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게, 이름이.

「なまえ」と「なまえへ」

미묘님의 트위터 글을 통해 올해 멜론 뮤직 어워드(MMA)에서 아이유의 무대 영상을 보게 되었다. 아이유의 「이름에게」. 아이유는 이 무대에서 데뷔 1개월차 가수, 코러스 전문 가수, 버스킹 가수 등과 함께 이 노래를 불렀다. 이 무대 영상을 소개하면서 미묘님은 “저에게 이 곡은 가수가 되어 아이돌 아이유와 자연인 이지은 사이에 발생한 간극과 그 사이의 화해에 관한 노래”라고 하면서 ‘Personal Song of the year 2017’이라고 하셨는데, 그 이야길 듣고서 무대 영상을 보고 노래의 가사를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나는 아이유의 앨범 전체를 들어본 적이 없었고, 이번 앨범도 그랬는데 그래도 워낙 한국에서 인기있는 가수이니 「이름에게」를 길거리에서든 TV에서든 들을 기회는 적지 않았다. 노래 제목은 잘 몰라도 들으면 아는 노래.

「이름에게」. 이 노래의 영어 제목은 Dear Name이다. 일본어로는 어떻게 번역할 수 있을까? 「なまえに」?또는 「なまえへ」정도가 될까? 물론 조금 어색한 표현이지만, 한국어 ‘이름에게’ 또한 일반적으로 쓰이는 형태의 말은 아니다. 아이유는 이 노래의 가사를 유명 작사가 김이나씨와 함께 작사했는데, 노래 가사에 대한 해석이나 모티브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상세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번 MMA 무대 이후에 나온 뉴스 기사에 따르면 소속사 측은 “‘이름에게’는 아이유 정규4집 ‘팔레트’ 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로 아이유가 직접 가사와 제목을 붙였다. 제작 당시 세상의 모든 ‘이름’들이 이 노래의 주인공이 되었으면 하는 의미를 담아 완성된 곡”이고 “연말 시상식이라는 영광스런 무대지만 ‘이름에게’ 무대만큼은 본인이 아닌 다른 ‘이름’들에게 더욱 초점이 맞춰졌으면 좋겠다는 아이유의 기획 의도가 있었다”고 한다. 팬들에게 이 노래는 아이유가 자기자신에게 쓴 것 같은 가사라고도 하고(미묘님의 이야기와 상통하듯이), 세월호 사고를 떠올리게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내가 느끼기에도 과거의(혹은 또다른)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쓴 것 같은 가사라는 말이 꽤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소속사의 코멘트처럼 ‘세상 모든 이름’에 대한 의미를 담으려 했다고 해도.

어김없이 내 앞에 선 그 아이는
고개 숙여도 기어이 울지 않아
안쓰러워 손을 뻗으면 달아나
텅 빈 허공을 나 혼자 껴안아

그러면 이 노래를 이름, 특히 자기 이름이 상징하는 아이덴티티에 대한 노래라고 보면 어떨까. 미묘님이 말한 것처럼 아이유는 가명,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어서 가수(아이돌) 아이유와 본명 이지은이 분리되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미묘님이 덧붙인 말처럼, 아이돌로서의 자신과 사생활에서의 자신이 괴리되는 감각이 있을 수 있고.. 극복하거나 그것과 화해하려는 시도가 점차적으로 늘려가는 송라이팅과 프로듀싱 속에 이루어져서 이런 노래도 나오게 되었다고. 이쯤에서 (예상가능하겠지만) 카타히라 리나의 올해 가장 중요한 노래 「なまえ」를 떠올렸다. 자신의 이름을 두고 쓴 노래.

리나는 「なまえ」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브랜드 옷이나 물건들, 자기 자신이 아닌 것들을 다 걷어내도,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것,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자신의 이름이라는 생각에 이르러 이 노래를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약간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 같은…) 아이유와는 달리 리나는 지금껏 계속 본명으로 활동해 왔다. 그렇지만 이름과 그 이름 위에 덧씌워진 퍼블릭 피겨, 셀러브리티로서의 아이덴티티 사이의 간극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마주한 이름 片平里菜。 고향에서 5월이면 피어나는 유채꽃을 뜻하는 이름. 어머니가 지어준 이름이며, 그리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성. 자연스럽게 노래는 가족과 유년시절의 이야기로 향한다.

古里に咲く菜の花 5月になると黄色い花
負けず嫌いなくせに泣き虫で 走り回ってよく転んだ
補助輪はまだ外せなくて 追いかけても 追いつかない
お下がりは少しはずかしい クラスでひとり白いリコーダー

아이유가 「이름에게」에서 마주하는 것은 “고개를 숙여도 기어이 울지 않는” 안쓰러운 아이다. 「なまえ」의 구체적인 이미지 보다, 추상적이고 모호한 이미지의 이 노래 가사에서, 어두운 긴 밤 속에서도 반드시 찾아서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 가겠다는 아이유가 ‘이 아이’에 대해 노래의 마지막에 꺼내는 이야기는, 이름이다. “수없이 잃었던 춥고 모진 날 사이로 조용히 잊혀진 네 이름을 알아”. 그 이름이 ‘아이유’라는 이름 뒤에 숨은 ‘이지은’이라는 이름이라고 생각해도 그렇게 이상한 것 같지는 않다.

수없이 잃었던 춥고 모진 날 사이로
조용히 잊혀진 네 이름을 알아
멈추지 않을게 몇 번 이라도 외칠게
믿을 수 없도록 멀어도
가자 이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

사실 이 노래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는 즉각적으로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영화 「君の名は。」를 떠올렸고, 사실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어떻게든 네 이름을 잊지 않고 불러주겠다는 노래 가사이기도 하니까. 일본에서 엄청나게 히트한 영화로, 리나도 보았다는 그 영화는 어쩌면 리나에게도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적어도 이름에 대한 생각을 한번 더 떠올리게 해주었을 수도 있으니까. 공교롭게도 이 두 노래는 릴리즈 시기도 비슷하다. 리나가 싱글 「なまえ」를 발표한 것은 2017년 3월. 아이유가 이 노래를 담은 앨범 「Palette」를 발표한 것은 2017년 4월. 나이도 서로 비슷하고. 하지만 나는 이 두 사람을 일일히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 추구하는 방향도, 지금 서있는 위치도 다르지만 그려가는 궤적에서 비슷한 지점을 지나치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 노래가 지난 두 지점을 이어보는 것은, 곡과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부른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다. 별과 별 사이를 이어 별자리를 만드는 것은 지상의 사람인 것처럼. 그게 어제 리나가 트위터에서 말했던 자신으로부터 출발한 노래가 틀을 벗어나서 자유자재로 뻗어나가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