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하고 무엄한 Libra (4/5)

Jenna
6 min readOct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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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ra Reserve의 야망 파헤치기(3)- Libra Reserve 비율과 환율결정이론

[그림 1] 美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이 근심에 쌓인 얼굴로 앉아있다(출처: 폴리티코 웹사이트)

’19. 9. 22일 Libra Reserve 비율 발표 이후 각 국 재무부와 중앙 은행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 지난 19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IMF · World Bank 연차총회에서 독일 재무장관은 “페이스북 리브라와 같은 새로운 세계 통화(world currency)의 출현은 막아야 한다(Should be prevented)”고 주장했다.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리브라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하여 자체적인 국가간 결제수단(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이하 ‘CBDC’)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美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페이스북 리브라에 의해 미국 연준 내부에서도 CBDC 발행에 대한 논의가 진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위와 같이 리브라에 대한 높은 비판과 강한 대응의 공통적인 근거가 바로 ‘Libra Token이 국가 통화주권을 약화시킬 것’ 이란 예상이다.

지난 3장에서는 그 일환으로, ‘Libra Token’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추가되었을 때 기존 통화정책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음을 살폈다. 이번 장에서는 이에 더해 9. 22일 발표된 Libra Reserve 비율이 각 국가 통화주권에 개별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논의의 순서는 이하와 같다.

첫째, 환율 결정이론에 근거하여 Libra Reserve 바스켓 비율이 각 국의 환율 결정력에 영향을 미침을 보인다.

둘째, 위 논의에 근거해 ①Libra Reserve 통화바스켓에 포함되었는지 여부, ②포함되었다면 그 비율이 현재 IMF SDR 바스켓에 비해 증가/감소 했는지 여부에 따라 국제경제 상 특정 화폐의 지위가 변화할 수 있음을 시나리오를 통해 제시한다.

환율 결정이론과 Libra Reserve 바스켓 비율

[그림 2] 환율결정이론 개요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서의 균형 환율은 외환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할 때 결정된다. 환율 결정이론 중에서도 외환의 개념을 단지 외화 현금에 그치지 않고 ‘그와 유사한 유동성을 보장하는 단기 예금 및 단기 채권’ 까지 넓혀 생각하는 자산시장 접근법을 이용하자.

[그림 3] Libra Reserve 구성비율

Libra Reserve 비율이 발표된 바와 같이 운영된다면

리브라를 소유하고자 하는 경제주체가 그와 동일한 가치에 상응하는 법정화폐를 Libra Reserve에 이체하였을 때, Libra Reserve에서는 정해진 통화바스켓 비율에 따라 ‘5개의 화폐의 단기 예금, 단기 채권’으로 해당화폐를 재분배한다.

이는 곧 이체된 통화가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외환시장에서, “이체된 화폐의 100% 공급과 그 가치의 50%에 상응하는 달러, 18%의 유로, 14%의 엔화, 11%의 파운드, 그리고 7%의 싱가폴달러 수요”를 창출하게 됨을 의미한다.

결국 Libra 수요가 증가한다는 말은, 화폐 가치가 변동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각국 중앙은행의 환율 결정력이 저하됨을 의미한다. 특히 자국/경제공동체의 화폐가치에 대한 믿음이 낮은 나라의 경우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다. 경제주체들이 결제 대체재로서 쉽게 접근가능한 리브라를 보유코자 한다면 기존 법정 화폐에 대한 공급이 늘고 리브라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이 경향성이 심화 될 경우 기존 국가 화폐 공급의 증가, 리브라 수요의 급증으로 해당 국가/경제공동체의 환율 급등이 우려된다.

[그림 4] SDR과 Libra Reserve 통화바스켓 구성비 비교

추상적 화폐에 불과하여 사용성이 없는 IMF SDR과는 달리 Libra Token은 Facebook 및 Libra Alliance Network가 구축된 국가에서 (법적으로 금지되지 않는 한) 실제 수요되며, 시간이 흘러 Libra Token에 대한 신뢰가 높아짐을 전제로 한다면 법정 통화를 일부 또는 어떤 국가의 경우 상당 부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Libra는 단일 국가의 법정통화에 비해 환율 변동성이 낮은 안전자산임과 동시에 높은 유동성을 자랑하는 훌륭한 대체화폐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Libra가 결제수단으로 확장되는 경우를 상상해보자.
국내 소비자가 리브라를 보유할 때 이는 자동으로 당해보유분 중 50%의 달러수요와 함께 나머지 4개통화에 대해서도 일정비율 외환을 구비하게 되는 포트폴리오 배분효과를 누리게 된다. 그동안 달러 예금등을 보유하기 위해 낮은 유동성, 세금 비용, 환전 수수료 등 각종 비용을 감수해야만 했다면 이제는 그러한 비용 없이 현금과 동일한 유동성을 보장해 주는 원화 보다 안전한 통화이자 자산이 출현한 것이다. 소비자는 Libra Token을 지불 동기 뿐 아니라 환위험 헷지 수단으로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자동으로 달러, 엔, 유로, 싱가폴달러, 파운드화의 수요를 창출하고 해당 통화의 가치를 변동시킨다.

Libra Reserve 비율에 따른 법정 화폐 별 구분

위와 같은 기본적인 원리에 의해 각 국가는 환율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現경제상황과 연관 지어 국가 별 시나리오로 구체적인 양상을 상상해 보기 위해 이하와 같이 구분했다.

[그림 5] 국가별 분류

전 세계 국가를 위와 같이 분류해보았다.
①첫째, 법정화폐가 금번 Libra Reserve에 포함된 국가인지 여부로 구분한다. ②만약 포함되었다면 SDR 바스켓 비율*에 비해, Libra Reserve에서 해당 통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변화한 양상을 살핀다.
③법정화폐가 Libra Reserve에 포함되지 않았다면 해당 법정화폐에 대한 신뢰도와 Libra 금지가능여부에 따라 국가를 세분화했다.

  • * SDR 바스켓 비율을 기반으로 각종 인덱스 펀드등이 구성되는 상황임을 미루어보아 , SDR 바스켓 비율은 기존 국제경제 내 화폐의 지위를 표상하는 역할을 함을 추정할 수 있다.

다음장에서는 Libra가 현재 목표하는 바와 같이 금융소외계층과 그리고 Facebook을 포함한 Libra Alliance Network가 구축된 국가의 시민들이 Libra를 지불 수단으로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하게 되는 경우 위 구분 별 국가의 예상 시나리오를 적어보고자 한다.

[발칙하고 무엄한 리브라] 읽기
1. ’19. 9. 22일 발표한 Libra Reserve 비율, 그 하극상
2. Libra Reserve의 야망 파헤치기(1)- IMF 특별인출권(SDR)과의 Libra Reserve의 차이
3.Libra Reserve의 야망 파헤치기(2)-Libra는 통화정책 전달경로의 방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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