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3 컨슈머 앱, 왜 중요하고 왜 안될까?

Cryptotraveler
6 min readJan 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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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3 Mass Adoption을 울부짖다

2023년 웹3 업계를 관통했던 키워드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단언컨대 이를 ‘웹3 대중화(Web3 Mass Adoption)’ 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작년 한 해동안 굵직한 규모의 해커톤만 거의 한 달에 한 번 이상 열렸으며 대부분의 주제가 웹3 대중화이거나 이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도표 1 2023년 국내 웹3 해커톤 일정 (출처: Cryptotoraveler)

아는 것만 적어도 이 정도인데, 이 이외에도 다양한 체인들을 기반으로 해커톤이 열렸던 것들을 다 따지면 정말 많은 자금들이 해커톤을 위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 해커톤의 목적은 무엇일까? 사실 이는 매우 간단하다. ‘상금 줄테니까, 우리 체인 사용해서 서비스 만들어줘! 그리고 그게 우리 체인 활성화에 도움이 되면 좋겠어!’ 해커톤에 태워지는 수 많은 자금들은 모두 이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는 너무 당연하게도 웹3 대중화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대중화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우선 블록체인은 서비스가 아니다. 인프라이다. 인프라는 그 자체로 갑자기 우리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바꿔 놓지는 못 한다. 즉, 인프라만 발전하는 것은 반쪽짜리 대중화에 불과하며 앱의 발전이 함께 될때 대중화가 라고 비로소 말할 수 있다.

인프라의 발전과 앱의 발전은 동반 되어야 한다

그림 1. 인프라의 발전을 견인하는 앱(출처: USV)

위의 도식은 Union Square Ventures라는 VC에서 2018년에 발간한 ‘The Myth of The Infrastructure Phase’에서 처음 사용된 앱-인프라 발전 주기에 대한 도식이다. 해당 아티클은 다양한 예시를 통해서 획기적인 앱이 인프라에 영감을 주면서 발전해 왔음을 주장한다. 예컨데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에는 전구는 전력망이 존재하기 전에 발명되었고, 비행기는 공항이 생기기 전에 발명되었다. 인터넷이 등장한 후에는 메시징 앱(1970)과 이메일(1972)이 먼저 등장하고 이더넷(Ethernet, 1973)과 TCP/IP(1974)에 등장하였고 이후에도 이러한 패턴이 계속해서 지속해 왔다.

그림2. 웹3 적용한 앱-인프라 발전 루프(출처: USV)

이를 웹3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2008년 BTC라는 가상자산이 등장하면서 이를 기반으로한 비트코인(Bitcoin) 네트워크가 구축 되었으며, 2012년에는 이를 거래할 수 있는 Coinbase 거래소가 등장하였다. 2017년 크립토키티(CryptoKitties)의 등장은 NFT의 영감이 되어 지금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NFT 표준인 ERC721을 탄생시켰다. 그럼 이후에는 무엇이 될까? 필자는 다음 웹3 인프라의 성장을 이끌 앱이 컨슈머앱(Cosumer App)에서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영역에서는 아직 완전한 승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유니스왑(Uniswap)과 컴파운드(Compound)는 Defi 영역의 큰 발전 동력이 되었지만 토큰을 거래하기 위한 인프라 영역에 가까우며, 일반 사용자에게는 매우 접근성이 낮다. 가장 최근에 SocialFi 영역에 관심을 주도했던 프렌드텍(friend.tech)는 인플루언서의 브랜드 가치를 자산화하여 거래할 수 있게하여 크게 이슈가 되었지만 그러나 이는 패러다임의 투자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다.

웹3 컨슈머 앱을 만들때 고려해야할 점

그렇다면 컨슈머 앱은 블록체인의 어떤 특징에 집중하여야 새로운 후생을 창출할 수 있을까? 블록체인은 불편하다. 그래서 웹2에서 만드는 것과 완전히 동일한 경험을 줄 수 있다면 사용자는 구지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때문에 일반 유저에게 닿기 위해서는 기술을 새로운 소비자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녹여내야 하는데, 이때 블록체인의 기술적 핵심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블록체인 기술이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적용 분야는 크게 1) 디지털 자산화 2) 국제 결제 시스템 3) 디지털 신원인증으로 많이들 의견이 좁혀지는 데 필자도 이에 크게 공감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단순히 적용하는 것만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하지는 않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디지털 데이터의 자산화, 그러나 모든 데이터가 자산으로써 가치를 갖진 않는다

우선, 디지털 데이터를 자산화 할 수 있다는 점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의 큰 무기이다. 사용자는 탈중앙화 된 네트워클 통해서 구축된 신뢰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상에서 기록 된 데이터를 자산화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잘담은 케이스가 앞서 언급한 프렌드텍이다. 그러나 모든 디지털 데이터는 토큰화를 할 수 있지만 모든 데이터가 자산화 가능한 것은 아니다. 토큰은 금융적 가치로 환산이 가능할 때 비로소 자산으로써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소비자가 구매할 만한 가치’를 갖는 데이터를 자산화하여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에 잘 녹이기 위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국경 없는 결제망, 그러나 모든 서비스가 이를 핵심 기능으로 효용을 줄 순 없다

두번째로 우리는 블록체인에는 국경이 없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과거 그리고 현재까지도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국제 결제망인 SWIFT는 전세계 200여개국 1만 1000개가 넘는 금융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SWIFT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높은 비용이 필요하며, 국가 간 송금을 하기 위해서는 송금 수수료, 수취 수수료, 중개 수수료 등 다양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에 비해 블록체인 기반의 네트워크들은 이러한 중개기관을 거치지 않아 그 비용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컨슈머 앱을 초반에 설계할 때 낮은 결제 수수료가 ‘업비트 회원가입 → 계좌 연결 → 현금 입금 → 토큰 구매 → 지갑 생성 → 지갑으로 토큰 전송 → 결제’ 까지의 어려움을 딛고 꼭 결제할 정도로 결제 기능이 서비스의 핵심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은 한정적이다.

디지털 신원 인증의 기틀,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먼 메타버스

마지막으로 디지털 신원인증 분야가 있다.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분산 원장으로써 모든 데이터를 기록하고 영구히 저장한다. 이러한 특징을 기반으로 디지털 신원 인증은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이을 하나의 키로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지금까지는 허상뿐이 메타버스에 불과했다. 그저 빈 껍데기 뿐인 메타버스는 만들어 놓기만 한다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주지는 못한다. 결국 창업자들은 왜 자신의 서비스가 메타버스에서 만드는 것이 더 큰 가치를 갖는지 왜 더 타당한지 증명해야 한다.

글을 마치며

오늘은 웹3 대중화와 컨슈머 앱의 발전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았다. 사실 상대적으로 컨슈머 앱은 웹3 분야에서 등한시 되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웹3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매우 높은 러닝 코스트가 필요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아무리 웹3라는 이름을 붙여서 팔더라도 결국 소비자는 서비스가 삶에 효용을 주지 못한다면 외면해 버릴뿐 이를 위해 무언갈 더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이제는 공급자의 마인드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후생을 줄 수 있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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