류도 살기 힘들어진 죽음의 바다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 후 수십년간 많은 지역민들과 선지자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다시 태어난 현재의 세토 내해에는 지금 1만대가 넘는 굴뗏목이 떠있다고 한다. 굴뗏목 하나당 50만개의 굴이 매달려 있으니 세토 바다에는 총 50억개가 넘는 굴이 자라고 있다. 일본 전체 굴 생산량의 70% 를 차지할 뿐더러, 이 50억개의 굴이 세토 전체 바닷물을 정화하는 거대한 천연 정화조 역할을 한다고 한다. 조그만 굴 단 1개가 하루에 약 300리터의 물을 빨아들여 플랑크톤을 걸러내는데 이런 굴 수십억개가 밤낮으로 365일 여과 장치 노릇을 하니 세토 내해에 이제 적조는 없다고 한다. 지속가능한 어업 방식이 환경 생태계와 경제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좋은 예다.

Photo by Tanja Cotoaga on Unsplash

반면 생태계의 씨를 말리는 잘못된 방식의 어업과 남획이 어떤 비참한 결과를 초래하는 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으니 별도로 이야기 할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공유어장은 “먹을 만큼만 잡자” (조업요청), “잡혔을때 먹자” (만선알림) 라는 두가지 생각을 기조로 한다.

예전의 어촌은 바다의 자원을 탈탈 털어 도시로 보냈다. 자원도 도시로, 자식들도 도시로, 어촌은 지속가능하지 못했다. 또한 자본제공자, 생산자, 유통하는자, 소비자가 분리된 바퀴처럼 돌아가며, 어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들겠다는 집단적 노력과 선한 영향력을 주도하는 동기 부여된 주체가 생겨나기 힘들었다.

공유어장은 ‘우리의 바다는 우리가 지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한다. 소비자가 생산자를 만나고, 소비자임과 동시에 투자자(공동소유자), 마케터, 심지어 어촌 자원봉사자 등의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공유어장 에코시스템에 참여하게 할 계획이다.

거주의 개념이 상당 부분 자유로워진 시대가 되었다. 많은 지식 산업 종사자들이 시골에 있으면서도 원격으로 도시에 있는 직장에 소속되어 무리없이 일하고 있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살면서도 어촌과 생산과 바다의 보존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굴을 함께 기르는 시민의 모임과 같은 사이버 어촌계도 생길 수 있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녹아내리며 융합되는 가능성을 본다.

공유어장은 시민들이 한 몸이 되는 어업 생태계를 만들어 갈것이고, CAN 은 이에 필요한 커뮤니티 플랫폼 기술을 제공할것이다.

PS. 공유어장의 대(對)고객 슬로건은 “어부가 잡아서 쏜다” 이다. 회사 내부 회의에서는 “바다가 주는대로”, “용왕님이 주시는대로” 라는 표현도 슬로건 후보로 나왔으나, 아무리 용왕이라도 고객을 하대하면 안된다는 농담이 오가며, 결국 “어부가 잡아서 쏜다” 라는 슬로건으로 수렴되었다.

이전글: CAN x 공유어장 스토리 — Part I

--

--

Changseong Ho

A serial entrepreneur and investor. Co-founder of Viki, TheVentures, Impact Collective, CAN (Community Alliance 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