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頌屁」
2016/01/23
一士死見冥王, 王忽撒一屁, 士卽拱揖進辭曰, 伏惟大王高聳尊臀, 洪宣寳屁, 依稀絲竹之音, 彷彿麝蘭之氣. 王大喜, 命牛頭卒引去別殿, 賜以御宴. 至中途, 士顧牛頭卒謂曰, 看汝兩角彎彎, 好似天邊之月, 雙眉炯炯, 渾如海外之星. 卒亦喜甚, 扯士衣曰, 大王御宴尚早, 先在家下喫個酒頭了去.
[번역] 한 선비가 죽어서 명왕을 알현할 때 왕이 갑자기 방귀를 뀌었다. 선비는 두 손을 올려 예의를 갖추고 말하기를 “업드려 생각컨대 대왕님의 높이 솟은 존귀한 엉덩이로 보배로운 방귀를 널리 선포하셨으니 소리의 아름다움은 마치 음악과도 같고 향기로움은 사향과 난향을 방불케 합니다”라고 아뢰었다. 왕은 크게 기뻐하여 소머리 졸개에게 별궁으로 데리고 가서 잔치를 베풀라고 명했다. 도중에 선비는 소머리 졸개를 바라보며 이르기를 “당신의 두 뿔이 굽은 것이 하늘 끝의 달과 흡사하고 두 눈썹이 형형한 것이 바다 먼 별처럼 동그랗군요”라고 하였다. 졸개는 또 심히 기뻐 선비의 옷을 잡아끌면서 왈, “대왕의 잔치는 아직 이르니 일단 우리집에 가서 술이나 한잔 합시다” 하였다.
- 周作人編 『苦茶庵笑話選』(1933)에 실린 세 번째 笑話다.
- 동아시아의 선비 상에는 두 가지 극단적인 이미지가 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하는 지사형이 하나이고 처세라는 이름으로 曲學阿世와 아첨, 굴종 등으로 일관하며 강자에는 한없이 약하지만 약자에게는 한없기 위압적인 비루한 선비형이 다른 하나이다.
- 무사의 전통이 부재한 문인 중심 사회의 불가피한 자화상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19세기에 형성된 동아시아의 병자(東亞病夫) 이미지와도 절대 무관하지 않기에 이런 류의 笑話는 나로 하여금 단지 웃어넘기기에는 마음 한구석에 응어리가 남도록 만든다. 그만큼 여운이 나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