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6미리보기 02-①: 타이거JK(Tiger JK)가 영비(Young B)에게 내린 참교육

지난 주, 영비의 2차 예선은 역시 화제가 되었다.

이 글을 작성하기 시작한 시간이 13일 밤 12시쯤인데,
네이버TV 쇼미더머니6 채널(http://tv.naver.com/cjenm.smtm6)에서 “유력한 우승후보” 넉살의 2차 예선 동영상 조회수는 31만 건이 채 되지 않는 데에 반해 영비의 동영상 조회수는 55만을 넘었다.

2017 ⓒ Mnet 쇼미더머니6

물론 영비에 대한 논란이 한 몫 했겠지만, 논란과 실력을 포함해 영비가 받고 있는 주목이 이미 넉살의 두 배에 육박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물론 네이버TV만을 기준으로 한 것임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그런 영비에게 힙합의 대중화의 시작을 이끈 인물인 타이거JK의 참교육은 들어 봄직하다. (영상 말미, 영비의 랩이 끝난 이후를 참고 바란다.)


그 전에 영비 가사의 일부를 먼저 보자면,

난 필요해 돈 예쁜 누나들은 덤
풀어줘 셔츠 난 귀여운 적 없지 매일 tuff
어린 래퍼들은 눈웃음 지어
숨기지 마 처음이라고 말해
없지 위아래 like twerk
Upgrade my tongue 그리고 뛰러 가 번지
From D I C K I D s 나머지 래퍼들 내 밑에 받히네
아냐 넌 fast food 데우네 거지 같은 가사 돈 내고 대필해
배려 같은 건 없지 넌 몇 년 걸었고 나보다 없지 hater가
내가 왜 다른지를 뱉지 난 돌아섰고 넌 내 뒷모습에 데이길

주제가 상당히 분명하다.

“난 어리지만 위아래가 없는 사람이고, 실력을 따지면 다 내 발 아래에 놓여 있다.
그런 나에게 돈과 여자가 따라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난 그런 삶을 받아들였다.”


어찌 보면 힙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짱_너ㅄ #돈내꺼_여자내꺼 식의 주제인데, 타이거JK는 이 Verse를 마친 영비에게 참교육을 시전한다. 왜 그랬을까?

(1) 영비의 실력이 매우 좋아 그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

지코(Zico)는 방송에서 영비가 유행시킨 십자가 귀걸이와 염색한 머리, 그리고 독특한 딕션을 통해 영비가 또래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을 증거했다.

실제로 방송을 보면 1차 예선 경연장에는 그런 특징들을 한 참가자들이 많아 보이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조금만 훑어봐도 영비의 파급력이나 팬덤은 생각보다 강하고 두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그런데 영비는 과거에 ‘일진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고등래퍼 방송분에서 일진 논란에 대한 내용을 인정하고 잘못을 시인했으며 피해자에게 사과까지 했지만, 피해자는 영비가 제안한 만남을 거절했다고 전해지는 걸로 보아 영비의 사과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고로 영비의 논란은 해소되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쇼미6 출전이 시기상조라는 의견 역시 다분하다.
동영상 조회수가 55만에 육박하긴 하지만, 댓글을 보면 거의 다 일진 논란에 대한 비판/비난인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뒷받친다.

2017 ⓒ Mnet 쇼미더머니6

(3) 그럼에도 영비는 당당하고 태연하게 Tough한 가사를 뱉었다.

아까 언급했지만 그 가사는 영비가 자신의 실력을 내세우며 거만하고 거친 내용이었으며, 영비는 2차 예선에서 이를 소름 돋을 정도로 잘 해냈다.

이러한 상황이 타이거JK에게는 ‘한 영향력 있는 래퍼가 자기의 잘못에 대해 말끔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Tough한 가사를 뱉는 것’으로 보였을 것이고,
힙합(Hip-hop)이란 문화의 정수가 “One Love”임을 감안할 때에 ‘그럼 이건 힙합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되어 실력과 무관하게 FAIL을 누른 것이 아닐까라는 추정을 해본다. #그럼_디기리는?


한국 힙합은 타이거JK가 속한 드렁큰 타이거(Drunken Tiger)의 부흥을 계기로 성공이란 발판에 겨우 발을 걸치기 시작했지만,
지난 번에 다뤘던 일리네어와 쇼미더머니 같은 또 다른 계기들을 빌미로 쾌속 성장의 돛을 달게 되었다.

2017 ⓒ Mnet 쇼미더머니6

나는 이게 한국 정치나 경제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만큼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급격히 성장한 나라도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라가 전체적으로 성장에 있어 맹목적이었다.
결국 무분별한 수단을 활용하면서 권력과 부를 쟁취하려는 짓들을 사회가 막아내지 못하게 되면서 독재나 재벌의 폐해를 낳지 않았는가.

원래 힙합이란 문화는 흑인들의 문화로부터 비롯되어 꽤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해온 음악 장르의 뿌리 중 하나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흑인들이 겪은 삶과 문화, 투쟁정신과 평화의 메시지가 그만큼 장르 안에 깊고 진하게 축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고.

그에 비해 한국 힙합은 너무 급속도로 미국의 힙합을 받아들였고, 겉모습이나 스킬을 따라잡는 데에 치중하면서 그 본질을 잊었거나 아예 알지 못하는 부류들도 많이 생겼다.

미국에서 힙합 문화를 배워 한국으로 건너온 타이거JK의 경우에는 힙합이 한국에서 성공하기 전부터 한국 힙합의 이러한 과정을 지켜봐오면서 이런 부작용들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2017 ⓒ Mnet 쇼미더머니6 / Team Tiger JK & Bizzy

앞선 글에서 설명한 영비가 주목받는 이유는 곧 영비가 이런 힙합의 부작용들 한가운데에 서있는 인물일 수도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힙합은 비즈니스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음악이고 사람들의 귀에 가사를 전달하는 것이 다른 음악들에 비해 더욱 강조되는 장르다.
가사를 MC가 직접 써야 존경(Respect)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힙합을 듣는 사람들 역시 그 가사를 통해서 감명 받거나 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이거JK는 영향력이 더 큰 래퍼, 특히 자기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에 대해 모르는 어린 래퍼에게 따끔하면서도 따뜻한 조언이 필요했다고 판단한 게 아닐까?

쇼미더머니라는 쇼-비즈를 보면서 매번 새롭게 등장하는 래퍼들의 랩이라는 진주를 발견하는 것도 재미겠지만, 이번 화에서만큼은 타이거JK의 영비를 향한 참교육이야말로 지금의 한국 힙합에 필요한 진주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물론_아직_작은_진주 (17. 7. 14.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