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교육자로서 내가 추구하는 신념

“교육자로서의 나의 신념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바꾸는 것이 나의 진정한 신념이다.”

페이스북에 쓴 글에 한 친구가 “교수님의 신념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을 던졌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신념을 페이스북을 통해 가볍게 답하고 넘어가려고 하다가 한 번쯤 정리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로 쓴다. 머릿속으로는 막연하게 이것이 나의 신념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글로 정리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고,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의지도 더 커지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오는 아침 출근하면서 생각해 봤다. 나의 신념은 무엇인가?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래서 좁은 범위에서 넖은 범위로 점차 확대해 가면서 내가 추구하는 신념이 무엇인지 정리하다보면 관통하는 무엇인가 나오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육자로서 내가 추구하는 신념은 무엇일까? 나는 학생들에게 많은 지식을 전달하기 보다 학생들이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무엇인가 만드는 것의 재미를 느끼기를 바란다. 너무나 많은 지식에 압사 당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싶게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교육이 사람(학생)보다 전달하는 지식을 우선시 했다면 나는 그 속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 중심에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이 신념 하나만 지키면서 교육자로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내가 꿈꾸는 세상에 한발짝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

한발 더 나아가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내가 추구하는 신념은 무엇일까? 아직까지 대한민국은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말로는 인식한다고 하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프로그래머는 그 가치를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프로그래머는 누군가 시키는 일만 수동적으로 하고 있다.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보다 서비스의 성공과 자본의 논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 나는 프로그래머가 자신이 기여한 만큼 인정을 받고 대우를 받으면서 자기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프로그래머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엔지니어 전체로 확대할 수 있겠다. 나는 돈보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등등)이 중심이 되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개발 문화를 만드는 것이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다소 이상적인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나는 어린 시절 참 불만이 많았다. 부모님은 그 어느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셨다. 그런데 항상 우리 집은 가난했다. 어린 눈으로 보기에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일했지만 소득은 적었다. 몇 십년이 지났다. 지금도 어머니는 나보다 훨씬 더 가치있고, 많은 일을 하시지만 수입은 나의 몇 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그 차이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는 세상을 꿈꾼다. 노동의 가치를 자본의 논리로만 바라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에 중심을 둔 관점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살고 있으며, 그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지금까지의 생각들을 종합해 봤을 때 내가 꿈꾸는 세상은 “돈, 명예, 지식과 같이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들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인 듯하다. 내가 이 같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죽는 날까지 나의 신념으로 생각하고 살아볼 생각이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지만 작은 변화라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 하나만으로 나의 삶은 의미있는 삶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의 세상이 돈, 명예, 지식 등을 추구하는 세상이었다면 앞으로의 세상은 사람과 자연을 배려하고, 사람과 자연이 중심에 있는 세상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사람과 자연을 중심에 두는 신념을 가지는 사는 사람들이 앞으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재라고 본다. 나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이런 인재를 키우고 싶다. 지금까지 받아온 경쟁 위주의 교육이 아니라 상호 소통하고, 협업하면서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그런 인재를 키우고 싶다. 소프트웨어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에 변화를 만들어 미래를 변화시키는 그런 인재를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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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스쿼드 웹백엔드 마스터, 박재성

http://codesqua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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