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은 나빠요
최근 국내 최대 규모 음란 사이트인 ‘소라넷’의 서버가 압수되었다. 소라넷은 근 십여년간 정부가 Warning.or.kr이 띄울 때마다 도메인을 바꿔가며 운영하고 바뀐 주소를 트위터로 올리는 방식으로 성업했다.(관련 뉴스: http://m.yna.co.kr/kr/contents/?cid=AKR20160407083951004)
소라넷은 도박 및 각종 상품 판매 등으로 수익을 얻어 운영되었으며, 그 수익은 100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또한 몰카 유포 등의 범죄의 온상이라고 하는데, 흥미로운 것은 이 위험한 사이트에 100만명이나 가입했다는 것이다.
과연 대한민국 국민 중에 1/50, 수능 수험생의 1.4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범죄에 관심이 많았던 것일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우선 소라넷은 성인물을 볼 수 있는 제일 접근성이 좋은 사이트다. 중국의 황금방패에 필적하는 한국의 ‘Warning’은 지금까지 수많은 페이지들을 차단했다. 주요 메이저 포르노 사이트는 차단된 지 오래고, 최근에는 ‘모에칸 자료실’같은 개인적인 성인만화 번역가들도 모조리 잡아서 아청법으로 재판에 넘겼다. 사실상 현재 성인물을 알음알음 찾는 방법 외에는 씨가 말랐다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구글은 플랫폼 사업자다. 사람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해서 제공하면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마련이다. 정부의 이러한 기조를 이용하여 역으로 성공한 모델이 있는데, 레진코믹스(lezhin.com)은 성인만화를 이용해 유료 웹툰 서비스 사업에 성공한 바 있다. 레진코믹스에 올라오는 매체들의 질을 논하자면 할 말이 많지만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성인물을 즐길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하며, 목말라 한다는 방증이다.
소라넷은 포털 형식으로 운영되었으며, 소설, 영상, 사진, 카페 등의 카테고리로 이뤄져 웬만한 자료 검색은 사이트 안에서 모두 가능하다. 이렇게 편리할 수가 있을까? 거기다가 대부분의 자료는 VPN을 통해서 해외 망으로 우회해야 볼 수 있는데, 소라넷은 도메인을 바꿔가며 별다른 작업 없이 바로 접속할 수 있게 했으니 분명 스마트폰 사용자의 인기를 얻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소라넷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우선 이용자들이 직접 올리는 소설의 경우에도 범죄성이 강한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앞서 서술한 몰래카메라 영상들도 올라온다. 또한 최근 페미니즘 쪽에서는 소라넷 이용자들의 언행 등을 문제삼는 쪽인데, 사이트가 사이트이니만큼 한국의 어두운 부분이 특히 부각된다. 여성에 대한 그릇된 관점은 소라넷 커뮤니티에서 전체적으로 느껴지는데, 소라넷의 운영자는 이러한 발언을 방조하고 옹호했던 측면이 있다.
필자는 이런 문제가 소라넷을 폐쇄한다고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보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더욱 음성화되고 사건의 심각성은 커질 것이라고 본다. 일간베스트를 없앤다고 벌레들이 없어지진 않듯이 말이다. 그들은 언제나 사람들 사이에 있었으며,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인 것일 뿐이다.
물론 소라넷은 그릇된 성의식으로 점철된 사이트다. 하지만 소라넷이 탄생하게 된 데에는 정부의 폭력적인 성인물 탄압이 한몫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소라넷을 키우지 않는 방법은 차단이 아니라, 성인물과 도박 사이트에 대한 규제 완화를 통한 양성화만이 건강한 웹 문화를 가꾸고 자유를 지향하는 헌법적 가치를 지켜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