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골 모임의 아이들, 첫 번째 이야기

1과 나는 사교육이 맺어준 인연이다. 우린 함께 학교를 다닌적이 없다. 우린 학원에서 처음 만났고, 이후에도 여러 과외와 학원들을 함께 다녔다.

학교가 끝나도 보통 완전히 홀가분한 기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방과 후에 학원을 가야하는 날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원이나 과외가 끝난다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완전한 자유가 찾아오는 것이다. 나와 1은 그 자유를 함께 누리고 다녔다. 그래서 오히려 함께 학교를 다닌 친구들보다도 더 단짝처럼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와 1은 학원이 끝나고 찾아오는 자유를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필통은 까먹어도 농구공은 챙겨서 학원에 갔다. 한창은 1이 어딜가나 농구공을 들고 다녔는데, 어느 날은 횡단 보도 앞에서 드리블 연습을 하다가 놓친 공이 도로로 흘러 지나가던 버스 밑에서 굉음을 내며 터졌던 일도 있었다. 학원 끝나고 먹던 떡볶이, 농구, 오락실 삼국지, PC방, 숨바꼭질; 그 즐거운 기억들은 아직도 생생하다.

1은 정말이지 운동을 좋아한다. 하루 종일 농구를 하다보면 다들 체력이 바닥나기 마련인데, 골을 넣는 쾌락을 마지막까지 탐닉하는건 보통 1과 나였다. 운동하러 가자고 먼저 제안하던건 보통 1이였다. 1의 전화를 받고 눈 쌓인 겨울에도 농구공을 튀기며 공원에 나갔던 기억이 난다. 과외가 끝나고 칠흑 같이 어두운 학교 운동장의 언 땅에 공을 튀기며 1 대 1 게임을 했던 기억도 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1은 나에게 지속적으로 흥미로운 컨텐츠들을 소개해주는 친구였다. 그리고 그 역할을 그 어떤 친구보다 더 영향력 있게 행사했다. 셜록 홈즈 책을 들고 학원에 나타나서는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놓으면, 며칠 후 나도 셜록 홈즈를 읽고 있는, 뭐 그런 전개다. 그렇게 나는 생전 접하지 않았던 판타지 소설도 읽어 보고(비뢰도와 묵향; 시리즈를 완독하진 못했다), 부모님의 금지로 꿈도 못꿨던 정액제 온라인 게임인 라그나로크도 해보고, 처음으로 친구와 심야 영화를 보러가기도 했다.

유년시절의 1은 재미있는 것들을 분주히 찾아내는 모험심 많은 아이였다고 나는 기억한다. 새롭게 빠진 무언가를 신이 나서 소개하는 모습들. 나의 유년 시절 가슴 충만한 즐거운 기억들의 많은 부분들은 1과 함께 했다.

그 시절 1의 모습들을 지금 1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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